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지구에 수백 미터 일제 동굴 가능성

입력 2025.08.14 (08:39)

수정 2025.08.14 (16:47)

[앵커]

일제가 명분없는 전쟁을 위해 광주에 거대한 항공기지를 만들었지만 그 전모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광복 80주년 기획보도, 서남해안 군사시설 발굴에 이어 일제 광주해군항공기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단독보도 이어갑니다.

먼저, 광주 도심에 대규모 지하 시설이 묻혀 있을 가능성, 이성각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광주 화정동 옛 505보안부대 내에서 발견된 일본군 지하시설입니다.

입구를 지나 우측 통로를 따라 들어가자 동굴 한복판에 20~30여명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이 중심 공간을 놓고 입구와 출구가 대칭형인 'Y'자 형태인데, 옛 일본군 지도와 일치합니다.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지하시설.

입구와 출구가 'ㄷ'자형 으로 연결될 시설인데 지금은 토사가 쌓여 한쪽은 막힌 상태입니다.

[이국언/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저쪽으로 해서 출구가 있었다고 해요. 출구가. 이쪽 입구도 있었지만, 출구가 있었어요."]

입구는 넓고, 막힌 출구는 상대적으로 좁은데, 지도 상에서도 굵기로 그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자 어지럽게 엉킨 수풀 사이로 겨우 지하시설 입구 철문이 보입니다.

인근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주변에서도 일제강점기 연료저장고로 쓰였던 지하시설 3곳이 확인되는데, 이 일대 지하시설의 길이와 형태, 시설간 거리까지 모두 지도와 맞아 떨어집니다.

광주 항공기지의 탄약고로 쓰인 벽진동 사월산의 지하시설 3곳, 또 지도에 '우물 정(井)'로 표기된 급수시설도 천주교 광주교구 내에서 확인됩니다.

또 하나의 급수시설은 광주 상무지구 5.18 기념공원 내에 있는 이곳 단성전입니다.

일본군 지도에는 이 아랫쪽으로 대규모 지하시설이 있다고 표기돼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찍은 항공사진과 일본군 지도, 현재의 상무지구와도 비교했습니다.

항공사진 상단부에 활주로가 보입니다.

당시 급수시설이 있던 단성전 자리와 5.18 기념공원 아래로 굽은 길을 따라 동굴 입구가 여러개 확인됩니다.

비행기를 숨기기 위한 격납고인데, 20여개에 이릅니다.

일본 옛 지도와 미군 항공사진을 분석한 한 전문업체도 비행장 주변의 대규모 지하시설 위치를 5.18 기념공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 시설이 매몰된 채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신주백/연세대 국학연구원 전문연구원 : "(일본군 지하시설은) 그만큼 단단해요. 그래서 남아있을 공산이 매우 크다. 저 공간에 있는 동굴들이. 사실 현재 남아있는 확인되는 몇몇 동굴들은 축척도 있는 그대로 남아있지 않습니까?"]

80년 전 일본군 지도는 지하시설의 위치로 5.18 기념공원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상무지구 개발 과정에서 동굴이나 지하시설을 메웠거나 철거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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