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한-미 관세협상, ‘도광양회’의 자세로, 왜?
입력 2025.07.29 (16:37)
수정 2025.07.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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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시간 : 7월 29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양희 /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https://youtu.be/2dHzJessMtE
◎김용준: 관세 협상 시한이 사나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의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일본과 EU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만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과연 그럴지, 또 일본과 EU의 대규모 투자 약속을 받아낸 미국이 우리에게는 농축산물 개방까지 제시하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또 무엇을 얻어내야 하고 얻어낼 카드는 있는지, 있다면 무엇일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말씀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양희: 안녕하세요?
◎김용준: 안녕하십니까? 일단 우리보다 앞서 협상을 끝낸 국가들 상황을 좀 보면요. 지난주 미국과 일본에 이어서 EU도 15% 상호 관세에 합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아니면 진행 중인 게 또 앞으로 있을까요?
▼김양희: 아무도 모릅니다.
◎김용준: 아무도 모른다.
▼김양희: 제가 봤을 때는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게 거의 없다는 게 중요한 어떤 포인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직은 패권 강국이 맞다, 이렇게 팔 비틀어서 일본은 물론 EU 같은 큰 어떤 거대 경제권도 이렇게 쥐어짜내는 힘은 아직까지 갖고 있구나.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실제 뭔가 강압에 의해서 내놓긴 했는데 내놓은 걸 갖고 양쪽이 다 설왕설래 말이 많죠. 그 부분은 나름 미국 쪽에서 상당히 다급하게 서둘러서 뭔가 좀 큰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는 하고 있지만 실상 어떤지는 정확하지 않다는 그 부분은 우리가 좀 간과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지금 같은 맥락에서 EU의 경우에는 주요 외신들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완전한 무역 협정이라기보다는 합의를 위한 틀이다. 세부 사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거겠죠. 지금 6000억 달러 정도 투자를 EU가 한다고 하지만 사실 EU가 그럴 만한 어떤 자금력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인가, 또 강제할 수 있는 것인가, 어차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 보니까 이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마무리가 된 협상이 맞아? 이런 얘기가 나와요.
▼김양희: 일본과의 협상도 그렇고 EU와의 협상도 동상이몽, 아전인수, 엉망진창.
◎김용준: 엉망진창까지요.
▼김양희: 예컨대, 오늘 아침에 또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폴리티코에서 미국에 투자한다는 6000억 달러가 그거 유럽이 보장하는 거 아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미국이 EU에 수출할 때는 자동차 관세가 10%예요. 그런데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2.5%예요. 그래서 이런 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트럼프는 문제 삼아 왔어요. 우리는 2.5%밖에 안 부과하는데 너네는 10%나 부과하냐 했는데...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이번에 그와 관련해서 거의 아무 말이 없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만 재미있게도 EU는 오히려 10%를 2.5%로 깎았어요. 그리고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이전에 2.5%를 부과했으면 됐던 거를 15%로 올려놨어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쉬쉬하고 말을 잘 안 해요.
◎김용준: 그러게요.
▼김양희: 이런 부분이라든가 어느 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그걸 저는 좀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끝났다고 보면 안 된다, 이 부분을 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뭐 몇천억 달러가 이제 조달된다는 이런 발표 같은 것들이 트럼프 입장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보증을 할 수 없는 것을 지금 받아낸 거잖아요. 그리고 15% 관세 협상을 도출해냈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어떤 공허한 어떤 협상을 가지고 와서 마치 뭔가 해낸 것처럼 하려는 듯한 의도를 뭐라고 우리가 분석하면 될지 궁금해요.
▼김양희: 근본 원인은 미국 트럼프에 있는 거죠. 트럼프가 너무 강압적으로 무리하게 많은 요구를 하는데, 비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일단은 포장은 그럴싸하게 해 주는데 실상은 현실 속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들을 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자꾸 아전인수,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이 상당 기간 저는 갈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 좀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입장에서 지금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어떤 의도로 보고 있는지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좀 주목할 부분이, 이 관세의 용도에 대한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나가고 있습니다.
◎김용준: 관세의 용도가 바뀐다.
▼김양희: 관세를 어떻게 쓰려고 하는가. 처음에 미국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건 뭐였죠? 관세를 통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
◎김용준: 그랬었죠.
