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전시설 공사 보고서’…“모든 시설 지하화”

입력 2025.08.14 (08:45)

수정 2025.08.14 (16:47)

[앵커]

취재진이 확보한 광주항공기지 공사 계획표에 기재된 내용은 지금의 현장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제가 광주에 대규모 지하시설을 어느 정도 만들었고, 또 어떤 의도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종익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화정동에서 발견된 연료고 네 곳 중 한 곳입니다.

광주항공기지 시설배치도에 표시된 위치와 연료고 네 곳의 배치가 모두 일치합니다.

활주로에서 연료고까지는 약 2.5킬로미터, 폭탄고까지는 약 1.8킬로미터로 가깝지 않은 거립니다.

[와카쓰키 신지/전후사(戰後史)회의 마쓰에 대표 : "기지 시설을 집중해 놓으면 전부 일망타진으로 당해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분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패색이 짙어진 일제는 태평양전쟁 말기, 모든 항공기지의 시설을 분산하고 은닉하는 대규모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전쟁 당시 일본군의 특공대원들이 사용했던 숙소의 모형입니다.

이처럼 건축물을 반지화하하고 위로는 나무를 덮어 들키지 않도록 했습니다.

1944년 후반, 광주해군항공기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규모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제 패전 다섯 달 전에 작성된 광주항공기지 작전시설 공사현상보고서.

대부분의 기지 시설을 콘크리트 구조로 견고하게 만드는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기재했습니다.

일본 해군의 경량전투기인 제로센의 격납고는 20개를 만들지만 중형공격기의 격납고 10개를 만드려던 계획은 전투기나 물자가 부족해 중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폭탄고와 공장시설, 연료고는 터널 구조로, 거주와 치료, 격납시설은 지하화하는 계획도 나와 있습니다.

[마코 히라모토/비밀기지 뮤지엄(히토요시해군항공기지 전시관) 부관장 : "기지의 모든 기능을 지하로 이전했다고 해도 될 정도의 내용들이 기재돼 있기 때문에…."]

가장 긴 시설은 4백미터가 넘고, 이 시점에 공정률 절반을 넘긴 시설만 여섯 곳입니다.

[야마키 사토시/태평양전쟁 군사시설 연구자 : "3월 시점에 이정도 진척률이라면 1944년 후반부터 공사를 시작했다면 8월에는 벌써 어느 정도는…. (보통 공사는 8월까지 했습니까?)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광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일제 군사시설과, 공사현상보고서에 기재된 시설별 크기 등을, 공정률을 감안해 비교해보면 일제가 어떤 용도의 시설을 만들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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