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저축은행 끝없는 비리…감독 ‘구멍’

입력 2011.05.03 (22:10) 수정 2011.05.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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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검찰수사 결과는 정말 충격적입니다.



검찰이 밝혀낸 비리 규모는 모두 7조 6천억 원.



위장한 개발사업에 불법대출, 분식회계, 부당대출 통한 배임, 횡령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자기들 멋대로 썼다는 얘깁니다.



비리의 온상이 된 부산저축은행의 불법,탈법 실태를 먼저 최대수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저축은행이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택한 수법은 서류상의 회사 설립입니다.



독립사업체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섭니다.



그룹차원에서 아는 사람과 직원의 명의를 빌려 120개의 투자회사를 차린 뒤 고객 예금의 절반인 4조 6천억 원을 골프장과 납골당 등 PF사업에 쏟아 부었습니다.



<인터뷰>우병우(대검찰청 수사기획관/어제) :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실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시행사로 드러났습니다."



이 서류상의 투자회사들은 전문지식이 없는 직원 16명이 관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체 PF사업의 82%인 99개 사업장이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대출금은 부실화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직원 친인척 등의 명의로 7천5백억 원을 담보 없이 빌렸고, 이런 손실을 감추기 위해 장부까지 조작했습니다.



이런 분식 회계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2조 4천억 원의 이익을 본 것처럼 꾸며 대주주들은 329억 원의 배당금까지 챙겼습니다.



또 대주주인 박연호 회장은 영업정지가 예상되자, 아내 명의로 돼 있던 1억 7천백만 원의 예금을 미리 빼내가는 등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비리 백화점이었습니다.



<앵커 멘트>



부산저축 이용한 고객들로선 정말 어이없는 일입니다. 디지털스튜디오 연결해 좀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박찬형 기자! 결국 피해는 모두 예금자들에게 돌아가는 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그동안 부산저축은행에서는 자신들이 1등 저축은행이라는 점을 내세워, 갖은 방법으로 고객들을 유치했습니다.



예금자들은 그 말만 믿은게 아니라 공시된 부산저축은행의 경영상태도 보고 투자한 사람 많습니다.



바로 BIS 비율입니다.



이게 5% 이상이면 큰 문제 없다고 했는데 이게 다 거짓말이란겁니다.



경영공시도 가짜면 도대체 예금자들은 뭘 믿고 돈을 넣으라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이런거 잘 감시하라고 금융당국이 있는 거 아닐까요?



이어서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저축은 계열 저축은행 5곳 가운데 네 곳의 감사가 금융감독원 출신이었습니다.



전 금감원 국장과 수석검사역, 부국장, 하나같이 위장한 개발사업 구조를 알고 있었던 건 물론이고 분식회계까지 공모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감사기능 자체가 사실상 무력화된 겁니다.



또 한 가지 의문점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부산저축은행을 백일 넘게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을 검사한 기간은 무려 138일. 부실을 찾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공동검사기간과 부산저축은행이 분식회계를 진행한 기간이 겹칩니다.



검사중에 분식 회계를 하는 간 큰 행각을 보인 셈입니다.



금감원은 부족한 인력으로 이중장부를 통한 회계조작을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의 요소는 넓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역을 차지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금융감독기관이 소홀히 다룬 측면이 있습니다."



검찰은 검사가 부실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금감원 직원들의 줄 소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건 그렇다면 다른 저축은행은 안전할까. 이건데요.



박찬형 기자! 다른 저축은행은 괜찮은 겁니까?



<답변>



일단 걱정이 클 겁니다.



문제는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비리 혐의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부산저축은행 파장이 저축은행 전반으로 퍼질 것인지 김준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이번엔 저축은행 업계 4위인 제일저축은행에서 불법대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간부 직원이 1억 8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600억 원을 대출해 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제일저축은행 관계자 : "영업 담당 전문의 개인적인 비리 사건으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나 모든 상황은 이상이 없으므로..."



금감원도 제일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금자들은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예금자: "많이 불안하죠..부산저축은행 사건도 있고 해서"



과연 다른 저축은행들은 안전할까.



<녹취>김석동(금융위원장/지난 2월) :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영업조치를 추가적으로 부가할 곳이 없을 것으로..."



저축은행들의 6월말 BIS 자기자본비율이 나오는 7월 이후에는 추가 영업정지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2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금감원이 검사에 나설 경우 일부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축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8조 5천억 원 가운데 83%에 이르는 신용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예금자보호법의 보장한도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 원, 고액일 경우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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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저축은행 끝없는 비리…감독 ‘구멍’
    • 입력 2011-05-03 22:10:12
    • 수정2011-05-03 22:39:51
    뉴스 9
<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검찰수사 결과는 정말 충격적입니다.