▼김양희: 라고 얘기를 했죠. 그거를 요구하면서 그 중요한 기반으로 얘기한 게 IEEPA라는 국제긴급수권법이라고 하는 것들을 토대로 했는데, 문제는 이 IEEPA라고 하는 것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동이 걸렸어요. 미국의 법원에서. 그리고 이게 자칫하면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트럼프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게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그 상호 관세 부과하는 그 법적 기반이 IEEPA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서 빨리 뭔가를 얻어내야 돼요. 그리고 바꿔 말하면 이것을 깎기 위해서 일본이나 EU나 한국도 마찬가지로 뭔가를 양보한다고 했을 때 그게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는 불필요한 양보를 하는 게 될 수도 있죠. 반대로 그것이 되지 않도록 빨리 이걸 기반으로 자꾸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면서 무리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도 좀 강조를 하고 싶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지금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좀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엡스타인 문제가 제기가 되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돼요?
◎김용준: 분산시켜야 되겠죠.
▼김양희: 다른 쪽으로 돌려야 됩니다. 그래서 자꾸 뭔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갖다가 펑펑 터트려야 돼서 그것에 조금 다분히 맞추다 보니까 이런 모양새에 누가 봐도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 만들어지는 건데,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힘든 부분이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동차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그래픽을 보면서 좀 설명을 드리면,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팔 경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취임 전에는 2.5%였던 것이 27.5%가 됐다가 이번 합의로 15%가 됐고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는 유럽에 수출할 때 기존 10%에 2.5%로 인하가 됐다는 것은 일단 유럽연합의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15%라는 수치가 결코 달가운 건 아니다라고 볼 수가 있을까요?
▼김양희: 그렇죠. 처음에 2.5%였어요. 그런데 이게 25%로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거죠. 그러다가 이거를 15%로 깎아주면 엄청나게 많이 깎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거죠.
◎김용준: 착시가 있는.
▼김양희: 그걸 유도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15% 그 자체가 과연 싸냐, 절대 아니라는 거죠. 애초에 2.5%라는 거죠. 이게 또 하나 뭐가 문제가 되냐면, 아직 명확하진 않은데 지금 자동차에 있어서는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수입해 오는 것에 대해서는 25%를 문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골치 아파지는 게, 아니, 30년 넘게 자유무역협정을 했던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려 25%를 내고 역외국인 EU에서 들여오는 건 10%밖에 안 낸다고 했을 때 캐나다나 멕시코에 나가 있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이걸 반길 리가 없죠. 또 하나는 미국 업체가 수입만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체가 수출도 하죠. 그런데 그 수출할 때 들어가는 자동차의 상당 부분은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합니다.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그 수입하는 부품의 15% 관세 부과된다고 했을 때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엉망진창으로 공급망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가 뭐 일본과 유럽연합의 협상 과정을 쭉 보면서 좀 큰 그림으로 보자면 현재 협상이 어떤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고 우리가 보면 될까요?
▼김양희: 저는 이제 지금 우리가 당장 며칠 후에 협상이 있다고 하니까 상당히 협상에서 무엇을 얻어내야 돼라는 부분들을 많이 좀 조바심을 내면서 볼 수 있겠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있는 게,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라고 하는 부분들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미국이 관세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저는 이 부분을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IEEPA에 기반한 상호 관세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래서 미국은 지금 뭐에다 공을 들이느냐, 상호 관세가 아니라 품목 관세를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거. 그다음에 사실 미국은 처음에 강조했던 게 제조업 부활이고 그다음에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는 거였어요.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지금까지 봤을 때 실제 최종적으로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명을 한 나라는 단 한 나라, 영국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지금 미국이 보이는 모습은 어떻게 보이냐면 오히려 자기네들이 잘 못 하는 제조업의 수입을 줄이겠다가 아니라 그건 줄이기 힘드니까 오히려 그거를 강한 무기로 써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에너지라든가 농산품, 무기를 상대국에 파는 것, 그리고 상대국이 만약에 관세가 높다 하면 그걸 제로로 만들면서 무혈입성을 한다든가 그 나라에 비관세 장벽이 많다고 얘기하면서 그 나라의 비관세 장벽을 많이 없애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서비스 수출하는 쪽으로,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을 때 우리도 그럼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우리는 어디에다가 초점을 맞춰야 되지? 하는 것들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다고 얘기가 있고 협상의 지렛대가 없다, 결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지금 앞서 저희가 소개해 드린 것처럼 그런 와중에 마스가라고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도 우리가 좀 얻을 건 얻고 취할 건 취할 수 있는 어떤 카드 중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양희: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한미 관계 자체가 변화해 왔다고 하는 것을, 한미 관계의 어떤 재구축 시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줄 게 없지 않아요. 우리가 줄 게 많아서 문제인 거예요. 우리가 줄 게 많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을 뺏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될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안 뺏길까도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이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부분도 좀 생각해야 돼요. 단적으로 마스가 좋습니다. 오케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조선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고 했을 때 그 반대급부로 미국이 정말 잘하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AI라든가 항공우주, 방산, 이런 쪽에서 어떻게 윈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좀 생각할 필요가 있죠.
