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총기류 영화 소품용으로 사용

<앵커 멘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군용 총기가 아무런 제재 없이 10년이상 영화 소품용으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진짜 권총이 거래되는 등 총기 관리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실탄 단 한발에 우유통이 산산조각이 납니다.

M 16과 AK 47 등 실제 군에서 사용하는 소총입니다.

이렇게 실탄만 넣으면 인명까지 해칠 수 있는 군용 소총이 13년 동안이나 영화 소품용으로 쓰여왔습니다.

지난 96년 미국의 한 영화사로부터 변칙적으로 반입된 총기 18정이 국내 영화판에서 버젓이 불법으로 계속 사용됐던 겁니다.

실제 총기라면 영화 소품용으로 세관을 통과하더라도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녹취>피의자(대여업체): "사실 저희 물건이 아니잖아요. 1, 2년 지나다보니까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영화 특수장비 대여업을 하는 51살 정모 씨 등 3명은 이 총들을 영화 제작사에 15차례나 빌려줘 4천여만원을 챙겼고, 실제 인기를 끌었던 몇 편의 영화들은 안전장치를 부착한 실제 총으로 제작됐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진짜 권총 4정을 거래한 38살 장모 씨 등 4명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장 씨 등은 총기 마니아들로 서바이벌 게임 장비 등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독일제 공기권총인 '스미스 윌슨 38'등을 한 정에 20만원에서 120만원을 받고 밀거래해 왔습니다.

<녹취> 총포사 관계자: "암암리에 되고 있죠. 실제 권총도 암암리에 되고 있고요"

겉에서는 보통 상가 건물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니 온갖 총기와 탄환 등 군사용품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군사용품 마니아들에게 은밀히 군용품을 팔고 있는 이 곳은 M16 실탄과 개머리판, M60기관총 총열 등 총기 부품에서부터 군용 대검과 연막수류탄 등 없는 게 없어 실제 군용품 창고를 방불케 합니다.

30살 문모 씨 등 3명은 지난 97년부터 12년동안 이 창고에서 군사용품을 불법으로 판매해 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총기류와 군용용품의 반입 경로와 유통 경로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