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황우석 사건’ 자성의 계기로

입력 2006.05.12 (22:15) 수정 2006.05.1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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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황우석 사건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무엇보다도 결과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1번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준비하던 지난 2003년 5월.

황우석 박사는 박종혁 연구원에게 줄기세포 DNA 대신 난자제공자 체세포 DNA를 둘로 나눠 지문분석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명백한 데이터 조작이지만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지도 교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왕적이고 폐쇄적인 연구실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손봉호(동덕여대 총장) : "그동안 많은 연구논문이 사실상 조작됐고 또 표절이 이뤄졌고 연구비도 유용되고 이런 것이 학계에 쉽게 용납되는 그런 풍토였거든요, 이런 분위기에서 황우석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몰아주기식 연구비 지원도 문제였습니다.

황 박사팀에게 지원된 정부지원금만도 지난 4년 동안 280억 원이 넘습니다.

인기에 영합하듯 한 개인에게 과도한 지원이 몰린 것은 국가 과학의 불균형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오일환(가톨릭대 교수) : "특정한 분야에 또는 특정한 인사에 편향되어지는 식의 연구를 극복하고 보다 포괄적인 연구체계로 구조조정을 해나갈 때 사실은 한국의 과학은 오히려 더 장기적인 면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거죠."

황우석 사건은 특히 성과물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 과학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국민적 불신은 물론 우리나라 과학 전반에 대한 국제적 신뢰까지 훼손됐습니다.

<녹취>이인규(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 "이번 사건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 과학분야에서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결과지상주의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평범한 진실을 깨닫는데 너무나 큰 대가를 치뤄야 했습니다.

KBS 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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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황우석 사건’ 자성의 계기로
    • 입력 2006-05-12 21:04:49
    • 수정2006-05-12 22: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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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황우석 사건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무엇보다도 결과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1번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준비하던 지난 2003년 5월. 황우석 박사는 박종혁 연구원에게 줄기세포 DNA 대신 난자제공자 체세포 DNA를 둘로 나눠 지문분석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명백한 데이터 조작이지만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지도 교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왕적이고 폐쇄적인 연구실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손봉호(동덕여대 총장) : "그동안 많은 연구논문이 사실상 조작됐고 또 표절이 이뤄졌고 연구비도 유용되고 이런 것이 학계에 쉽게 용납되는 그런 풍토였거든요, 이런 분위기에서 황우석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몰아주기식 연구비 지원도 문제였습니다. 황 박사팀에게 지원된 정부지원금만도 지난 4년 동안 280억 원이 넘습니다. 인기에 영합하듯 한 개인에게 과도한 지원이 몰린 것은 국가 과학의 불균형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오일환(가톨릭대 교수) : "특정한 분야에 또는 특정한 인사에 편향되어지는 식의 연구를 극복하고 보다 포괄적인 연구체계로 구조조정을 해나갈 때 사실은 한국의 과학은 오히려 더 장기적인 면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거죠." 황우석 사건은 특히 성과물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 과학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국민적 불신은 물론 우리나라 과학 전반에 대한 국제적 신뢰까지 훼손됐습니다. <녹취>이인규(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 "이번 사건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 과학분야에서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결과지상주의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평범한 진실을 깨닫는데 너무나 큰 대가를 치뤄야 했습니다. KBS 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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