◎김용준: 줄 건 주고 우리가 얻을 건 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하셨는데, 지금 일본의 경우를 보면요, 550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제시를 했는데, 이게 지금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이거는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이런 걸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궁금해요.
▼김양희: 일단 아까 EU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일본에서도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그걸 갖다가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뭐가 팩트인지 우리 잘 몰라요. 1 대 9라는 것도 다분히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보다는 오케이, 지금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얻어야 될 것이 무엇이냐,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려보면 일단 최소한 일본이나 EU가 받아낸 상호 관세 15%, 그것은 최소한으로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가져가야 된다. 단, 단, 사실은 우리가 거기에서 만족하면 안 되는 게, 우리는 일본과 EU와는 달리 한미 FTA를 맺었죠.
◎김용준: FTA가 맺어져 있긴 하죠.
▼김양희: 관세가 제로인 나라예요. 그런 나라가 관세가 제로가 아닌 나라, 물론 조금 낮기는 하지만 그런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양보를 받아내는 것은 아닌 거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는 최소한 USMCA, 캐나다나 멕시코가 받는 것과 어떤 동등한 수준을 요구를 해야 하고 받아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중요한 거는 제가 아까 IEEPA를 얘기했죠. 상호관세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호 관세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양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 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품목 관세, 특히 우리 자동차 수출의 50% 이상이 미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 품목 관세를 최소한 미국이나 EU가 한 거, 그 정도는 받아내야 된다, 이런 것들을 그래서 상호 관세보다는 품목 관세에 주의해야 된다. 그리고 우리는 FTA를 맺은 나라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를 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투자에 있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잘하는 것을 주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받아오면서 서로 윈윈이 되는 진정한 상호주의를 좀 추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제 8월 1일이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한이다 보니까 며칠 안 남았다. 그런데 정치권 언론도 그렇고요. 국민들도 좀 다급한 마음인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장기전을 언급하신 이유도 아직까지 뭐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 협상 이후에 어떤 추이를 좀 더 봐야 된다는 건가요? 왜 장기전을 언급하신 건지요?
▼김양희: 일단 예컨대 한국, EU, 일본이 15% 상호 관세를 OK, 수용을 해서 그렇게 갔다, 그러면 모두가 끝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15%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분석도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렇게 갔을 때 GDP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간다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봤을 때 나중에 설령 조금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과연 미국 안에서 이 관세 그대로 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현실적으로 EU나 미국이 타결을 한 상황에서 우리만 끝까지 버티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좀 더 길게 봤을 때는 이게 고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기로 봐야 되고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거는 좀 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한미 관계가 이렇게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미래의 한미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그런 차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은 아닌 미국에 대해서 군사적으로, 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자강을 이루어낼 것인가, 그 자강에 보탬이 되는 차원으로 어떻게 이번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판 도광양회를 우리는 이제 고민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관세 협상 관련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양희 /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https://youtu.be/2dHzJessMtE
◎김용준: 관세 협상 시한이 사나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의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일본과 EU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만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과연 그럴지, 또 일본과 EU의 대규모 투자 약속을 받아낸 미국이 우리에게는 농축산물 개방까지 제시하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또 무엇을 얻어내야 하고 얻어낼 카드는 있는지, 있다면 무엇일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말씀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양희: 안녕하세요?
◎김용준: 안녕하십니까? 일단 우리보다 앞서 협상을 끝낸 국가들 상황을 좀 보면요. 지난주 미국과 일본에 이어서 EU도 15% 상호 관세에 합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아니면 진행 중인 게 또 앞으로 있을까요?
▼김양희: 아무도 모릅니다.
◎김용준: 아무도 모른다.
