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 어려워진다

입력 2009.11.09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정부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본격 추진하는데,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던 칼 아이칸이 KT&G 인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수 개월 싸움 끝에 KT&G는 국민연금 등 백기사의 도움으로 힘겹게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아이칸은 천 5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뒤 빠져나갔습니다.

법무부가 이런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설 대책을 2년 동안 검토한 끝에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적대적 M&A가 시도될 때 기존 주주들이 새로운 주식을 싸게 발행한 뒤 사들이도록 해 우호 지분을 늘리도록 한다는 겁니다.

적대 세력은 신주를 인수하지 못하게 하거나 비싸게 사야되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가 어려워 진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김우현(검사/법무부 상사법무과장) : "방어 수단의 부재로 인해 낭비되는 기업역량을 생산적 투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주인수선택권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도가 '포이즌 필', 다시 말해 '독약'으로 불릴 만큼 부작용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김우찬(경제개혁연구소장) : "골키퍼를 세워주면 무리한 투자를 한다는 거죠. 기업가치 상승시키는 투자를 하는 게 아니고 외환위기 이전의 여러 가지 폐단이 나오는 겁니다."

적대적 M&A세력을 막기 위한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 이른바 투기자본을 막는 우리 기업들의 파수꾼이 될지, 아니면 재벌들의 경영권만 지켜주는 독약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적대적 인수합병 어려워진다
    • 입력 2009-11-09 21:33:50
    뉴스 9
<앵커 멘트> 정부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본격 추진하는데,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던 칼 아이칸이 KT&G 인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수 개월 싸움 끝에 KT&G는 국민연금 등 백기사의 도움으로 힘겹게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아이칸은 천 5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뒤 빠져나갔습니다. 법무부가 이런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설 대책을 2년 동안 검토한 끝에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적대적 M&A가 시도될 때 기존 주주들이 새로운 주식을 싸게 발행한 뒤 사들이도록 해 우호 지분을 늘리도록 한다는 겁니다. 적대 세력은 신주를 인수하지 못하게 하거나 비싸게 사야되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가 어려워 진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김우현(검사/법무부 상사법무과장) : "방어 수단의 부재로 인해 낭비되는 기업역량을 생산적 투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주인수선택권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도가 '포이즌 필', 다시 말해 '독약'으로 불릴 만큼 부작용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김우찬(경제개혁연구소장) : "골키퍼를 세워주면 무리한 투자를 한다는 거죠. 기업가치 상승시키는 투자를 하는 게 아니고 외환위기 이전의 여러 가지 폐단이 나오는 겁니다." 적대적 M&A세력을 막기 위한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 이른바 투기자본을 막는 우리 기업들의 파수꾼이 될지, 아니면 재벌들의 경영권만 지켜주는 독약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