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백골을 유병언으로 어떻게 확인했나?

입력 2014.07.22 (22:12) 수정 2014.07.2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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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미 심하게 부패하고 백골이 드러난 시신이 어떻게 유병언씨라는 사실을 확인했을까요?

또 신원확인까지 왜 40일이나 걸렸는지?

이런저런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는 변사체를 유병언씨로 확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유씨가 도주하면서 남긴 단서는 어떤 게 있었는지 신지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사람이 머문 곳에는 지문이나 모발 등 생체 정보가 남게 됩니다.

검경 합동수사팀이 유병언 전 회장을 쫓으며 주력한 건 1차적으로는 신병 확보였지만 동시에 생체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싸우자! 싸우자!"

5월 21일 검경 수사팀이 핵심도피처인 금수원에 진입했지만 유 씨측의 치밀한 대응에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나흘 뒤인 5월 25일, 제보를 받은 검경이 전남 순천의 별장을 덮치면서 급진전이 이뤄집니다.

이곳에서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이 발견됐습니다.

첫 생체 정보였습니다.

이어 6월 11일, 금수원에 재진입한 검경은 유씨의 사진 작업실에서 면봉과 머리카락 등을 확보했습니다.

<녹취> 이태종(구원파 대변인) : "유병언 회장이 쓰던 비누, 지문이나 침 묻어있는 이런 걸 수거한 것 같고요."

증거물 감식 결과 순천별장에서 발견한 체액과 동일한 DNA가 검출됐습니다.

이틀 뒤 친형 유병일씨를 체포하면서 형제간 DNA 비교도 가능해졌습니다.

최종 단서는 40일 전 발견된 변사체에서 나왔습니다.

엉덩이뼈 DNA와 오른쪽 집게 손가락에서 찾아낸 지문이 유씨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경찰이 유병언씨를 확인한 첫 단서는 DNA 입니다.

인체의 모든 세포에는 가운데 부분, 여기 세포핵과 또 미토콘드리아에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있는데요, 경찰은 시신에서 추출한 DNA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유병언씨의 DNA 정보를 이용했습니다.

우선 DNA에서 사람마다 다른 특별한 부위 18곳을 찾아 비교하는 건 데요.

이미 확보한 유병언씨 DNA 시료와 시신의 DNA를 분석한 결과 정점의 모양과 숫자가 일치해 동일인으로 판정한 겁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정점 중 하나라도 달랐다면 유병언씨가 아닌 다른 사람인거죠.

확보한 DNA가 유병언씨의 것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서 시신의 DNA를 유병언씨 친형의 DNA와도 비교했습니다.

먼저 남자들만 갖고 있는 Y 염색체.

DNA가 서로 일치했고, 또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같아 형제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같은 DNA 검사로 유병언씨임을 잠정 확인한 경찰이 최종 판단 근거는 지문입니다.

시신의 지문과 유병언씨 지문의 등고선과 배열, 간격 등이 일치했습니다.

이런 DNA 분석과 지문 확인은 단 며칠이면 끝나는 작업인데도 변사체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판단으로 40일이나 걸린 겁니다.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분석이 얼마나 정확한지 정연욱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DNA 분석에 사용되는 유전자 모양과 숫자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DNA와 같을 확률은 0.1% 미만.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면 전 세계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승재(휴먼패스 대표) : "그 마커를 가지고 검사를 하게 되면 정확도가 99.9% 이상이 나올 수밖에 없고요. 99.9%이하일 경우에는 친자라든지 동일인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이번 분석에는 유병언씨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엉덩이 뼈에서 채취한 DNA가 사용됐습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 체액 등 다른 부위보다 DNA를 채취하기 어렵지만 더 많은 유전자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분석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신경진(연세대 법의학과) : "유병언씨의 생존 DNA 정보가 정확하다는 가정하에 유병언 씨의 시신에서 나온 유전자 정보가 일치한다면 오류의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확성 때문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데도 부모와 시신의 DNA를 대조해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됐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주요 범죄자의 DNA를 수집해 범죄 현장의 DNA와 대조하는 'DNA 신원확인시스템'이 도입돼 검거율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문까지 확보되면 신원확인의 정확도는 100%와 다름없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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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백골을 유병언으로 어떻게 확인했나?
    • 입력 2014-07-22 21:10:26
    • 수정2014-07-22 22: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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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심하게 부패하고 백골이 드러난 시신이 어떻게 유병언씨라는 사실을 확인했을까요?