▼김양희: 제가 봤을 때는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게 거의 없다는 게 중요한 어떤 포인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직은 패권 강국이 맞다, 이렇게 팔 비틀어서 일본은 물론 EU 같은 큰 어떤 거대 경제권도 이렇게 쥐어짜내는 힘은 아직까지 갖고 있구나.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실제 뭔가 강압에 의해서 내놓긴 했는데 내놓은 걸 갖고 양쪽이 다 설왕설래 말이 많죠. 그 부분은 나름 미국 쪽에서 상당히 다급하게 서둘러서 뭔가 좀 큰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는 하고 있지만 실상 어떤지는 정확하지 않다는 그 부분은 우리가 좀 간과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지금 같은 맥락에서 EU의 경우에는 주요 외신들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완전한 무역 협정이라기보다는 합의를 위한 틀이다. 세부 사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거겠죠. 지금 6000억 달러 정도 투자를 EU가 한다고 하지만 사실 EU가 그럴 만한 어떤 자금력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인가, 또 강제할 수 있는 것인가, 어차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 보니까 이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마무리가 된 협상이 맞아? 이런 얘기가 나와요.
▼김양희: 일본과의 협상도 그렇고 EU와의 협상도 동상이몽, 아전인수, 엉망진창.
◎김용준: 엉망진창까지요.
▼김양희: 예컨대, 오늘 아침에 또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폴리티코에서 미국에 투자한다는 6000억 달러가 그거 유럽이 보장하는 거 아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미국이 EU에 수출할 때는 자동차 관세가 10%예요. 그런데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2.5%예요. 그래서 이런 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트럼프는 문제 삼아 왔어요. 우리는 2.5%밖에 안 부과하는데 너네는 10%나 부과하냐 했는데...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이번에 그와 관련해서 거의 아무 말이 없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만 재미있게도 EU는 오히려 10%를 2.5%로 깎았어요. 그리고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이전에 2.5%를 부과했으면 됐던 거를 15%로 올려놨어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쉬쉬하고 말을 잘 안 해요.
◎김용준: 그러게요.
▼김양희: 이런 부분이라든가 어느 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그걸 저는 좀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끝났다고 보면 안 된다, 이 부분을 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뭐 몇천억 달러가 이제 조달된다는 이런 발표 같은 것들이 트럼프 입장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보증을 할 수 없는 것을 지금 받아낸 거잖아요. 그리고 15% 관세 협상을 도출해냈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어떤 공허한 어떤 협상을 가지고 와서 마치 뭔가 해낸 것처럼 하려는 듯한 의도를 뭐라고 우리가 분석하면 될지 궁금해요.
▼김양희: 근본 원인은 미국 트럼프에 있는 거죠. 트럼프가 너무 강압적으로 무리하게 많은 요구를 하는데, 비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일단은 포장은 그럴싸하게 해 주는데 실상은 현실 속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들을 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자꾸 아전인수,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이 상당 기간 저는 갈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 좀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입장에서 지금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어떤 의도로 보고 있는지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좀 주목할 부분이, 이 관세의 용도에 대한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나가고 있습니다.
◎김용준: 관세의 용도가 바뀐다.
▼김양희: 관세를 어떻게 쓰려고 하는가. 처음에 미국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건 뭐였죠? 관세를 통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
◎김용준: 그랬었죠.
▼김양희: 라고 얘기를 했죠. 그거를 요구하면서 그 중요한 기반으로 얘기한 게 IEEPA라는 국제긴급수권법이라고 하는 것들을 토대로 했는데, 문제는 이 IEEPA라고 하는 것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동이 걸렸어요. 미국의 법원에서. 그리고 이게 자칫하면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트럼프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게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그 상호 관세 부과하는 그 법적 기반이 IEEPA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서 빨리 뭔가를 얻어내야 돼요. 그리고 바꿔 말하면 이것을 깎기 위해서 일본이나 EU나 한국도 마찬가지로 뭔가를 양보한다고 했을 때 그게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는 불필요한 양보를 하는 게 될 수도 있죠. 반대로 그것이 되지 않도록 빨리 이걸 기반으로 자꾸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면서 무리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도 좀 강조를 하고 싶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지금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좀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엡스타인 문제가 제기가 되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돼요?
◎김용준: 분산시켜야 되겠죠.
▼김양희: 다른 쪽으로 돌려야 됩니다. 그래서 자꾸 뭔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갖다가 펑펑 터트려야 돼서 그것에 조금 다분히 맞추다 보니까 이런 모양새에 누가 봐도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 만들어지는 건데,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힘든 부분이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동차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그래픽을 보면서 좀 설명을 드리면,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팔 경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취임 전에는 2.5%였던 것이 27.5%가 됐다가 이번 합의로 15%가 됐고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는 유럽에 수출할 때 기존 10%에 2.5%로 인하가 됐다는 것은 일단 유럽연합의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15%라는 수치가 결코 달가운 건 아니다라고 볼 수가 있을까요?
▼김양희: 그렇죠. 처음에 2.5%였어요. 그런데 이게 25%로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거죠. 그러다가 이거를 15%로 깎아주면 엄청나게 많이 깎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거죠.
