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약한 곳에 풍력발전기?…수십억 원 ‘헛돈’

입력 2015.05.19 (21:34) 수정 2015.05.19 (21: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바람도 없는 곳에 74억원이나 들여 설치된 풍력 발전기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 내내 서 있기만 하는, 경인 아라뱃길의 풍력 발전기인데요.

어쩌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인 아라뱃길에 설치된 2기의 풍력발전기입니다.

지난 2011년 9월 74억 원을 들여 세워졌습니다.

당시 수자원 공사는 평균 풍속 초당 4.4m 로 연평균 3633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 사업을 강행했습니다.

수공의 내부 자료입니다.

수공은 지난해 이 풍력발전기 2기로 모두 1776Mw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왜 이렇게 전기 생산량이 적을까?

지난해 이곳의 평균 풍속은 초당 3.7미터.

발전기가 처음으로 발전을 시작하는 풍속 3.5미터를 겨우 넘어섭니다.

첫 예상치 4.4미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녹취> 풍력업체 관계자 : "많이 나와야 (풍속이)4m정도 나오는 지역이고 이런 데는 풍력을 하면 안 되죠. 풍력발전 하지 말아야 되는 곳에 가서 풍력발전기를 세웠네요."

풍력발전기를 세우려면 적어도 1년 이상 풍속을 측정해 타당성을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공은 2010년 11월부터 여섯 달 동안, 그러니까 바람이 상대적으로 강한 겨울과 봄에만 풍속을 측정했습니다.

<인터뷰> 수자원공사 관계자 : "(처음에 풍력발전기를 여기에 만들 때 그건 예상을 못 하셨나요? 바람이 적다?) 글쎄요."

지난해 수공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팔아 거둔 수익은 2억 5천만 원.

이대로라면 발전기를 세우는데 들어간 74억 원을 회수하는 데 30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 풍력 발전기의 수명은 20년에 불과해 최소 수십억 원의 돈을 낭비한 셈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바람 약한 곳에 풍력발전기?…수십억 원 ‘헛돈’
    • 입력 2015-05-19 21:34:49
    • 수정2015-05-19 21:44:41
    뉴스 9
<앵커 멘트>

바람도 없는 곳에 74억원이나 들여 설치된 풍력 발전기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 내내 서 있기만 하는, 경인 아라뱃길의 풍력 발전기인데요.

어쩌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인 아라뱃길에 설치된 2기의 풍력발전기입니다.

지난 2011년 9월 74억 원을 들여 세워졌습니다.

당시 수자원 공사는 평균 풍속 초당 4.4m 로 연평균 3633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 사업을 강행했습니다.

수공의 내부 자료입니다.

수공은 지난해 이 풍력발전기 2기로 모두 1776Mw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왜 이렇게 전기 생산량이 적을까?

지난해 이곳의 평균 풍속은 초당 3.7미터.

발전기가 처음으로 발전을 시작하는 풍속 3.5미터를 겨우 넘어섭니다.

첫 예상치 4.4미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녹취> 풍력업체 관계자 : "많이 나와야 (풍속이)4m정도 나오는 지역이고 이런 데는 풍력을 하면 안 되죠. 풍력발전 하지 말아야 되는 곳에 가서 풍력발전기를 세웠네요."

풍력발전기를 세우려면 적어도 1년 이상 풍속을 측정해 타당성을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공은 2010년 11월부터 여섯 달 동안, 그러니까 바람이 상대적으로 강한 겨울과 봄에만 풍속을 측정했습니다.

<인터뷰> 수자원공사 관계자 : "(처음에 풍력발전기를 여기에 만들 때 그건 예상을 못 하셨나요? 바람이 적다?) 글쎄요."

지난해 수공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팔아 거둔 수익은 2억 5천만 원.

이대로라면 발전기를 세우는데 들어간 74억 원을 회수하는 데 30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 풍력 발전기의 수명은 20년에 불과해 최소 수십억 원의 돈을 낭비한 셈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