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된’ 김세진 감독 “기적이죠!”

입력 2015.04.01 (22:34)

수정 2015.04.01 (22:47)

젊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외쳤다.

OK저축은행은 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로 따돌리고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진 감독은 2013-2014시즌 프로 무대에 진입해 7개 팀 중 6위에 그쳤던 팀을 한 시즌 만에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돌풍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4시즌 연속 정규시즌 정상에 올라 8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을 겨냥했던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를 만나서도 패기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정말 두고두고 보답하겠다"며 "가족과 팬 여러분의 기운이 다 모였다. 우승은 하늘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응원해주신 힘이 하나가 돼서 정말 기적을 일으켰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시몬 하나로는 안 되니까, 송명근이 안 터지면 어려울 것으로 봤다"며 "상대 전력에 맞춰서 전략을 짜기보다는 저희 포지션과 블로킹에 신경을 썼다"고 삼성화재를 의식하기보다는 OK저축은행의 전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3세트에서 페이스가 확 떨어지기에 '이러다가 무너지겠다' 싶어서 한 번에 선수들을 다 뺐다"며 "상대 리듬에 끌려가기 싫어서 그런 것인데, 올 시즌 내내 썼던 전략"이라고 위기의 순간 발동한 승부사로서의 선택을 털어놨다.

선수 시절 숱하게 경험한 우승이지만 감독으로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선수 때는 몸으로 뛰고 내 일만 하면 되는데 감독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 쓰고 만들어가야 했다"며 "더구나 저희 팀은 만든 지 얼마 안 됐다. 시몬을 센터에서 라이트로 바꾼 것도 큰 모험이었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시즌 동안 힘찬 응원을 보내준 안산 시민에게 건네는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유니폼 가슴에 '위안'을 빨간 글씨로 강조했지만, 누가 누굴 위해 위안을 주겠나.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아픔을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제자리에서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스킨십으로 함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를 보고 위안 삼으시라는 말씀은 절대 안 드리겠다. 다만, 진정성 있게, 끝까지 함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번의 우승에 도취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확실히 했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의 아성이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배워야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삼성과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고 아직은 도전자의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18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하면 레깅스를 입고 걸 그룹 EXID의 '위아래'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그는 실제로 우승해서 공약을 지켜야 할 처지가 되자 "곧 우승 축하파티를 할 텐데, 최대한 빨리하겠다. 혹시 아는가. 가능성은 작겠지만, EXID와 같은 무대에서 할지"라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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