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협동조합’…경제 새 해법?
입력 2012.12.03 (21:27)
수정 2012.12.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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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로 마련된 협동조합설립 신고창구입니다.
오늘부터 조합설립요건이 완화됐는데요,
첫 번째로 대리운전 기사들이 신고서를 냈습니다.
협동조합, 좀 낯설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기존 기업체와 달리,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근무시간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스스로 정합니다.
기존에는 농협과 소비자협동조합 등에만 머물렀었는데, 이제 전 분야로 넓어졌고, 요건도 완화돼 5명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합니다.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꼽히는 협동조합,
먼저, 앞서 설립된 조합들의 현주소를 우한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산지에서 김장재료가 막 도착했습니다.
김장재료를 나르는 사람들, 소비자협동조합 조합원들입니다.
<녹취> "동치무 하나랑 청각 하나 톳 하나 왔어요."
산지를 출발한 지 반나절도 안돼 조합원에게 도착합니다.
싱싱한 유기농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이 협동조합의 장점입니다.
<인터뷰> 황일유(생협 '한살림' 조합원) : "미나리에서도 민달팽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주일 정도 지나도 아삭아삭한 게 그대로 남은 거 보면, 뭐가 다르구나..."
전국 130여 곳에 매장을 둔 또 다른 생활협동 조합입니다.
어떤 물품을 파는지 볼까요.
무항생제 정육제품에서, 우리 밀로 만든 라면과 면류, 그리고 식품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공산품까지, 사실상 마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맞춤형 구두'도 나올 정도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부분 농축산물에 국한됩니다.
<녹취> 아이쿱 생협 관계자 : "주택이나 교육까지도 여러가지를 해야되는 상황이긴 한데요. (정부) 인프라 지원 측면에서 막혀 있는 것 같아요."
이윤의 집중이 아니라 확산을 추구하는 협동조합, 제도적 지원과 자본력만 뒷받침된다면 미래 경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를 맞아, 어떤 변화가 기대될까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파고들어,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동네수퍼들인데요,
이제 과일과 야채, 정육 등으로 쪼개진 동네수퍼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마트'를 만들면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대적할 수도 있습니다.
또,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뭉치면, 회사가 챙겼던 고율의 수수료를 자기 수입으로 가져가게 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대 만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돼, 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선 일부 협동조합들은 기존 기업체들이 받는 세금감면과 지원혜택에서 제외돼, 상대적 차별을 받게 됐는데요,
적어도 13개의 법을 더 고쳐야 혜택의 균형이 맞습니다.
그럼 협동조합의 산실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왔을까요.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네, 이곳은 협동조합의 고향이자 산실인 이탈리아 볼로냐입니다.
인구 40만 명이 채 안 되는 중소 도시지만 소득은 이탈리아 평균의 2배가 넘고, 실업률도 낮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공장단지도 없지만 잘 사는 이유는 바로 협동조합 때문인데요,
이곳 볼로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의 숫자만 무려 만 5천 개에 이르고, 분야는 농업에서부터 건설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인 코프가 운영하는 쇼핑센터.
한해 매출액이 20억 유로, 우리 돈 3조 원에 이릅니다.
먹거리부터 공산품까지 생필품 대부분을 조합원이 직접 생산해 최대 30%까지 싸게 팝니다.
<녹취> 스테파니아(조합원이자 마트 고객) : "다른 수퍼마켓에 비해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품 생산 분야까지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런 의사 결정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110만 조합원들의 뜻을 반영해 이뤄집니다
<녹취> 아드리아노 뚜리니(코프 사장) : "물건을 납품하는 많은 자영업 조합원들이 가게를 유지하며 발전할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 회사 협동조합.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일감이 줄었지만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대신 월급을 깎았고 지출도 줄였습니다.
<녹취> 빌리아나 브리크(광고회사 조합원) : "누구도 실직하지 않도록 고통을 분담하며 조합원들이 서로 협력했습니다."
