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든지 자신 있습니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포워드 문태영(36·194㎝)이 말했다.
그는 10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9개를 건져내며 팀의 66-61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는 역시 7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동부의 상승세를 꺾고 8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동부는 문태영에 특별한 경계심을 내보였다. 이번 시즌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김창모(23·190㎝)를 선발로 내보내 문태영을 전담 수비하도록 한 것이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연습 경기 때 문태영을 잘 막았다"고 김창모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동부는 이후로도 경기 내내 문태영 수비에 주력하며 모비스의 주득점원을 괴롭혔다.
이번 시즌 평균 16.6점을 넣은 문태영은 전반에 6점에 그쳐 동부의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 드는 듯했다. 특히 3쿼터 첫 5분 사이에 모비스를 무득점에 묶어내며 동부가 한때 5점 차로 앞서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문태영은 이후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월요일 경기에도 체육관을 찾은 3천383명의 원주 홈팬들의 맥을 탁 풀리게 만들었다.
3쿼터 5분이 지날 무렵 중거리슛으로 모비스의 득점 갈증을 없앤 그는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9점을 몰아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48-47로 1점 앞선 4쿼터 1분30초 경에 동부 데이비드 사이먼으로부터 U-1 반칙을 끌어내 자유투와 공격권을 가져왔고 62-58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1분06초를 남기고 천금 같은 2점을 꽂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문태영은 경기 후 "연승을 이어가 기분이 좋다"며 "3쿼터 초반에 내가 실책을 하면서 팀 공격이 풀리지 않아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3쿼터 중반 이후 맹활약에 대해 설명했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항상 받는 그는 "이번 시즌 확실히 몸싸움에 대한 심판의 휘슬이 많이 줄었다"며 "그래서인지 경기를 끝내고 나면 지난 시즌보다 더 피곤하다"고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8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를 지키는 모비스는 13일 창원 LG, 15일에는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한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모비스가 당한 2패를 안겨준 팀들이다.
하지만 문태영은 "지금은 어느 팀과 만나도 자신감이 있다"며 "1라운드에서 LG는 개막전에서 붙었는데 우리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때였고 오리온스는 워낙 그 팀의 연승 기세가 매서웠을 때 만났다"고 1라운드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우리 팀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1라운드 때와는 다른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