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도 못 간 게…” 폭언·폭행에 우는 사회복무요원

입력 2018.10.01 (21:37) 수정 2018.10.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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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도 전해드렸듯이 오늘(1일) 국군의 날인데요.

이번에는 민간에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에 관한 얘깁니다.

일하고 있는 소속 기관에서 가혹행위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현역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초 장애인복지관에 배치받은 사회복무요원 A씨.

배치 직후부터 관리 직원과 갈등이 생겼습니다.

[관리 직원/음성변조 : "그 친구랑 한 달만 같이 있어 보면 그 친구도 어른 공경할 줄 모르고, 자기만 알고..."]

사무실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수시로 연출됐고, 폭언과 욕설도 반복됐습니다.

[관리 직원/음성변조/지난 3월 : "XX놈아. 야, 너 꺼져. 이 XX가 돌아 가지고. 따지는 데 니 표정이 어땠어? X나 X같았어. 내가 그랬지, 표정 관리하라고..."]

병무청에 고충 민원을 넣었지만 처리는 쉽지 않았습니다.

[A씨/사회복무요원/음성변조 : "시간만 질질 끌려고 하고, 면담 온다고 해도 (복무지도관이) 그냥 말도 안 듣고. 할머니랑 같이 가서 눈물 흘리면서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지하철 사회복무요원 이경재 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민원인/음성변조/지난 8월 : "어디 못 끌려가서 군대 여기 와서 있는 놈이 XX 꼴값을 떨고 있네..."]

민원인에게서 폭언을 당했지만, 복무 기관은 조용히 넘어가자며 종용할 뿐이었습니다.

괴롭힘이나 가혹행위에 시달릴 때, 현역병은 '마음의 편지'등으로 익명 신고할 수 있고, 국방부 전담 기구가 비밀 조사를 진행합니다.

반면, 사회복무요원은 소속 기관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병무청에 복무지도관이 있지만, 사회복무요원 5백여 명에 지도관 1명 꼴입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팀장 : "군인의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이 되었을 뿐이지, 본인들이 희망해서 사회복무요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 의무를 잘 마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국에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5만 8천여 명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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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도 못 간 게…” 폭언·폭행에 우는 사회복무요원
    • 입력 2018-10-01 21:41:16
    • 수정2018-10-01 21:47:35
    뉴스 9
[앵커]

앞서도 전해드렸듯이 오늘(1일) 국군의 날인데요.

이번에는 민간에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에 관한 얘깁니다.

일하고 있는 소속 기관에서 가혹행위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현역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초 장애인복지관에 배치받은 사회복무요원 A씨.

배치 직후부터 관리 직원과 갈등이 생겼습니다.

[관리 직원/음성변조 : "그 친구랑 한 달만 같이 있어 보면 그 친구도 어른 공경할 줄 모르고, 자기만 알고..."]

사무실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수시로 연출됐고, 폭언과 욕설도 반복됐습니다.

[관리 직원/음성변조/지난 3월 : "XX놈아. 야, 너 꺼져. 이 XX가 돌아 가지고. 따지는 데 니 표정이 어땠어? X나 X같았어. 내가 그랬지, 표정 관리하라고..."]

병무청에 고충 민원을 넣었지만 처리는 쉽지 않았습니다.

[A씨/사회복무요원/음성변조 : "시간만 질질 끌려고 하고, 면담 온다고 해도 (복무지도관이) 그냥 말도 안 듣고. 할머니랑 같이 가서 눈물 흘리면서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지하철 사회복무요원 이경재 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민원인/음성변조/지난 8월 : "어디 못 끌려가서 군대 여기 와서 있는 놈이 XX 꼴값을 떨고 있네..."]

민원인에게서 폭언을 당했지만, 복무 기관은 조용히 넘어가자며 종용할 뿐이었습니다.

괴롭힘이나 가혹행위에 시달릴 때, 현역병은 '마음의 편지'등으로 익명 신고할 수 있고, 국방부 전담 기구가 비밀 조사를 진행합니다.

반면, 사회복무요원은 소속 기관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병무청에 복무지도관이 있지만, 사회복무요원 5백여 명에 지도관 1명 꼴입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팀장 : "군인의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이 되었을 뿐이지, 본인들이 희망해서 사회복무요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 의무를 잘 마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국에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5만 8천여 명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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