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대북 식량 지원 ‘갈팡질팡’

입력 2008.05.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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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식량 지원문제를 놓고, 정부의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정원이 북한 식량난이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각부처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함경남도 함흥에서 온 가족이 굶주린 끝에 숨졌다, 심지어 곡창 지대인 황해남도 대부분 지역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했다" 것이 대북지원 단체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법륜('좋은 벗들' 이사장) : "아사자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사자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16개 시민 단체들은 최근, '대북 식량 지원 긴급 행동'을 결성하고 50억 원 모금에 들어갔고, 일부 단체는 오는 29일과 31일, 쌀과 밀가루 150톤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대북 식량 지원을 북측과 직접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유명환(외교통상부 장관.지난 19일) :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되거나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식량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먼저 요청해야 지원할 수 있다는 이제까지의 원칙에서, 달라진 입장을 내비친 것입니다.

한나라당도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보고, 분배 투명성을 보장받는 차원에서 식량의 긴급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국정원은 오늘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120만 톤 정도라면서도, 지난 90년대 중반처럼 대규모 아사자 발생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했습니다.

통일부도, 지난해 생산량 401만 톤과 올해 중국이 지원한 20만 톤을 합하면 8월초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이창렬(통일부 경제분석과장) : "미국 50만 톤 지원과 함께 WFP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6월 이후 출하되는 밀, 보리, 감자 등 하곡도 사용될 것으로 봅니다."

각 부처들의 입장을 보면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정책 조율이 안 돼 있는 데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이런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6자 회담에서 한국의 위상이 줄고, 이산 가족, 납북자, 국군 포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북한은 최근 방북한 사람들에게, 식량 요청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면 받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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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대북 식량 지원 ‘갈팡질팡’
    • 입력 2008-05-23 21:29:27
    뉴스 9
<앵커 멘트> 북한의 식량 지원문제를 놓고, 정부의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정원이 북한 식량난이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각부처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함경남도 함흥에서 온 가족이 굶주린 끝에 숨졌다, 심지어 곡창 지대인 황해남도 대부분 지역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했다" 것이 대북지원 단체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법륜('좋은 벗들' 이사장) : "아사자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사자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16개 시민 단체들은 최근, '대북 식량 지원 긴급 행동'을 결성하고 50억 원 모금에 들어갔고, 일부 단체는 오는 29일과 31일, 쌀과 밀가루 150톤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대북 식량 지원을 북측과 직접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유명환(외교통상부 장관.지난 19일) :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되거나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식량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먼저 요청해야 지원할 수 있다는 이제까지의 원칙에서, 달라진 입장을 내비친 것입니다. 한나라당도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보고, 분배 투명성을 보장받는 차원에서 식량의 긴급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국정원은 오늘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120만 톤 정도라면서도, 지난 90년대 중반처럼 대규모 아사자 발생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했습니다. 통일부도, 지난해 생산량 401만 톤과 올해 중국이 지원한 20만 톤을 합하면 8월초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이창렬(통일부 경제분석과장) : "미국 50만 톤 지원과 함께 WFP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6월 이후 출하되는 밀, 보리, 감자 등 하곡도 사용될 것으로 봅니다." 각 부처들의 입장을 보면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정책 조율이 안 돼 있는 데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이런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6자 회담에서 한국의 위상이 줄고, 이산 가족, 납북자, 국군 포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북한은 최근 방북한 사람들에게, 식량 요청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면 받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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