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새마을 금고, ‘거액 부실 대출’

입력 2008.06.18 (22:08) 수정 2008.06.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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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천만원대에 물과한 임야를 담보로 수억원의 대출금을 내준 새마을 금고가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대출의혹은 한 두차례가 아니었습니다.

한 새마을 금고의 부실운영 실태를 류란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평, 산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자 한 야산이 나타납니다.

가파른 경사지에 잡목과 풀만 무성합니다.

큰 길도 나있지 않고 개발 호재도 없어 주목을 받지 못하는 땅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한 사람이 임야를 사들였습니다.

현지 부동산조차 당시 거래를 희한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녹취> 마을 부동산 주인 : "그 재주꾼이 두 번 왔다가더니 재주꾼이라 팔더라고. (왜 팔기가 힘들어요?) 맹지니까. 사실상 맹지거든. 쓸모가 없는 땅 아니예요."

이 땅의 공시지가를 확인해봤습니다.

평방미터당 각각 2070원과 2090원, 전체 면적이 19,000 평방 미터니까 다 합해도 4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통상 미개발 땅의 경우 공시 지가의 40%도 대출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 마을 부동산 주인 : "은행하고 짝짜꿍이 되지 않으면...은행이 눈 먼 병신이예요? 감정평가사가 얼마라고 했다고 그걸 다 믿을거냐고. 땅이 뻔한데..."

그런데 서울의 한 새마을 금고가 이 임야를 담보로 무려 4억5천만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서울 상도동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대출 가능한도액이 9천만 원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새마을 금고는 이곳에도 3억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kbs가 입수한 새마을 금고 연합회의 감사 자료입니다.

부실 대출 등으로 확인된 건수만 45건, 이에 따른 손실금보전금만 138억이나 됩니다.

담보물을 몇배씩 뻥튀기한 것은 물론이고 거액을 대출해주면서 감정조차 하지 않은 사례까지 나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엄청난 돈이 5명에게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해당 새마을 금고를 찾아갔습니다.

결재선에 있던 전무는 이미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대출과 관련 있는 직원 대부분은 감봉 3개월의 징계만 받고 여전히 근무중입니다.

새마을 금고 이사장은 자신은 담보물 감정이나 경영에 대해선 알지 못해 그냥 결재만 해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선우(새마을금고 이사장) :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이 동네에서 하라고 해서 됐다가... 실무는 모른게 아니라 아주 많이 몰랐죠."

새마을 금고의 총체적 부실 운영으로 서민들이 맡긴 금쪽같은 예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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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새마을 금고, ‘거액 부실 대출’
    • 입력 2008-06-18 21:14:51
    • 수정2008-06-18 22: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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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천만원대에 물과한 임야를 담보로 수억원의 대출금을 내준 새마을 금고가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대출의혹은 한 두차례가 아니었습니다. 한 새마을 금고의 부실운영 실태를 류란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평, 산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자 한 야산이 나타납니다. 가파른 경사지에 잡목과 풀만 무성합니다. 큰 길도 나있지 않고 개발 호재도 없어 주목을 받지 못하는 땅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한 사람이 임야를 사들였습니다. 현지 부동산조차 당시 거래를 희한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녹취> 마을 부동산 주인 : "그 재주꾼이 두 번 왔다가더니 재주꾼이라 팔더라고. (왜 팔기가 힘들어요?) 맹지니까. 사실상 맹지거든. 쓸모가 없는 땅 아니예요." 이 땅의 공시지가를 확인해봤습니다. 평방미터당 각각 2070원과 2090원, 전체 면적이 19,000 평방 미터니까 다 합해도 4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통상 미개발 땅의 경우 공시 지가의 40%도 대출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 마을 부동산 주인 : "은행하고 짝짜꿍이 되지 않으면...은행이 눈 먼 병신이예요? 감정평가사가 얼마라고 했다고 그걸 다 믿을거냐고. 땅이 뻔한데..." 그런데 서울의 한 새마을 금고가 이 임야를 담보로 무려 4억5천만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서울 상도동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대출 가능한도액이 9천만 원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새마을 금고는 이곳에도 3억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kbs가 입수한 새마을 금고 연합회의 감사 자료입니다. 부실 대출 등으로 확인된 건수만 45건, 이에 따른 손실금보전금만 138억이나 됩니다. 담보물을 몇배씩 뻥튀기한 것은 물론이고 거액을 대출해주면서 감정조차 하지 않은 사례까지 나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엄청난 돈이 5명에게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해당 새마을 금고를 찾아갔습니다. 결재선에 있던 전무는 이미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대출과 관련 있는 직원 대부분은 감봉 3개월의 징계만 받고 여전히 근무중입니다. 새마을 금고 이사장은 자신은 담보물 감정이나 경영에 대해선 알지 못해 그냥 결재만 해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선우(새마을금고 이사장) :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이 동네에서 하라고 해서 됐다가... 실무는 모른게 아니라 아주 많이 몰랐죠." 새마을 금고의 총체적 부실 운영으로 서민들이 맡긴 금쪽같은 예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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