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가정 해체’ 어린이 10만 명…위험수위

입력 2011.05.05 (22:12) 수정 2011.05.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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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오늘처럼 기쁜날 가슴에 멍이 드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보호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 맡겨진 아동이 지난해에만 3만 5천명을 넘었습니다.



여기에, 부모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키우는 경우가 대략 6만명을 넘어, 모두 10 만 명의 아이들이 사실상 ’가정 해체’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음악을 좋아하는 현지.



10살 때 아빠가 재혼한 뒤 새 엄마의 학대가 심해 이 곳에 왔습니다.



성격이 밝아 적응도 잘했지만 마음 한 켠은 늘 부모 생각입니다.



<녹취>현지(가명/14살) : "아빠 엄마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역시 부모가 이혼한 미영이. 한때 아빠가 다시 데려가 키웠지만 밤늦게까지 배달일을 하느라 돌볼 사람이 없어, 또다시 아빠와 헤어져야 했습니다.



<녹취>미영(가명/11살) : "저도 아빠한테..꿈을 이룬걸 보여주고 싶어요."



일단 무너진 가정이 다시 회복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인터뷰>장병찬(그룹홈 ’하늘둥지’대표) : "형편이 안되는 거죠. 돈도 그렇고 .. 부부간에 새로운 부부들이니까 마음이 맞질 않고. 아이에 대해서 부담을 가지니까."



할머니와 단둘이서 월세 15만원짜리 집에서 사는 이 모 군은 3살때 엄마를 여의고, 아빠는 사업 실패로 잠적했습니다.



착하고, 공부도 곧잘하는 손자만 보면 할머니 가슴은 미어집니다.



<인터뷰>김광례(75살/조손가정 할머니) : "돈이 내가 넉넉해서 많이 있어서 먹고 싶다는 것 다해주면 얼마나 좋은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마음이 아파요."



부모의 이혼, 학대와 방임, 생활고 등으로 가정해체를 겪은 아이들 10만명이 지금도 아빠 엄마의 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엄마 아빠 품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참 많은데요.



김민철 기자, 이런 가정 해체의 원인은 주로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네, 주로 부모의 이혼과 학대 등이 꼽힙니다.



지난해 시설 등에서 보호중인 ’요보호’ 아동 8천5백여명을 발생 원인별로 보면 엄마가 미혼모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이혼, 학대 순이었습니다.



이혼의 경우,지난해엔 다소 줄었지만 매년 11만건을 넘고 있습니다.



특히, 부양의무가 있는 가족이 부양을 포기하는 경우가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는 15만 가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같은 가정 해체에 직면한 일부 청소년들은 일탈이나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십대 다섯 명이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한강에 버렸습니다.



대부분 부모가 이혼해 집을 나와 생활하는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인터뷰>최종상(마포서 형사과장) : "대부분은 편부모 가정이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지면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집을 나온 뒤 PC방 등지에서 함께 지내면서 비행을 일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녹취>이 모양(가출 경험 청소년/음성변조) : "돈 뺏고,그런 게 처음에는 나쁘다고 생각 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같이 뭔가 한다는 게 되게 편안함도 느끼고…"



가출청소년들과 어울리면서 범죄의 길에 빠져들어도 가족이 없는 만큼 이를 바로잡아줄 사람이 없습니다.



<녹취>김 모씨(가출 경험 대학생/음성변조) : "가족의 통제를 받는 아이들은 쉽게 나쁜 길로 잘 가지 않아요. 근데 보살핌 못 받으면 자유롭거든요. 친구들이랑 뭘 해도 부모님이 모르시고…"



가정 해체와 맞물려 한해 가출 청소년도 20만 명을 넘는 등 빠르게 늘고 있어 범죄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렇게까지 되기전에 해체된 가정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 치유 받을 곳이 필요할 텐데요?



<답변>



네, 최근엔 보호 시설보다는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사는 대안 가족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사회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박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초등학생부터 여고생까지 6명이 함께 사는 집입니다.



친자매처럼 정다워 보이지만 실은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정에서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 청소년들입니다.



이렇게 부모와 떨어진 아동 청소년이 관리자와 함께 사는 가정, 그룹 홈은 전국적으로 3백여 곳에 달합니다.



친 가정 같은 분위기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녹취>유○○(그룹 홈 거주/15살) : "우리는 이제 가족이다, 같이 가야한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청각 장애인 부모를 대신해 8살 어린이를 키우는 남명자 씨는 5년째 위탁모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남명자(위탁모) : "아이가 있어서 참 젊게 살거든요. 신세대 부부처럼 살아서 그런 부분에서 활력소를 받아요. 매우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만 4천여 명의 아동이 이런 위탁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은(어린이재단 가정위탁센터) : "그 가정 안에서 치료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적의 제도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위기 가정이 늘어나면서 혈연이 아닌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는 대안 가족의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공적 지원 확대가 절실해보입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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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가정 해체’ 어린이 10만 명…위험수위
    • 입력 2011-05-05 22:12:00
    • 수정2011-05-05 22: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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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오늘처럼 기쁜날 가슴에 멍이 드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보호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 맡겨진 아동이 지난해에만 3만 5천명을 넘었습니다.