협력과 연대라는 협동조합의 가치 실천이 우리의 과제인 경제 민주화 실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볼로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새로 마련된 협동조합설립 신고창구입니다.
오늘부터 조합설립요건이 완화됐는데요,
첫 번째로 대리운전 기사들이 신고서를 냈습니다.
협동조합, 좀 낯설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기존 기업체와 달리,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근무시간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스스로 정합니다.
기존에는 농협과 소비자협동조합 등에만 머물렀었는데, 이제 전 분야로 넓어졌고, 요건도 완화돼 5명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합니다.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꼽히는 협동조합,
먼저, 앞서 설립된 조합들의 현주소를 우한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산지에서 김장재료가 막 도착했습니다.
김장재료를 나르는 사람들, 소비자협동조합 조합원들입니다.
<녹취> "동치무 하나랑 청각 하나 톳 하나 왔어요."
산지를 출발한 지 반나절도 안돼 조합원에게 도착합니다.
싱싱한 유기농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이 협동조합의 장점입니다.
<인터뷰> 황일유(생협 '한살림' 조합원) : "미나리에서도 민달팽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주일 정도 지나도 아삭아삭한 게 그대로 남은 거 보면, 뭐가 다르구나..."
전국 130여 곳에 매장을 둔 또 다른 생활협동 조합입니다.
어떤 물품을 파는지 볼까요.
무항생제 정육제품에서, 우리 밀로 만든 라면과 면류, 그리고 식품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공산품까지, 사실상 마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맞춤형 구두'도 나올 정도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부분 농축산물에 국한됩니다.
<녹취> 아이쿱 생협 관계자 : "주택이나 교육까지도 여러가지를 해야되는 상황이긴 한데요. (정부) 인프라 지원 측면에서 막혀 있는 것 같아요."
이윤의 집중이 아니라 확산을 추구하는 협동조합, 제도적 지원과 자본력만 뒷받침된다면 미래 경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를 맞아, 어떤 변화가 기대될까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파고들어,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동네수퍼들인데요,
이제 과일과 야채, 정육 등으로 쪼개진 동네수퍼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마트'를 만들면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대적할 수도 있습니다.
또,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뭉치면, 회사가 챙겼던 고율의 수수료를 자기 수입으로 가져가게 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대 만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돼, 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선 일부 협동조합들은 기존 기업체들이 받는 세금감면과 지원혜택에서 제외돼, 상대적 차별을 받게 됐는데요,
적어도 13개의 법을 더 고쳐야 혜택의 균형이 맞습니다.
그럼 협동조합의 산실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왔을까요.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네, 이곳은 협동조합의 고향이자 산실인 이탈리아 볼로냐입니다.
인구 40만 명이 채 안 되는 중소 도시지만 소득은 이탈리아 평균의 2배가 넘고, 실업률도 낮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공장단지도 없지만 잘 사는 이유는 바로 협동조합 때문인데요,
이곳 볼로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의 숫자만 무려 만 5천 개에 이르고, 분야는 농업에서부터 건설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인 코프가 운영하는 쇼핑센터.
한해 매출액이 20억 유로, 우리 돈 3조 원에 이릅니다.
먹거리부터 공산품까지 생필품 대부분을 조합원이 직접 생산해 최대 30%까지 싸게 팝니다.
<녹취> 스테파니아(조합원이자 마트 고객) : "다른 수퍼마켓에 비해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품 생산 분야까지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런 의사 결정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110만 조합원들의 뜻을 반영해 이뤄집니다
<녹취> 아드리아노 뚜리니(코프 사장) : "물건을 납품하는 많은 자영업 조합원들이 가게를 유지하며 발전할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 회사 협동조합.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일감이 줄었지만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대신 월급을 깎았고 지출도 줄였습니다.
<녹취> 빌리아나 브리크(광고회사 조합원) : "누구도 실직하지 않도록 고통을 분담하며 조합원들이 서로 협력했습니다."
