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무늬만 분양가상한제

입력 2008.01.28 (22:13) 수정 2008.01.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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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분양가 상한제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확장공사비를 최고 7배가까이 높게 요구하는등 사실상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창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주시 교하읍 일대 운정신도시입니다.

첫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2010년부터 5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내집 마련의 부푼 꿈도 잠시, 지난해 말 계약을 앞두고 아파트 확장공사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 지역 6개 단지 공사에 참여한 5개 건설회사가 분양 당첨자들에게 제시한 확장 공사 조건입니다.

발코니 확장을 원할 경우 가전과 가구 등도 함께 묶어 구매하도록 이른바 '패키지 계약'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최OO(분양 당첨자) : "무조건 끼워팔기로 필요없는 여러가지 주방TV 라든가 식기세척기 다 끼워서 한 몫에 금액을 내 가지고 이 금액이라고만 통보한 겁니다."

당첨자들이 정확한 확장 공사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건설업체는 거부했습니다.

<녹취> "이거 치워요. 치워! 걸리적 거리게 이게 뭐에요. (웬 추태에요?) 걸리적거려서 안 보여서 그랬어요. 미안해요."

발코니 확장 공사비는 비슷한 시기 다른 신도시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1제곱미터 당 은평뉴타운의 발코니 확장 비용은 19만~29만 원, 이에 반해 운정 신도시 한 단지의 경우 78만원에서 백28만원에 이릅니다. 최고 7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입니다.

확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확장을 하지 않고서는 가구 조차 제대로 들여놓기 힘든 구조입니다.

<녹취> 강OO(분양 당첨자) : "확장을 안 하면 애들이 진짜 기본형에서는 누워서 발을 뻗고 잘 수 없을 정도로 그런 구조다 보니까..."

안방을 제외한 두 방의 경우 가로 3 미터, 세로 2미터 70센티미터로 확장을 하지 않으면 책상과 침대를 놓기도 빠듯합니다.

한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수원 화서와 일산 덕이지구와 건축비를 비교해 보면, 비슷한 마감재와 크기인데도 운정신도시 아파트가 제곱미터 당 50만 원 가량 비쌉니다.

분양가 상한제로 줄어든 이익을 건설회사가 확장공사비 등으로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분양 당첨자들 사이에선 건설회사들끼리 담합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OO(분양 당첨자) : "일단 확장 비용에 대해서 5개 단지들이 거의 비슷하구요. CD 금리 플러스 0.92% 라는 중도금 이자에 대해서 내용이 똑같습니다. 이런 걸로 봐서는 담합했다고 생각됩니다."

업체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D 건설회사 관계자 : "대부분이 그렇게 해왔고 일반적인 건설 관례가 그런 걸로 알고 있거든요?"

지도감독을 해야 할 파주시청은 분양가 승인 심사 때 가구와 가전을 끼워파는 계약을 한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송종완(파주시 주택건축과장) : "(이 내용을 아셨느냐는 거죠?)...(과장님이 이거 아셨다라면 쉽게 동의해 줬을까요?)..."

치솟는 집값의 대안으로 나온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건설업체들의 교묘한 상술과 행정 당국의 무관심으로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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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무늬만 분양가상한제
    • 입력 2008-01-28 21:05:23
    • 수정2008-01-28 22: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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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분양가 상한제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확장공사비를 최고 7배가까이 높게 요구하는등 사실상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창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주시 교하읍 일대 운정신도시입니다. 첫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2010년부터 5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내집 마련의 부푼 꿈도 잠시, 지난해 말 계약을 앞두고 아파트 확장공사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 지역 6개 단지 공사에 참여한 5개 건설회사가 분양 당첨자들에게 제시한 확장 공사 조건입니다. 발코니 확장을 원할 경우 가전과 가구 등도 함께 묶어 구매하도록 이른바 '패키지 계약'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최OO(분양 당첨자) : "무조건 끼워팔기로 필요없는 여러가지 주방TV 라든가 식기세척기 다 끼워서 한 몫에 금액을 내 가지고 이 금액이라고만 통보한 겁니다." 당첨자들이 정확한 확장 공사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건설업체는 거부했습니다. <녹취> "이거 치워요. 치워! 걸리적 거리게 이게 뭐에요. (웬 추태에요?) 걸리적거려서 안 보여서 그랬어요. 미안해요." 발코니 확장 공사비는 비슷한 시기 다른 신도시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1제곱미터 당 은평뉴타운의 발코니 확장 비용은 19만~29만 원, 이에 반해 운정 신도시 한 단지의 경우 78만원에서 백28만원에 이릅니다. 최고 7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입니다. 확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확장을 하지 않고서는 가구 조차 제대로 들여놓기 힘든 구조입니다. <녹취> 강OO(분양 당첨자) : "확장을 안 하면 애들이 진짜 기본형에서는 누워서 발을 뻗고 잘 수 없을 정도로 그런 구조다 보니까..." 안방을 제외한 두 방의 경우 가로 3 미터, 세로 2미터 70센티미터로 확장을 하지 않으면 책상과 침대를 놓기도 빠듯합니다. 한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수원 화서와 일산 덕이지구와 건축비를 비교해 보면, 비슷한 마감재와 크기인데도 운정신도시 아파트가 제곱미터 당 50만 원 가량 비쌉니다. 분양가 상한제로 줄어든 이익을 건설회사가 확장공사비 등으로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분양 당첨자들 사이에선 건설회사들끼리 담합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OO(분양 당첨자) : "일단 확장 비용에 대해서 5개 단지들이 거의 비슷하구요. CD 금리 플러스 0.92% 라는 중도금 이자에 대해서 내용이 똑같습니다. 이런 걸로 봐서는 담합했다고 생각됩니다." 업체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D 건설회사 관계자 : "대부분이 그렇게 해왔고 일반적인 건설 관례가 그런 걸로 알고 있거든요?" 지도감독을 해야 할 파주시청은 분양가 승인 심사 때 가구와 가전을 끼워파는 계약을 한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송종완(파주시 주택건축과장) : "(이 내용을 아셨느냐는 거죠?)...(과장님이 이거 아셨다라면 쉽게 동의해 줬을까요?)..." 치솟는 집값의 대안으로 나온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건설업체들의 교묘한 상술과 행정 당국의 무관심으로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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