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의자 빼고 타지 발령까지”
입력 2025.02.19 (18:09)
수정 2025.02.19 (18: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관련법이 제정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피해 직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항의 한 생산공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최근 노동 당국이 피해 직원에 대한 구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계열사 포항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며 20년 넘게 근무한 A 씨.
2021년부터 1년간 공장장으로부터 폭언 등에 시달리다 노동청에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 받았습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일을 개떡같이 한다'든지, '네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 스스로 그만두라'라든지. 인격 모독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 징계는 이뤄졌지만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고, 잡초 제거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또, 1년 간의 육아 휴직 후 돌아온 A 씨에게 사측은 복사기를 올려놓은 책상에서 근무하도록 했고, 의자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A 씨를 광양공장으로 발령 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A 씨는 갑작스러운 발령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A 씨/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저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고…."]
이에 대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가해자 징계를 거쳐 종결됐다"며, "인사 발령 건도 괴롭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가 A 씨의 생활상 불이익 등을 고려해 부당 전직으로 보고 구제 명령을 내리자, 사측은 뒤늦게 인사 발령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19년 괴롭힘 금지법 제정 이후 가장 많은 만 2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괴롭힘 피해자의 과반수는 도리어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관련법이 제정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피해 직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항의 한 생산공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최근 노동 당국이 피해 직원에 대한 구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계열사 포항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며 20년 넘게 근무한 A 씨.
2021년부터 1년간 공장장으로부터 폭언 등에 시달리다 노동청에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 받았습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일을 개떡같이 한다'든지, '네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 스스로 그만두라'라든지. 인격 모독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 징계는 이뤄졌지만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고, 잡초 제거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또, 1년 간의 육아 휴직 후 돌아온 A 씨에게 사측은 복사기를 올려놓은 책상에서 근무하도록 했고, 의자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A 씨를 광양공장으로 발령 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A 씨는 갑작스러운 발령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A 씨/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저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고…."]
이에 대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가해자 징계를 거쳐 종결됐다"며, "인사 발령 건도 괴롭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가 A 씨의 생활상 불이익 등을 고려해 부당 전직으로 보고 구제 명령을 내리자, 사측은 뒤늦게 인사 발령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19년 괴롭힘 금지법 제정 이후 가장 많은 만 2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괴롭힘 피해자의 과반수는 도리어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의자 빼고 타지 발령까지”
-
- 입력 2025-02-19 18:09:51
- 수정2025-02-19 18:42:03

[앵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관련법이 제정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피해 직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항의 한 생산공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최근 노동 당국이 피해 직원에 대한 구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계열사 포항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며 20년 넘게 근무한 A 씨.
2021년부터 1년간 공장장으로부터 폭언 등에 시달리다 노동청에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 받았습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일을 개떡같이 한다'든지, '네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 스스로 그만두라'라든지. 인격 모독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 징계는 이뤄졌지만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고, 잡초 제거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또, 1년 간의 육아 휴직 후 돌아온 A 씨에게 사측은 복사기를 올려놓은 책상에서 근무하도록 했고, 의자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A 씨를 광양공장으로 발령 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A 씨는 갑작스러운 발령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A 씨/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저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고…."]
이에 대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가해자 징계를 거쳐 종결됐다"며, "인사 발령 건도 괴롭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가 A 씨의 생활상 불이익 등을 고려해 부당 전직으로 보고 구제 명령을 내리자, 사측은 뒤늦게 인사 발령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19년 괴롭힘 금지법 제정 이후 가장 많은 만 2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괴롭힘 피해자의 과반수는 도리어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관련법이 제정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피해 직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항의 한 생산공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최근 노동 당국이 피해 직원에 대한 구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계열사 포항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며 20년 넘게 근무한 A 씨.
2021년부터 1년간 공장장으로부터 폭언 등에 시달리다 노동청에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 받았습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일을 개떡같이 한다'든지, '네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 스스로 그만두라'라든지. 인격 모독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 징계는 이뤄졌지만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고, 잡초 제거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또, 1년 간의 육아 휴직 후 돌아온 A 씨에게 사측은 복사기를 올려놓은 책상에서 근무하도록 했고, 의자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A 씨를 광양공장으로 발령 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A 씨는 갑작스러운 발령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A 씨/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 "저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고…."]
이에 대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가해자 징계를 거쳐 종결됐다"며, "인사 발령 건도 괴롭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가 A 씨의 생활상 불이익 등을 고려해 부당 전직으로 보고 구제 명령을 내리자, 사측은 뒤늦게 인사 발령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19년 괴롭힘 금지법 제정 이후 가장 많은 만 2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괴롭힘 피해자의 과반수는 도리어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
-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이지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