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서 온 편지

입력 2006.06.06 (22:12) 수정 2006.06.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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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참혹했던 6.25 전쟁터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전사자들의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소식을 듣지 못해 궁금하던 차에 재선이 사진과 편지를 받으니 반가운 마음이오"

만삭의 아내를 두고 전장으로 떠난 고 이흥섭 하사...아들 재선이의 백일사진을 받아보고는 반가움과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냈습니다.

"고향에 돌아가 그리운 당신을 만나며 사랑하는 재선이도 보고 튼튼한 가정을 이뤄보기를 원하옵니다."

하지만 이 편지를 보낸 직후인 53년 6월 이 하사는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합니다.

지아비의 죽음을 믿을 수 없어 날마다 대문가를 서성였던 아내는 10년이 지나 받지못할 답장을 보냈습니다.

<인터뷰>홍승순(고 이흥섭 하사 부인):"무정한 세월 꿈같이 사라져,나와 당신 만날 적에는 백년해로 하자고 했건만…"

서울대 문리대 재학중 전쟁터로 간 고 김세환 소위도 둘째를 임신한 아내에게 사랑이 담긴 글을 보냈습니다.

"반가운 님의 수서 받고서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소. 어찌나 반가운지 읽어도 읽어도 싫증이 들지 않소 그려."

"하늘에서 비행기가 퍼붓고 피를 진동하는 포의 위력과 용감무쌍하게 싸우며 진격하는..."

국문학을 전공했던 문학도...이 편지는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이 됐지만 홀로 남은 아내와 두 딸에겐 슬픔을 딛고 살아가는 큰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황영자(고 김세환 소위 부인):"외롭겠지만 얼마 안 있으면 내가 많이 위로해줄게요."

KBS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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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선에서 온 편지
    • 입력 2006-06-06 21:12:09
    • 수정2006-06-06 22:52:07
    뉴스 9
<앵커 멘트>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참혹했던 6.25 전쟁터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전사자들의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소식을 듣지 못해 궁금하던 차에 재선이 사진과 편지를 받으니 반가운 마음이오" 만삭의 아내를 두고 전장으로 떠난 고 이흥섭 하사...아들 재선이의 백일사진을 받아보고는 반가움과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냈습니다. "고향에 돌아가 그리운 당신을 만나며 사랑하는 재선이도 보고 튼튼한 가정을 이뤄보기를 원하옵니다." 하지만 이 편지를 보낸 직후인 53년 6월 이 하사는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합니다. 지아비의 죽음을 믿을 수 없어 날마다 대문가를 서성였던 아내는 10년이 지나 받지못할 답장을 보냈습니다. <인터뷰>홍승순(고 이흥섭 하사 부인):"무정한 세월 꿈같이 사라져,나와 당신 만날 적에는 백년해로 하자고 했건만…" 서울대 문리대 재학중 전쟁터로 간 고 김세환 소위도 둘째를 임신한 아내에게 사랑이 담긴 글을 보냈습니다. "반가운 님의 수서 받고서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소. 어찌나 반가운지 읽어도 읽어도 싫증이 들지 않소 그려." "하늘에서 비행기가 퍼붓고 피를 진동하는 포의 위력과 용감무쌍하게 싸우며 진격하는..." 국문학을 전공했던 문학도...이 편지는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이 됐지만 홀로 남은 아내와 두 딸에겐 슬픔을 딛고 살아가는 큰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황영자(고 김세환 소위 부인):"외롭겠지만 얼마 안 있으면 내가 많이 위로해줄게요." KBS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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