검찰이 밝혀낸 비리 규모는 모두 7조 6천억 원.

위장한 개발사업에 불법대출, 분식회계, 부당대출 통한 배임, 횡령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자기들 멋대로 썼다는 얘깁니다.

비리의 온상이 된 부산저축은행의 불법,탈법 실태를 먼저 최대수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저축은행이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택한 수법은 서류상의 회사 설립입니다.

독립사업체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섭니다.

그룹차원에서 아는 사람과 직원의 명의를 빌려 120개의 투자회사를 차린 뒤 고객 예금의 절반인 4조 6천억 원을 골프장과 납골당 등 PF사업에 쏟아 부었습니다.

<인터뷰>우병우(대검찰청 수사기획관/어제) :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실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시행사로 드러났습니다."

이 서류상의 투자회사들은 전문지식이 없는 직원 16명이 관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체 PF사업의 82%인 99개 사업장이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대출금은 부실화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직원 친인척 등의 명의로 7천5백억 원을 담보 없이 빌렸고, 이런 손실을 감추기 위해 장부까지 조작했습니다.

이런 분식 회계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2조 4천억 원의 이익을 본 것처럼 꾸며 대주주들은 329억 원의 배당금까지 챙겼습니다.

또 대주주인 박연호 회장은 영업정지가 예상되자, 아내 명의로 돼 있던 1억 7천백만 원의 예금을 미리 빼내가는 등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비리 백화점이었습니다.

<앵커 멘트>

부산저축 이용한 고객들로선 정말 어이없는 일입니다. 디지털스튜디오 연결해 좀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박찬형 기자! 결국 피해는 모두 예금자들에게 돌아가는 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그동안 부산저축은행에서는 자신들이 1등 저축은행이라는 점을 내세워, 갖은 방법으로 고객들을 유치했습니다.

예금자들은 그 말만 믿은게 아니라 공시된 부산저축은행의 경영상태도 보고 투자한 사람 많습니다.

바로 BIS 비율입니다.

이게 5% 이상이면 큰 문제 없다고 했는데 이게 다 거짓말이란겁니다.

경영공시도 가짜면 도대체 예금자들은 뭘 믿고 돈을 넣으라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이런거 잘 감시하라고 금융당국이 있는 거 아닐까요?

이어서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저축은 계열 저축은행 5곳 가운데 네 곳의 감사가 금융감독원 출신이었습니다.

전 금감원 국장과 수석검사역, 부국장, 하나같이 위장한 개발사업 구조를 알고 있었던 건 물론이고 분식회계까지 공모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감사기능 자체가 사실상 무력화된 겁니다.

또 한 가지 의문점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부산저축은행을 백일 넘게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을 검사한 기간은 무려 138일. 부실을 찾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공동검사기간과 부산저축은행이 분식회계를 진행한 기간이 겹칩니다.

검사중에 분식 회계를 하는 간 큰 행각을 보인 셈입니다.

금감원은 부족한 인력으로 이중장부를 통한 회계조작을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의 요소는 넓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역을 차지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금융감독기관이 소홀히 다룬 측면이 있습니다."

검찰은 검사가 부실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금감원 직원들의 줄 소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건 그렇다면 다른 저축은행은 안전할까. 이건데요.

박찬형 기자! 다른 저축은행은 괜찮은 겁니까?

<답변>

일단 걱정이 클 겁니다.

문제는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비리 혐의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부산저축은행 파장이 저축은행 전반으로 퍼질 것인지 김준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이번엔 저축은행 업계 4위인 제일저축은행에서 불법대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간부 직원이 1억 8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600억 원을 대출해 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제일저축은행 관계자 : "영업 담당 전문의 개인적인 비리 사건으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나 모든 상황은 이상이 없으므로..."

금감원도 제일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금자들은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예금자: "많이 불안하죠..부산저축은행 사건도 있고 해서"

과연 다른 저축은행들은 안전할까.

<녹취>김석동(금융위원장/지난 2월) :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영업조치를 추가적으로 부가할 곳이 없을 것으로..."

저축은행들의 6월말 BIS 자기자본비율이 나오는 7월 이후에는 추가 영업정지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2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금감원이 검사에 나설 경우 일부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축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8조 5천억 원 가운데 83%에 이르는 신용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예금자보호법의 보장한도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 원, 고액일 경우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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