여기에, 부모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키우는 경우가 대략 6만명을 넘어, 모두 10 만 명의 아이들이 사실상 ’가정 해체’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음악을 좋아하는 현지.

10살 때 아빠가 재혼한 뒤 새 엄마의 학대가 심해 이 곳에 왔습니다.

성격이 밝아 적응도 잘했지만 마음 한 켠은 늘 부모 생각입니다.

<녹취>현지(가명/14살) : "아빠 엄마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역시 부모가 이혼한 미영이. 한때 아빠가 다시 데려가 키웠지만 밤늦게까지 배달일을 하느라 돌볼 사람이 없어, 또다시 아빠와 헤어져야 했습니다.

<녹취>미영(가명/11살) : "저도 아빠한테..꿈을 이룬걸 보여주고 싶어요."

일단 무너진 가정이 다시 회복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인터뷰>장병찬(그룹홈 ’하늘둥지’대표) : "형편이 안되는 거죠. 돈도 그렇고 .. 부부간에 새로운 부부들이니까 마음이 맞질 않고. 아이에 대해서 부담을 가지니까."

할머니와 단둘이서 월세 15만원짜리 집에서 사는 이 모 군은 3살때 엄마를 여의고, 아빠는 사업 실패로 잠적했습니다.

착하고, 공부도 곧잘하는 손자만 보면 할머니 가슴은 미어집니다.

<인터뷰>김광례(75살/조손가정 할머니) : "돈이 내가 넉넉해서 많이 있어서 먹고 싶다는 것 다해주면 얼마나 좋은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마음이 아파요."

부모의 이혼, 학대와 방임, 생활고 등으로 가정해체를 겪은 아이들 10만명이 지금도 아빠 엄마의 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엄마 아빠 품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참 많은데요.

김민철 기자, 이런 가정 해체의 원인은 주로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네, 주로 부모의 이혼과 학대 등이 꼽힙니다.

지난해 시설 등에서 보호중인 ’요보호’ 아동 8천5백여명을 발생 원인별로 보면 엄마가 미혼모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이혼, 학대 순이었습니다.

이혼의 경우,지난해엔 다소 줄었지만 매년 11만건을 넘고 있습니다.

특히, 부양의무가 있는 가족이 부양을 포기하는 경우가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는 15만 가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같은 가정 해체에 직면한 일부 청소년들은 일탈이나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십대 다섯 명이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한강에 버렸습니다.

대부분 부모가 이혼해 집을 나와 생활하는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인터뷰>최종상(마포서 형사과장) : "대부분은 편부모 가정이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지면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집을 나온 뒤 PC방 등지에서 함께 지내면서 비행을 일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녹취>이 모양(가출 경험 청소년/음성변조) : "돈 뺏고,그런 게 처음에는 나쁘다고 생각 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같이 뭔가 한다는 게 되게 편안함도 느끼고…"

가출청소년들과 어울리면서 범죄의 길에 빠져들어도 가족이 없는 만큼 이를 바로잡아줄 사람이 없습니다.

<녹취>김 모씨(가출 경험 대학생/음성변조) : "가족의 통제를 받는 아이들은 쉽게 나쁜 길로 잘 가지 않아요. 근데 보살핌 못 받으면 자유롭거든요. 친구들이랑 뭘 해도 부모님이 모르시고…"

가정 해체와 맞물려 한해 가출 청소년도 20만 명을 넘는 등 빠르게 늘고 있어 범죄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렇게까지 되기전에 해체된 가정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 치유 받을 곳이 필요할 텐데요?

<답변>

네, 최근엔 보호 시설보다는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사는 대안 가족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사회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박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초등학생부터 여고생까지 6명이 함께 사는 집입니다.

친자매처럼 정다워 보이지만 실은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정에서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 청소년들입니다.

이렇게 부모와 떨어진 아동 청소년이 관리자와 함께 사는 가정, 그룹 홈은 전국적으로 3백여 곳에 달합니다.

친 가정 같은 분위기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녹취>유○○(그룹 홈 거주/15살) : "우리는 이제 가족이다, 같이 가야한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청각 장애인 부모를 대신해 8살 어린이를 키우는 남명자 씨는 5년째 위탁모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남명자(위탁모) : "아이가 있어서 참 젊게 살거든요. 신세대 부부처럼 살아서 그런 부분에서 활력소를 받아요. 매우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만 4천여 명의 아동이 이런 위탁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은(어린이재단 가정위탁센터) : "그 가정 안에서 치료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적의 제도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위기 가정이 늘어나면서 혈연이 아닌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는 대안 가족의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공적 지원 확대가 절실해보입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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