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멘트>
최근 3D 프린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도깨비 방망이처럼 못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인데요.
지난해에는 3D 프린터로 만든 자동차가 선보였고, 총기류도 불과 수시간만에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달 탐사 기지로 3D 프린터를 실어보내 우주인이 거주할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한 인공장기 제작이 시도되면서 의료 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달라진 수술실 풍경을 손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3D 프린터’ 의학 혁명▼
<리포트>
올해 2살된 바이올렛은 두개골이 다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났습니다.
코의 연골이 없다 보니 눈과 눈 사이는 멀고 이마는 푹 꺼졌습니다.
수술이 어려운 희귀한 안면 기형 사례였지만, 3D 프린터 덕분에 바이올렛은 새 얼굴을 찾았습니다.
입체적 모양을 재현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두개골과 똑같은 복사본을 만들고, 실제 수술처럼 연습해 성공 확률을 높인 겁니다.
<녹취> 존 미에라(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어린이 병원 교수) : "(이전과 달리) 3D 프린터 이용해 수술과 유사하게 해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수술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암 환자를 수술하기 전에 3D 프린터로 만든 장기로 혈관과 종양 위치를 미리 확인한 뒤 암세포를 절제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카미 다케시(나고야 의대 교수) : "본래 안 보이는 부분을 보면서 차분히 수술할 수 있으니 안심이 됩니다"
개인의 신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제작으로 수술 성공률을 높이면서 인공관절 수술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세계적으로 4만 건 가량의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이루어지는 등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피부는 3~4년 뒤면 완성”▼
<기자 멘트>
그러면, 모형 장기가 아닌 실제 장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1997년 나온 이 영화에서는 신체 일부로 사람을 완벽하게 재생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지난해 개봉된 영화에서는 한발 더 나가서 DNA 유전자 정보만으로 죽은 사람을 다시 복제해내기도 합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인데요.
플라스틱 분말 대신에 배양한 세포를 넣고, 3D 프린터로 겹겹이 쌓아서 신체 장기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맞춤형으로 장기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세포 구성이 비교적 단순한 '피부와 연골, 혈관' 등은 배양,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노스케롤라이나 대학교의 존 잭슨 박사는 "앞으로 3~4년 안에 화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피부이식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 더 복잡한 심장이나 신장, 간 등은 일본과 미국의 대학과 민간연구소에서 아직 실험이 진행중인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세혈관을 만드는 문제와 전기자극으로 심장과 같은 장기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바이오프린팅 산업은 최근 급성장중인데, 3년뒤인 2018년에는 40조 원에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느 수준에 이르렀고, 발전을 위한 선결 조건은 무엇인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내 3D 프린터 수준은?▼
<리포트>
신장암이 생긴 환자의 콩팥을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합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콩팥을 그대로 재현합니다.
수술을 할 때 이 모형을 이용하면 암이 생긴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국(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 "환자의 의료영상을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모형을 만들어 의사가 수술실에서 좀 더 확신을 갖고 수술을 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3D 프린터 기술은 맞춤형 장기를 찍어내는 수준은 아닙니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위해 장기 모형을 제작하는 정도입니다.
개인 맞춤형 틀니와 의족, 맞춤형 무릎인공관절엔 3D 프린터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무릎 관절 모형을 만듭니다.
이 여성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의 관절 모양에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기희(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 "많이 좋아졌어요. 많이 좋아져서 오늘 퇴원해요."
3D 프린터로 만든 대체 장기는 최소 50만 원 이상 고가입니다. 그래서 연구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쓰입니다.
3D 프린터 의료기술을 활성화하려면 환자에게 시술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