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유족, 4·19 단체와 충돌…참배 무산

<앵커 멘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족이 공식적인 사죄의사를 밝히기 위해 오늘 처음으로 4.19 묘역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진정성 없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4.19 희생자 단체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 일행은 버스에서 내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거친 몸싸움 속에 준비해온 51년 만의 사과 성명을 한줄도 읽지 못했습니다.

<녹취> "4.19는 민주주의입니다."

<녹취> "독재를 해가지고..."

이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은 묘역 밖으로 밀려난 뒤에야 4.19 희생자에 대한 과오를 사죄하고, 화해를 청한다는 뜻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인수(박사/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 :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4.19의 민주주의 정신은 하나입니다."

4.19 단체들은 시늉뿐인 사과는 받지 않겠다며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전대열(4.19혁명공로자회 총무국장) : "진정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4.19 혁명 동지들이 오늘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쫓은 겁니다."

양측은 기념 동상 건립 등 최근의 이승만 추모 분위기에 대해서도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황용구(4.19 혁명 참가자) : "독재를 했던 사람은 역사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반대하는 거죠."

<인터뷰> 김일주(이승만기념사업회 사무총장) : "이승만은 독재자가 아닙니다. 그분은 나라를 세운 분이십니다."

사죄하겠다는 쪽과 못 받겠다는 쪽, 그 사이에 패인 50년 넘는 갈등의 골은 생각보다 더 깊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