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사회 헌납’ 면죄부 아니다

입력 2006.04.19 (22:0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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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현대차 그룹의 1조원 헌납 발표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삼성그룹처럼 기업비리가 터지자 거액의 사회헌납카드를 꺼내든 행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기부금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정인석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슬 퍼렇던 5,6공 시절 재벌의 사재 출연은 권력의 강압에 따른 헌납이었습니다.

SK 최태원 회장 등 2000년을 전후한 사재 출연은 부실 기업의 경영 정상화 성격이 짙었습니다.

비리 수사와 맞물려 사회 공헌 바람이 인 것은 두달 전 삼성이 8천억원 헌납 의사를 밝히면서부텁니다.

<녹취>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2월 7일): " 8천억원 상당의 기금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하기로 하였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삼성 따라가기'가 아니냐는 이런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사회 환원의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이전갑 (현대차그룹 부회장):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됐던 주식을 사회환원함으로써 그 부분을 깨끗하게 처리하고 싶고요."

그러나 비리가 터진 뒤 부랴부랴 기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녹취>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 전근대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고치고 다시는 그렇게 않하겠다 이렇게 나와야 하는 것 아니예요?"

주주들의 의견도 묻지않은 채 재벌 총수가 일방적으로 사회 환원을 발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또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비자금의 조성과 용처 등에 대한 진실고백은 전혀 없어 국면돌파용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습니다.

아름답고 숭고해야 할 진정한 기부와 거리가 멀다는 얘깁니다.

<녹취>정무성 (교수/숭실대 사회사업학과): " 잘못하면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를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면죄부를 받기위한 수단으로서 사회환원을 하는 것은 더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기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비리와 검찰 수사, 기부는 잘 어울리지않는 조합임에 분명합니다. 기부가 면죄부가 돼선 안된다는 원칙 정립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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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사회 헌납’ 면죄부 아니다
    • 입력 2006-04-19 21:12:3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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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현대차 그룹의 1조원 헌납 발표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삼성그룹처럼 기업비리가 터지자 거액의 사회헌납카드를 꺼내든 행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기부금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정인석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슬 퍼렇던 5,6공 시절 재벌의 사재 출연은 권력의 강압에 따른 헌납이었습니다. SK 최태원 회장 등 2000년을 전후한 사재 출연은 부실 기업의 경영 정상화 성격이 짙었습니다. 비리 수사와 맞물려 사회 공헌 바람이 인 것은 두달 전 삼성이 8천억원 헌납 의사를 밝히면서부텁니다. <녹취>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2월 7일): " 8천억원 상당의 기금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하기로 하였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삼성 따라가기'가 아니냐는 이런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사회 환원의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이전갑 (현대차그룹 부회장):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됐던 주식을 사회환원함으로써 그 부분을 깨끗하게 처리하고 싶고요." 그러나 비리가 터진 뒤 부랴부랴 기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녹취>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 전근대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고치고 다시는 그렇게 않하겠다 이렇게 나와야 하는 것 아니예요?" 주주들의 의견도 묻지않은 채 재벌 총수가 일방적으로 사회 환원을 발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또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비자금의 조성과 용처 등에 대한 진실고백은 전혀 없어 국면돌파용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습니다. 아름답고 숭고해야 할 진정한 기부와 거리가 멀다는 얘깁니다. <녹취>정무성 (교수/숭실대 사회사업학과): " 잘못하면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를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면죄부를 받기위한 수단으로서 사회환원을 하는 것은 더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기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비리와 검찰 수사, 기부는 잘 어울리지않는 조합임에 분명합니다. 기부가 면죄부가 돼선 안된다는 원칙 정립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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