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시티투어버스 관광 ‘서비스 실종’

입력 2007.09.04 (22:02) 수정 2007.09.0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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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시티투어 버스가 명물이 아니라 갈수록 구색용 관광상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별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황현택 기자가 직접 타고 살펴본 결과는 사뭇 다릅니다.

<리포트>

운행 한 달을 갓 넘긴 2층짜리 서울시티투어버스.

2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강물이 이채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좌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시티투어버스 내부에는 한국 전통물을 보여줄 수 있는 VCR이 설치돼 있지만 운행 내내 꺼져 있는 상태.

좌석에 설치된 다국어 음성안내 시스템 몇 개는 고장이 나 있어 관광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는 피할 수 없는 교통체증. 버스가 갑자기 예정된 노선을 바꿉니다.

<인터뷰> 첸(호주 관광객) : "지금처럼 버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 보다 좀 더 다양한 목적지나 풍경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미국 관광객 : "(긴 시간 동안)단지 코엑스에서만 멈춰서 15분 쉬고, 볼 게 많이 없었어요."

2층 버스의 하루 평균 승객은 438명. 방학과 휴가철이 맞물린 성수기였으나 버스 한 대당 좌석 점유율은 56%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1층짜리 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248명이 이용해 대당 점유율이 20%에 불과했습니다.

좌석 33개 중 26개를 비운 채 도심을 달렸다는 얘깁니다.

시티투어버스는 이처럼 시내버스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다 보니 관광객이 서울을 즐길 수 있을 만한 시설이 돼 있지 않습니다.

한 관광객은 버스를 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사오리(일본인 관광객) : "언제, 어디서 돈을 내는 지 설명이 없어서 탈 때 힘들어요. 버스 정류장에 일본어 표시가 없어서요."

특히 요금표와 달리 주말에는 1회권조차 팔지 않습니다.

정거장 한 곳을 간다쳐도 1회권의 2배, 무려 1만원이나 내야 하는 셈입니다.

<녹취> 시티투어버스 가이드 : "(주말에는 1회권이 안 돼요?) 주말에요? 손님이 많아서 새로 타시는 손님 자리가 없어가지고 자리가 없어가지고 안 팔아요."

외국에선 일반화한 장애인이나 어린이, 노약자에 대한 할인 요금제도 없습니다.

시티투어버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서울시는 그러나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재용(서울시 관광사업팀장) : "문제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는 관광명소가 과연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운행을 위탁받은 민간여행업체는 앞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

<인터뷰> 김철호(허니문투어 소장) : "좌석에 비해서는 저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홍보가 되면 적극적으로 손님들이 많이 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리나 런던, 홍콩 등의 이층버스는 단순히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입니다.

서울의 명물로 만들겠다던 시티투어버스.

구색만 맞춘 상품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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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시티투어버스 관광 ‘서비스 실종’
    • 입력 2007-09-04 21:29:59
    • 수정2007-09-04 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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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시티투어 버스가 명물이 아니라 갈수록 구색용 관광상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별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황현택 기자가 직접 타고 살펴본 결과는 사뭇 다릅니다. <리포트> 운행 한 달을 갓 넘긴 2층짜리 서울시티투어버스. 2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강물이 이채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좌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시티투어버스 내부에는 한국 전통물을 보여줄 수 있는 VCR이 설치돼 있지만 운행 내내 꺼져 있는 상태. 좌석에 설치된 다국어 음성안내 시스템 몇 개는 고장이 나 있어 관광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는 피할 수 없는 교통체증. 버스가 갑자기 예정된 노선을 바꿉니다. <인터뷰> 첸(호주 관광객) : "지금처럼 버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 보다 좀 더 다양한 목적지나 풍경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미국 관광객 : "(긴 시간 동안)단지 코엑스에서만 멈춰서 15분 쉬고, 볼 게 많이 없었어요." 2층 버스의 하루 평균 승객은 438명. 방학과 휴가철이 맞물린 성수기였으나 버스 한 대당 좌석 점유율은 56%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1층짜리 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248명이 이용해 대당 점유율이 20%에 불과했습니다. 좌석 33개 중 26개를 비운 채 도심을 달렸다는 얘깁니다. 시티투어버스는 이처럼 시내버스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다 보니 관광객이 서울을 즐길 수 있을 만한 시설이 돼 있지 않습니다. 한 관광객은 버스를 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사오리(일본인 관광객) : "언제, 어디서 돈을 내는 지 설명이 없어서 탈 때 힘들어요. 버스 정류장에 일본어 표시가 없어서요." 특히 요금표와 달리 주말에는 1회권조차 팔지 않습니다. 정거장 한 곳을 간다쳐도 1회권의 2배, 무려 1만원이나 내야 하는 셈입니다. <녹취> 시티투어버스 가이드 : "(주말에는 1회권이 안 돼요?) 주말에요? 손님이 많아서 새로 타시는 손님 자리가 없어가지고 자리가 없어가지고 안 팔아요." 외국에선 일반화한 장애인이나 어린이, 노약자에 대한 할인 요금제도 없습니다. 시티투어버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서울시는 그러나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재용(서울시 관광사업팀장) : "문제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는 관광명소가 과연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운행을 위탁받은 민간여행업체는 앞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 <인터뷰> 김철호(허니문투어 소장) : "좌석에 비해서는 저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홍보가 되면 적극적으로 손님들이 많이 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리나 런던, 홍콩 등의 이층버스는 단순히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입니다. 서울의 명물로 만들겠다던 시티투어버스. 구색만 맞춘 상품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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