협력과 연대라는 협동조합의 가치 실천이 우리의 과제인 경제 민주화 실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볼로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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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12-03 21:31:44
- 수정2012-12-04 15:22:34
<앵커 멘트>
새로 마련된 협동조합설립 신고창구입니다.
오늘부터 조합설립요건이 완화됐는데요,
첫 번째로 대리운전 기사들이 신고서를 냈습니다.
협동조합, 좀 낯설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기존 기업체와 달리,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근무시간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스스로 정합니다.
기존에는 농협과 소비자협동조합 등에만 머물렀었는데, 이제 전 분야로 넓어졌고, 요건도 완화돼 5명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합니다.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꼽히는 협동조합,
먼저, 앞서 설립된 조합들의 현주소를 우한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산지에서 김장재료가 막 도착했습니다.
김장재료를 나르는 사람들, 소비자협동조합 조합원들입니다.
<녹취> "동치무 하나랑 청각 하나 톳 하나 왔어요."
산지를 출발한 지 반나절도 안돼 조합원에게 도착합니다.
싱싱한 유기농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이 협동조합의 장점입니다.
<인터뷰> 황일유(생협 '한살림' 조합원) : "미나리에서도 민달팽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주일 정도 지나도 아삭아삭한 게 그대로 남은 거 보면, 뭐가 다르구나..."
전국 130여 곳에 매장을 둔 또 다른 생활협동 조합입니다.
어떤 물품을 파는지 볼까요.
무항생제 정육제품에서, 우리 밀로 만든 라면과 면류, 그리고 식품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공산품까지, 사실상 마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맞춤형 구두'도 나올 정도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부분 농축산물에 국한됩니다.
<녹취> 아이쿱 생협 관계자 : "주택이나 교육까지도 여러가지를 해야되는 상황이긴 한데요. (정부) 인프라 지원 측면에서 막혀 있는 것 같아요."
이윤의 집중이 아니라 확산을 추구하는 협동조합, 제도적 지원과 자본력만 뒷받침된다면 미래 경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를 맞아, 어떤 변화가 기대될까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파고들어,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동네수퍼들인데요,
이제 과일과 야채, 정육 등으로 쪼개진 동네수퍼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마트'를 만들면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대적할 수도 있습니다.
또,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뭉치면, 회사가 챙겼던 고율의 수수료를 자기 수입으로 가져가게 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대 만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돼, 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선 일부 협동조합들은 기존 기업체들이 받는 세금감면과 지원혜택에서 제외돼, 상대적 차별을 받게 됐는데요,
적어도 13개의 법을 더 고쳐야 혜택의 균형이 맞습니다.
그럼 협동조합의 산실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왔을까요.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네, 이곳은 협동조합의 고향이자 산실인 이탈리아 볼로냐입니다.
인구 40만 명이 채 안 되는 중소 도시지만 소득은 이탈리아 평균의 2배가 넘고, 실업률도 낮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공장단지도 없지만 잘 사는 이유는 바로 협동조합 때문인데요,
이곳 볼로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의 숫자만 무려 만 5천 개에 이르고, 분야는 농업에서부터 건설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인 코프가 운영하는 쇼핑센터.
한해 매출액이 20억 유로, 우리 돈 3조 원에 이릅니다.
먹거리부터 공산품까지 생필품 대부분을 조합원이 직접 생산해 최대 30%까지 싸게 팝니다.
<녹취> 스테파니아(조합원이자 마트 고객) : "다른 수퍼마켓에 비해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품 생산 분야까지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런 의사 결정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110만 조합원들의 뜻을 반영해 이뤄집니다
<녹취> 아드리아노 뚜리니(코프 사장) : "물건을 납품하는 많은 자영업 조합원들이 가게를 유지하며 발전할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 회사 협동조합.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일감이 줄었지만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대신 월급을 깎았고 지출도 줄였습니다.
<녹취> 빌리아나 브리크(광고회사 조합원) : "누구도 실직하지 않도록 고통을 분담하며 조합원들이 서로 협력했습니다."
