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 잃은 부부, 가해자 용서…안구 기증

입력 2006.02.02 (22:0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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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부부가, 참 쉽지 않은 결정을 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20대 가해자에게 선처를 베풀고 숨진 아들의 각막은 다른사람을 위해 기증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3일, 바퀴 달린 운동화를 신고 횡단 보도를 건너던 초등학교 5학년 조 모 군은 23살 이모 씨가 몰던 승합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음주 운전까지 한 이 씨는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숨진 조 군의 부모는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경찰: "합의금도 받지 않고 합의를 해서... 불구속 됐죠."

조 군의 부모는 외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20대 청년의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녹취>조 군 아버지: "이제 막 사회로 나와야 할 청년을 감옥 보내가지고 내 마음의 상처를 달랠 수 있을 것이냐..."

대신 이 씨에게 당부한 것은 100일 동안의 봉사활동뿐이었습니다.

<녹취>가해자 이 씨: "한 사람이 더 사는 것처럼...열심히 살 겁니다. 그 사람 몫까지...최선을 다해서."

또 조 군 부모는 한 대학병원에서 각막 기증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는 선뜻 아들의 안구도 기증했습니다.

<녹취>숨진 조 군 아버지: "우리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던 눈을 (다른)사람에게, 좋은데 쓰여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외아들을 잃은 충격과 슬픔으로 지금도 병원 치료를 받는 조 씨 부부, 자신들의 용서를 통해 안타까운 희생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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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아들 잃은 부부, 가해자 용서…안구 기증
    • 입력 2006-02-02 21:12:5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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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부부가, 참 쉽지 않은 결정을 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20대 가해자에게 선처를 베풀고 숨진 아들의 각막은 다른사람을 위해 기증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3일, 바퀴 달린 운동화를 신고 횡단 보도를 건너던 초등학교 5학년 조 모 군은 23살 이모 씨가 몰던 승합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음주 운전까지 한 이 씨는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숨진 조 군의 부모는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경찰: "합의금도 받지 않고 합의를 해서... 불구속 됐죠." 조 군의 부모는 외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20대 청년의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녹취>조 군 아버지: "이제 막 사회로 나와야 할 청년을 감옥 보내가지고 내 마음의 상처를 달랠 수 있을 것이냐..." 대신 이 씨에게 당부한 것은 100일 동안의 봉사활동뿐이었습니다. <녹취>가해자 이 씨: "한 사람이 더 사는 것처럼...열심히 살 겁니다. 그 사람 몫까지...최선을 다해서." 또 조 군 부모는 한 대학병원에서 각막 기증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는 선뜻 아들의 안구도 기증했습니다. <녹취>숨진 조 군 아버지: "우리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던 눈을 (다른)사람에게, 좋은데 쓰여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외아들을 잃은 충격과 슬픔으로 지금도 병원 치료를 받는 조 씨 부부, 자신들의 용서를 통해 안타까운 희생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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