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박치기 영웅’ 김일 별세

<앵커 멘트>

박치기왕 김일선수가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 박치기 하나로 온 국민을 즐겁게 했던 우리들의 영웅이었습니다.

김나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힘겹고 암울했던 시절, 외국 선수들을 줄줄이 쓰러뜨리는 김 일 선수의 박치기 한 방은 흑백 TV 앞에 함께 모인 온 국민의 희망이었습니다.

<인터뷰> 민병수 (서울 묵동) : "이렇게 들이대고 그냥 받는 거야. 김일 박치기 세상사람 다 아는데 뭐."

<인터뷰> 박욱서 (서울 화양동) : "그때는 박수 치고 만세 부르고 아주 대단했었어."

무려 3천여 차례나 그렇게 통쾌한 경기를 보여줬던 김일 선수가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혈압과 당뇨 등으로 투병 생활 10여 년만입니다.

27살에 일본으로 떠나 역도산으로부터 레슬링을 배우고 스승이 괴한에 피습된 다음날 세계챔피언으로 우뚝 선 김일 선수.

레슬링 선수로선 영웅이었지만 현역에서 물러난 뒤엔 잇단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레슬링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습니다.

<인터뷰> 이왕표 (한국 프로레슬링협회 회장) : "선수가 옆에 오면 한번 박치기로 받아보고 싶어서 휠체어 타고도 '어허' 하며 받는 시늉하시고..."

<인터뷰> 故 김일 (생전 육성 / 2000년 은퇴식) : "오직 감사하다는 것뿐이에요. 뜨거운 박수와 열렬한 성원은 언제나 저로서는 간직해야 하는..."

'박치기왕' 김일 선수는 이제 우리의 영원한 챔피언이자 영웅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