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갈등 여전…‘내사’ 해석 딴소리

<앵커 멘트>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합의된 지 하루만에 검찰과 경찰이 서로 딴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내사가 수사에 포함되느냐가 관건인데, 조현오 경찰청장은 내사까지 검사의 지휘를 받으라고 한다면 어제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말했습니다.

류호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조현오 경찰청장은 오늘 이례적으로 기자 간담회를 자청했습니다.

조 청장은 어제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196조 1항, 즉 검사가 모든 수사를 지휘한다는 조항은 '내사'를 제외한 개념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청장은 검찰이 경찰의 내사단계까지 지휘하겠다고 나선다면 검·경 수뇌부의 합의는 원천 무효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내사는 수사의 전 단계로, 수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어제 합의에서도 분명히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노철래(의원) : "'모든'의 범위에는 지금 현재 경찰에서 내사하는 것까지 포함됩니까?"

<녹취> 이귀남(법무부 장관) : "그 점에 관해선 논의하겠습니다. 경찰이 내사하는 것은 빠집니다."

<녹취> 노철래(의원) : "빠지는 게 확실합니까?"

<녹취> 이귀남(법무부 장관) : "예. 예. 예"

하지만, 오늘 검찰에선 다른 해석이 나왔습니다.

합의문 어디에도 내사를 제외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갈등은 수사의 범위를 규정할 '법무부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모든 경찰 수사에 대한 지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고, 경찰은 수사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검·경의 동상이몽 속에 어렵게 합의된 수사권 조정안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