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 부도덕한 기업 인수

입력 2006.10.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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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LG 그룹쪽 재벌 3세가 법과 시장의 허점을 이용해 기업을 인수한뒤 되팔아 100억원 가까운 단기차익을 올렸습니다.
부도덕하게 돈을 벌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문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LG그룹 창업주의 인척인 구본호 씨는 최근 309억 원을 들여 미디어솔루션이라는 코스닥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재벌 3세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 즉 BW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12일 연속 상한가. 무려 5배 넘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구 씨가 어제 갑자기 BW의 절반을 405억 원을 받고 외국계 펀드에 팔아 약 100 억원을 챙겼습니다.

시장에선 단기 차익을 노린 주식 매매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녹취> 미디어솔루션 관계자: "1년 후에 그만큼 회사 가치를 올리고, 본인이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죠."

시장의 허점을 노려 부도덕하게 돈을 벌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우선, 구씨가 대주주 지분을 사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BW를 발행해 되팔수 있게 한 점.

주요 주주는 단기 매매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을 피하면서, 보호예수 기간이 필요없는 BW를 이용해 빨리 돈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또 BW를 사들인 외국계 펀드와의 관계도 의문입니다.

<인터뷰>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 "외국계 투자자들이 주가가 이상 급등한 이후에 고가에 주식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구 씨가 기업 경영권과 주식 235만 주를 확보하면서도, 오히려 100억 원을 버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구 씨의 도우미였습니다.

재벌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식을 따라 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없었다면, 이런 엄청난 수익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시장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대주주와 대박만 쫓는 개인투자자, 우리 코스닥 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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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3세 부도덕한 기업 인수
    • 입력 2006-10-20 21: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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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LG 그룹쪽 재벌 3세가 법과 시장의 허점을 이용해 기업을 인수한뒤 되팔아 100억원 가까운 단기차익을 올렸습니다. 부도덕하게 돈을 벌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문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LG그룹 창업주의 인척인 구본호 씨는 최근 309억 원을 들여 미디어솔루션이라는 코스닥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재벌 3세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 즉 BW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12일 연속 상한가. 무려 5배 넘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구 씨가 어제 갑자기 BW의 절반을 405억 원을 받고 외국계 펀드에 팔아 약 100 억원을 챙겼습니다. 시장에선 단기 차익을 노린 주식 매매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녹취> 미디어솔루션 관계자: "1년 후에 그만큼 회사 가치를 올리고, 본인이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죠." 시장의 허점을 노려 부도덕하게 돈을 벌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우선, 구씨가 대주주 지분을 사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BW를 발행해 되팔수 있게 한 점. 주요 주주는 단기 매매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을 피하면서, 보호예수 기간이 필요없는 BW를 이용해 빨리 돈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또 BW를 사들인 외국계 펀드와의 관계도 의문입니다. <인터뷰>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 "외국계 투자자들이 주가가 이상 급등한 이후에 고가에 주식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구 씨가 기업 경영권과 주식 235만 주를 확보하면서도, 오히려 100억 원을 버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구 씨의 도우미였습니다. 재벌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식을 따라 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없었다면, 이런 엄청난 수익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시장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대주주와 대박만 쫓는 개인투자자, 우리 코스닥 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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