또 신원확인까지 왜 40일이나 걸렸는지?

이런저런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는 변사체를 유병언씨로 확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유씨가 도주하면서 남긴 단서는 어떤 게 있었는지 신지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사람이 머문 곳에는 지문이나 모발 등 생체 정보가 남게 됩니다.

검경 합동수사팀이 유병언 전 회장을 쫓으며 주력한 건 1차적으로는 신병 확보였지만 동시에 생체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싸우자! 싸우자!"

5월 21일 검경 수사팀이 핵심도피처인 금수원에 진입했지만 유 씨측의 치밀한 대응에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나흘 뒤인 5월 25일, 제보를 받은 검경이 전남 순천의 별장을 덮치면서 급진전이 이뤄집니다.

이곳에서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이 발견됐습니다.

첫 생체 정보였습니다.

이어 6월 11일, 금수원에 재진입한 검경은 유씨의 사진 작업실에서 면봉과 머리카락 등을 확보했습니다.

<녹취> 이태종(구원파 대변인) : "유병언 회장이 쓰던 비누, 지문이나 침 묻어있는 이런 걸 수거한 것 같고요."

증거물 감식 결과 순천별장에서 발견한 체액과 동일한 DNA가 검출됐습니다.

이틀 뒤 친형 유병일씨를 체포하면서 형제간 DNA 비교도 가능해졌습니다.

최종 단서는 40일 전 발견된 변사체에서 나왔습니다.

엉덩이뼈 DNA와 오른쪽 집게 손가락에서 찾아낸 지문이 유씨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경찰이 유병언씨를 확인한 첫 단서는 DNA 입니다.

인체의 모든 세포에는 가운데 부분, 여기 세포핵과 또 미토콘드리아에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있는데요, 경찰은 시신에서 추출한 DNA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유병언씨의 DNA 정보를 이용했습니다.

우선 DNA에서 사람마다 다른 특별한 부위 18곳을 찾아 비교하는 건 데요.

이미 확보한 유병언씨 DNA 시료와 시신의 DNA를 분석한 결과 정점의 모양과 숫자가 일치해 동일인으로 판정한 겁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정점 중 하나라도 달랐다면 유병언씨가 아닌 다른 사람인거죠.

확보한 DNA가 유병언씨의 것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서 시신의 DNA를 유병언씨 친형의 DNA와도 비교했습니다.

먼저 남자들만 갖고 있는 Y 염색체.

DNA가 서로 일치했고, 또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같아 형제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같은 DNA 검사로 유병언씨임을 잠정 확인한 경찰이 최종 판단 근거는 지문입니다.

시신의 지문과 유병언씨 지문의 등고선과 배열, 간격 등이 일치했습니다.

이런 DNA 분석과 지문 확인은 단 며칠이면 끝나는 작업인데도 변사체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판단으로 40일이나 걸린 겁니다.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분석이 얼마나 정확한지 정연욱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DNA 분석에 사용되는 유전자 모양과 숫자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DNA와 같을 확률은 0.1% 미만.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면 전 세계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승재(휴먼패스 대표) : "그 마커를 가지고 검사를 하게 되면 정확도가 99.9% 이상이 나올 수밖에 없고요. 99.9%이하일 경우에는 친자라든지 동일인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이번 분석에는 유병언씨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엉덩이 뼈에서 채취한 DNA가 사용됐습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 체액 등 다른 부위보다 DNA를 채취하기 어렵지만 더 많은 유전자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분석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신경진(연세대 법의학과) : "유병언씨의 생존 DNA 정보가 정확하다는 가정하에 유병언 씨의 시신에서 나온 유전자 정보가 일치한다면 오류의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확성 때문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데도 부모와 시신의 DNA를 대조해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됐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주요 범죄자의 DNA를 수집해 범죄 현장의 DNA와 대조하는 'DNA 신원확인시스템'이 도입돼 검거율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문까지 확보되면 신원확인의 정확도는 100%와 다름없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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