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美 전직 대통령의 문화

입력 2007.01.03 (22:12) 수정 2007.01.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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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미국에서는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있었는데 임시공휴일이었습니다. 현직인 부시대통령이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을 부축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이번 장례식을 계기로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퇴임 뒤 활동 그리고 그들의 공과를 미국은 어떻게 재조명하는지 심층취재했습니다.

워싱턴 윤제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예순 한 살, 상대적으로 젊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에이즈 퇴치와 자연 재해 복구, 그리고 인류의 빈곤 퇴치에 정력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클린턴 (前 미국 대통령/지난해 12월 1일): "자연 재해로 황폐화된 곳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 건설에 훌륭한 모델입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동남아 쓰나미 재해 당시 클린턴과 함께 모금 운동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퇴임 후 왕성한 활동으론 여든 셋의 고령인 카터 전 대통령이 단연 으뜸입니다.

빈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의 전령사로, 또 분쟁 해결과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녹취>카터 (前 미국 대통령/지난해 11월 2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에는 퇴임 후에도 권위를 존중하는 정치문화가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물러나면 국가나 주 정부의 지원으로 그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나 박물관 또는 기념관을 고향에 건립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재임 시 사용했던 각종 물품과 기록들도 고스란히 옮겨 보관합니다.

임기 중의 공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런 시설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국가경쟁력 제고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무능했던 대통령, 불명예 퇴진했던 대통령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터뷰>제임스 (워싱턴 DC 시민): "오직 한 가지 일만 갖고 대통령을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억되어야 할 또 다른 일이 항상 있는 것 입니다."

<인터뷰>필 (워싱턴 DC 시민): "좋은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하게 마련입니다."

이같은 관용의 문화속에 전직 대통령들은, 이민자들의 나라, 인종의 전시장 미국에서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오늘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도 미 전역에 생중계 되면서 미국민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습니다.

<녹취>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포드 대통령은 전세계에 미국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순간에 평안과 치유를 가져다준 지도자로 미국민에게 기억될 것 입니다."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은둔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거나 각종 유품과 기록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 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경륜을 다방면에 재활용하는 지혜, 한풀이의 표적이 아니라 역사적 교훈을 얻는 대상으로 삼는 지혜가 오늘의 미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뉴스 윤제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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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美 전직 대통령의 문화
    • 입력 2007-01-03 21:27:53
    • 수정2007-01-03 22: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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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미국에서는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있었는데 임시공휴일이었습니다. 현직인 부시대통령이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을 부축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이번 장례식을 계기로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퇴임 뒤 활동 그리고 그들의 공과를 미국은 어떻게 재조명하는지 심층취재했습니다. 워싱턴 윤제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예순 한 살, 상대적으로 젊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에이즈 퇴치와 자연 재해 복구, 그리고 인류의 빈곤 퇴치에 정력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클린턴 (前 미국 대통령/지난해 12월 1일): "자연 재해로 황폐화된 곳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 건설에 훌륭한 모델입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동남아 쓰나미 재해 당시 클린턴과 함께 모금 운동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퇴임 후 왕성한 활동으론 여든 셋의 고령인 카터 전 대통령이 단연 으뜸입니다. 빈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의 전령사로, 또 분쟁 해결과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녹취>카터 (前 미국 대통령/지난해 11월 2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에는 퇴임 후에도 권위를 존중하는 정치문화가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물러나면 국가나 주 정부의 지원으로 그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나 박물관 또는 기념관을 고향에 건립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재임 시 사용했던 각종 물품과 기록들도 고스란히 옮겨 보관합니다. 임기 중의 공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런 시설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국가경쟁력 제고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무능했던 대통령, 불명예 퇴진했던 대통령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터뷰>제임스 (워싱턴 DC 시민): "오직 한 가지 일만 갖고 대통령을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억되어야 할 또 다른 일이 항상 있는 것 입니다." <인터뷰>필 (워싱턴 DC 시민): "좋은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하게 마련입니다." 이같은 관용의 문화속에 전직 대통령들은, 이민자들의 나라, 인종의 전시장 미국에서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오늘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도 미 전역에 생중계 되면서 미국민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습니다. <녹취>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포드 대통령은 전세계에 미국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순간에 평안과 치유를 가져다준 지도자로 미국민에게 기억될 것 입니다."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은둔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거나 각종 유품과 기록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 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경륜을 다방면에 재활용하는 지혜, 한풀이의 표적이 아니라 역사적 교훈을 얻는 대상으로 삼는 지혜가 오늘의 미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뉴스 윤제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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