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은 '대어' 스페인을 잡고도 자만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6년 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에서의 쓰린 기억을 떠올린 탓이다.
로번은 "유로 2008에서 우리는 이탈리아를 3-0으로, 프랑스를 4-1로 꺾었지만 러시아에 졌다"며 "우리는 당시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고 독일 dpa통신이 네덜란드 언론을 인용해 16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14일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에 5-1 대승을 거뒀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네덜란드는 당시 우승팀이던 스페인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기며 짜릿한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로번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로번은 "스페인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만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며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로번이 들뜨려 하는 마음을 억누르는 것은 유로 2008년 경험 때문이다.
당시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와 준우승팀인 프랑스를 가볍게 물리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8강에서 '복병' 러시아에 1-3으로 발목 잡혀 짐을 쌌다.
로번은 "5-1 승리가 역사적인 승리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팀원들에게도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네덜란드는 19일 호주를 상대로 16강 진출 가능성을 계속해서 타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