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죽음의 화성호, 놔두면 ‘재앙’

입력 2008.05.26 (22:00) 수정 2008.05.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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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간척지를 개발하기 위해 서해 바닷물을 막아 만든 1730 헥타르 규모의 화성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있습니다.

축산,공장 폐수로 오염되고 있는 화성호의 수질 실상을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방조제 한 쪽에서 간척 사업이 한창입니다.

궁평항 쪽으로 더 올라가면 이제는 화성호가 된 천7백30헥타르의 남양만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지금은 백여 미터의 바닷물길이 열려 있지만, 배수갑문이 완전히 폐쇄되는 오는 2012년이면 이곳은 담수호가 됩니다.

이 화성호로 남양천, 자안천, 어은천이 직접 흘러 듭니다.

화성호 유역에 있는 한 축산농가입니다.

죽은 돼지와 오물이 뒤섞인 축사 곳곳에 썩은 물이 흥건합니다.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할 분뇨는 밖으로 넘치다 못해 줄줄 흘러내립니다.

<녹취>축산농민: (분뇨를 따로 시설에다 안맡기고 바로 밖에다 버리세요?) "가져가요 금방.." (안가져간지 오래된 것 같은데요.) "그 사람들(처리업체)이 빨리 빨리 가져가야 되는데..."

화성시가 축산폐수 공공처리시설 부지를 찾지 못해 몇 년을 허비하는 사이 축산폐수는 지금도 끊임없이 화성호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화성호로 유입되는 남양천의 지류하천입니다. 하수처리구역내에서 흐르고 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오염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봤더니 시커멓게 썩은 물이 그대로 떠올라 먹물띠를 이룹니다.

수중카메라로 물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탁한 물속으로 시커먼 부유물이 떠다닙니다.

하수처리장 두 곳을 새로 지었지만, 처리구역 내의 오수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지영민 (화성시 상하수도사업소 하수과장): "그걸로 처리한다고 해서 수십억톤의 물이 하루아침에 개선된다고 하는거는 제가 보기에도 좀 불가능하고요..."

화성호 유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공장과 소규모 상가.

개별오수처리시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뚜껑을 열어보니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시멘트로 막혀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수질은 어떨까. 지난 2002년 3.72ppm이던 화성호의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지난해 5.54ppm으로 크게 높아졌고 오염물질인 인과 질소도 크게 늘었습니다.

바닷물 수질을 기준으로 보면 등급 외 수준입니다.

<인터뷰> 엄한용 (한국농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수질연구팀장): "화성호는 현재 계속되고 있고, 사업도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오염 예측치를 시설로 유도해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죠..."

수질보전대책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오는 2012년으로 늦춰졌지만, 농촌공사는 당장 오는 8월부터 배수갑문을 막고 담수호 시험평가에 들어갈 태세입니다.

<인터뷰> 이홍근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대책이 절반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런 시점에서 담수를 하겠다고 하는 자체는 곧바로 시화호로 가겠다.시화로의 길로 가겠다 이렇게 밖에 볼수가 없는거죠."

만일 담수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화성호 역시 죽음의 호수로 변하게 되고 이를 살리려면 다시 천문학적인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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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죽음의 화성호, 놔두면 ‘재앙’
    • 입력 2008-05-26 21:10:03
    • 수정2008-05-26 2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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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간척지를 개발하기 위해 서해 바닷물을 막아 만든 1730 헥타르 규모의 화성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있습니다. 축산,공장 폐수로 오염되고 있는 화성호의 수질 실상을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방조제 한 쪽에서 간척 사업이 한창입니다. 궁평항 쪽으로 더 올라가면 이제는 화성호가 된 천7백30헥타르의 남양만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지금은 백여 미터의 바닷물길이 열려 있지만, 배수갑문이 완전히 폐쇄되는 오는 2012년이면 이곳은 담수호가 됩니다. 이 화성호로 남양천, 자안천, 어은천이 직접 흘러 듭니다. 화성호 유역에 있는 한 축산농가입니다. 죽은 돼지와 오물이 뒤섞인 축사 곳곳에 썩은 물이 흥건합니다.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할 분뇨는 밖으로 넘치다 못해 줄줄 흘러내립니다. <녹취>축산농민: (분뇨를 따로 시설에다 안맡기고 바로 밖에다 버리세요?) "가져가요 금방.." (안가져간지 오래된 것 같은데요.) "그 사람들(처리업체)이 빨리 빨리 가져가야 되는데..." 화성시가 축산폐수 공공처리시설 부지를 찾지 못해 몇 년을 허비하는 사이 축산폐수는 지금도 끊임없이 화성호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화성호로 유입되는 남양천의 지류하천입니다. 하수처리구역내에서 흐르고 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오염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봤더니 시커멓게 썩은 물이 그대로 떠올라 먹물띠를 이룹니다. 수중카메라로 물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탁한 물속으로 시커먼 부유물이 떠다닙니다. 하수처리장 두 곳을 새로 지었지만, 처리구역 내의 오수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지영민 (화성시 상하수도사업소 하수과장): "그걸로 처리한다고 해서 수십억톤의 물이 하루아침에 개선된다고 하는거는 제가 보기에도 좀 불가능하고요..." 화성호 유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공장과 소규모 상가. 개별오수처리시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뚜껑을 열어보니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시멘트로 막혀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수질은 어떨까. 지난 2002년 3.72ppm이던 화성호의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지난해 5.54ppm으로 크게 높아졌고 오염물질인 인과 질소도 크게 늘었습니다. 바닷물 수질을 기준으로 보면 등급 외 수준입니다. <인터뷰> 엄한용 (한국농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수질연구팀장): "화성호는 현재 계속되고 있고, 사업도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오염 예측치를 시설로 유도해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죠..." 수질보전대책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오는 2012년으로 늦춰졌지만, 농촌공사는 당장 오는 8월부터 배수갑문을 막고 담수호 시험평가에 들어갈 태세입니다. <인터뷰> 이홍근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대책이 절반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런 시점에서 담수를 하겠다고 하는 자체는 곧바로 시화호로 가겠다.시화로의 길로 가겠다 이렇게 밖에 볼수가 없는거죠." 만일 담수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화성호 역시 죽음의 호수로 변하게 되고 이를 살리려면 다시 천문학적인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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