협력과 연대라는 협동조합의 가치 실천이 우리의 과제인 경제 민주화 실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볼로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새로 마련된 협동조합설립 신고창구입니다.
오늘부터 조합설립요건이 완화됐는데요,
첫 번째로 대리운전 기사들이 신고서를 냈습니다.
협동조합, 좀 낯설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기존 기업체와 달리,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근무시간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스스로 정합니다.
기존에는 농협과 소비자협동조합 등에만 머물렀었는데, 이제 전 분야로 넓어졌고, 요건도 완화돼 5명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합니다.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꼽히는 협동조합,
먼저, 앞서 설립된 조합들의 현주소를 우한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산지에서 김장재료가 막 도착했습니다.
김장재료를 나르는 사람들, 소비자협동조합 조합원들입니다.
<녹취> "동치무 하나랑 청각 하나 톳 하나 왔어요."
산지를 출발한 지 반나절도 안돼 조합원에게 도착합니다.
싱싱한 유기농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이 협동조합의 장점입니다.
<인터뷰> 황일유(생협 '한살림' 조합원) : "미나리에서도 민달팽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주일 정도 지나도 아삭아삭한 게 그대로 남은 거 보면, 뭐가 다르구나..."
전국 130여 곳에 매장을 둔 또 다른 생활협동 조합입니다.
어떤 물품을 파는지 볼까요.
무항생제 정육제품에서, 우리 밀로 만든 라면과 면류, 그리고 식품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공산품까지, 사실상 마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맞춤형 구두'도 나올 정도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부분 농축산물에 국한됩니다.
<녹취> 아이쿱 생협 관계자 : "주택이나 교육까지도 여러가지를 해야되는 상황이긴 한데요. (정부) 인프라 지원 측면에서 막혀 있는 것 같아요."
이윤의 집중이 아니라 확산을 추구하는 협동조합, 제도적 지원과 자본력만 뒷받침된다면 미래 경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를 맞아, 어떤 변화가 기대될까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파고들어,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동네수퍼들인데요,
이제 과일과 야채, 정육 등으로 쪼개진 동네수퍼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마트'를 만들면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대적할 수도 있습니다.
또,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뭉치면, 회사가 챙겼던 고율의 수수료를 자기 수입으로 가져가게 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대 만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돼, 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선 일부 협동조합들은 기존 기업체들이 받는 세금감면과 지원혜택에서 제외돼, 상대적 차별을 받게 됐는데요,
적어도 13개의 법을 더 고쳐야 혜택의 균형이 맞습니다.
그럼 협동조합의 산실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왔을까요.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네, 이곳은 협동조합의 고향이자 산실인 이탈리아 볼로냐입니다.
인구 40만 명이 채 안 되는 중소 도시지만 소득은 이탈리아 평균의 2배가 넘고, 실업률도 낮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공장단지도 없지만 잘 사는 이유는 바로 협동조합 때문인데요,
이곳 볼로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의 숫자만 무려 만 5천 개에 이르고, 분야는 농업에서부터 건설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인 코프가 운영하는 쇼핑센터.
한해 매출액이 20억 유로, 우리 돈 3조 원에 이릅니다.
먹거리부터 공산품까지 생필품 대부분을 조합원이 직접 생산해 최대 30%까지 싸게 팝니다.
<녹취> 스테파니아(조합원이자 마트 고객) : "다른 수퍼마켓에 비해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품 생산 분야까지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런 의사 결정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110만 조합원들의 뜻을 반영해 이뤄집니다
<녹취> 아드리아노 뚜리니(코프 사장) : "물건을 납품하는 많은 자영업 조합원들이 가게를 유지하며 발전할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 회사 협동조합.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일감이 줄었지만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대신 월급을 깎았고 지출도 줄였습니다.
<녹취> 빌리아나 브리크(광고회사 조합원) : "누구도 실직하지 않도록 고통을 분담하며 조합원들이 서로 협력했습니다."
협력과 연대라는 협동조합의 가치 실천이 우리의 과제인 경제 민주화 실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볼로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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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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