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대박, 행복할까?

입력 2009.08.3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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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당첨금 2천6백억 원, 유럽 로또 사상 최고액인 이 돈벼락이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 주민에게 떨어졌습니다.

이 사람이 복권을 산 카페는 명소가 됐고, 당첨자가 누구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소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돈방석에 앉는 일이 꼭 해피엔딩이 되는 것만은 아니죠.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이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인구 2천 명밖에 안 되는 시골 동네에서 1억 4780만 유로, 우리 돈으로 무려 2640억 원을 거머쥔 로또 당첨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파브리지오(로또 응모자) : "저 같으면 은행에 놔두고 이자로 살겠어요. 한 달에 백만 유로씩은 나올 거 아니에요."

행운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47살 미혼 남성, 추첨 바로 전날 동네 카페에서 단 한 장의 로또를 구입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누가 벼락부자가 됐는지 우리는 다 알지만 말 안 합니다. 비밀이에요."

지난 1월부터 일곱 달 넘게 돈이 차곡차곡 쌓인 덕에, 2640억 원은 역대 가장 많은 당첨금이 됐습니다.

재작년 미국에서 4860억 원짜리 복권이 터졌지만, 그 때는 당첨자가 2명이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 국경을 넘어 로또를 사러 왔던 외국인들로 이미 쏠쏠한 수입을 거둔 이탈리아 정부는

이제 당첨금의 절반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수확도 거두게 됐습니다.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행운의 복권 당첨자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삶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영국에서 57억 원 로또에 당첨된 마이클 안토누치.

20살 모델과 결혼해 돈을 물 쓰듯 했지만 석 달 만에 이혼했고, 당첨 6년도 채 안 돼 재산을 모두 잃어 사무실 한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는 신세가 됐습니다.

16살 어린 나이에 39억 원을 얻은 캘리 로저스도 남편에게 돈을 뜯기고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결국 청소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타임스'는 수백만 파운드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행운아들을 추적한 결과, 3분의 1이 몇 년 지나지 않아 가진 돈을 모두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쉽게 생긴 돈, 쉽게 쓰기 마련.

철저한 자산 계획과 자제심 없이는 로또 당첨의 행운이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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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대박, 행복할까?
    • 입력 2009-08-30 07: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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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당첨금 2천6백억 원, 유럽 로또 사상 최고액인 이 돈벼락이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 주민에게 떨어졌습니다. 이 사람이 복권을 산 카페는 명소가 됐고, 당첨자가 누구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소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돈방석에 앉는 일이 꼭 해피엔딩이 되는 것만은 아니죠.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이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인구 2천 명밖에 안 되는 시골 동네에서 1억 4780만 유로, 우리 돈으로 무려 2640억 원을 거머쥔 로또 당첨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파브리지오(로또 응모자) : "저 같으면 은행에 놔두고 이자로 살겠어요. 한 달에 백만 유로씩은 나올 거 아니에요." 행운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47살 미혼 남성, 추첨 바로 전날 동네 카페에서 단 한 장의 로또를 구입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누가 벼락부자가 됐는지 우리는 다 알지만 말 안 합니다. 비밀이에요." 지난 1월부터 일곱 달 넘게 돈이 차곡차곡 쌓인 덕에, 2640억 원은 역대 가장 많은 당첨금이 됐습니다. 재작년 미국에서 4860억 원짜리 복권이 터졌지만, 그 때는 당첨자가 2명이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 국경을 넘어 로또를 사러 왔던 외국인들로 이미 쏠쏠한 수입을 거둔 이탈리아 정부는 이제 당첨금의 절반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수확도 거두게 됐습니다.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행운의 복권 당첨자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삶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영국에서 57억 원 로또에 당첨된 마이클 안토누치. 20살 모델과 결혼해 돈을 물 쓰듯 했지만 석 달 만에 이혼했고, 당첨 6년도 채 안 돼 재산을 모두 잃어 사무실 한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는 신세가 됐습니다. 16살 어린 나이에 39억 원을 얻은 캘리 로저스도 남편에게 돈을 뜯기고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결국 청소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타임스'는 수백만 파운드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행운아들을 추적한 결과, 3분의 1이 몇 년 지나지 않아 가진 돈을 모두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쉽게 생긴 돈, 쉽게 쓰기 마련. 철저한 자산 계획과 자제심 없이는 로또 당첨의 행운이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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