◎김용준: 착시가 있는.
▼김양희: 그걸 유도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15% 그 자체가 과연 싸냐, 절대 아니라는 거죠. 애초에 2.5%라는 거죠. 이게 또 하나 뭐가 문제가 되냐면, 아직 명확하진 않은데 지금 자동차에 있어서는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수입해 오는 것에 대해서는 25%를 문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골치 아파지는 게, 아니, 30년 넘게 자유무역협정을 했던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려 25%를 내고 역외국인 EU에서 들여오는 건 10%밖에 안 낸다고 했을 때 캐나다나 멕시코에 나가 있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이걸 반길 리가 없죠. 또 하나는 미국 업체가 수입만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체가 수출도 하죠. 그런데 그 수출할 때 들어가는 자동차의 상당 부분은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합니다.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그 수입하는 부품의 15% 관세 부과된다고 했을 때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엉망진창으로 공급망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가 뭐 일본과 유럽연합의 협상 과정을 쭉 보면서 좀 큰 그림으로 보자면 현재 협상이 어떤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고 우리가 보면 될까요?
▼김양희: 저는 이제 지금 우리가 당장 며칠 후에 협상이 있다고 하니까 상당히 협상에서 무엇을 얻어내야 돼라는 부분들을 많이 좀 조바심을 내면서 볼 수 있겠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있는 게,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라고 하는 부분들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미국이 관세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저는 이 부분을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IEEPA에 기반한 상호 관세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래서 미국은 지금 뭐에다 공을 들이느냐, 상호 관세가 아니라 품목 관세를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거. 그다음에 사실 미국은 처음에 강조했던 게 제조업 부활이고 그다음에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는 거였어요.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지금까지 봤을 때 실제 최종적으로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명을 한 나라는 단 한 나라, 영국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지금 미국이 보이는 모습은 어떻게 보이냐면 오히려 자기네들이 잘 못 하는 제조업의 수입을 줄이겠다가 아니라 그건 줄이기 힘드니까 오히려 그거를 강한 무기로 써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에너지라든가 농산품, 무기를 상대국에 파는 것, 그리고 상대국이 만약에 관세가 높다 하면 그걸 제로로 만들면서 무혈입성을 한다든가 그 나라에 비관세 장벽이 많다고 얘기하면서 그 나라의 비관세 장벽을 많이 없애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서비스 수출하는 쪽으로,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을 때 우리도 그럼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우리는 어디에다가 초점을 맞춰야 되지? 하는 것들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다고 얘기가 있고 협상의 지렛대가 없다, 결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지금 앞서 저희가 소개해 드린 것처럼 그런 와중에 마스가라고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도 우리가 좀 얻을 건 얻고 취할 건 취할 수 있는 어떤 카드 중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양희: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한미 관계 자체가 변화해 왔다고 하는 것을, 한미 관계의 어떤 재구축 시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줄 게 없지 않아요. 우리가 줄 게 많아서 문제인 거예요. 우리가 줄 게 많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을 뺏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될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안 뺏길까도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이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부분도 좀 생각해야 돼요. 단적으로 마스가 좋습니다. 오케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조선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고 했을 때 그 반대급부로 미국이 정말 잘하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AI라든가 항공우주, 방산, 이런 쪽에서 어떻게 윈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좀 생각할 필요가 있죠.
◎김용준: 줄 건 주고 우리가 얻을 건 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하셨는데, 지금 일본의 경우를 보면요, 550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제시를 했는데, 이게 지금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이거는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이런 걸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궁금해요.
▼김양희: 일단 아까 EU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일본에서도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그걸 갖다가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뭐가 팩트인지 우리 잘 몰라요. 1 대 9라는 것도 다분히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보다는 오케이, 지금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얻어야 될 것이 무엇이냐,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려보면 일단 최소한 일본이나 EU가 받아낸 상호 관세 15%, 그것은 최소한으로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가져가야 된다. 단, 단, 사실은 우리가 거기에서 만족하면 안 되는 게, 우리는 일본과 EU와는 달리 한미 FTA를 맺었죠.
◎김용준: FTA가 맺어져 있긴 하죠.
▼김양희: 관세가 제로인 나라예요. 그런 나라가 관세가 제로가 아닌 나라, 물론 조금 낮기는 하지만 그런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양보를 받아내는 것은 아닌 거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는 최소한 USMCA, 캐나다나 멕시코가 받는 것과 어떤 동등한 수준을 요구를 해야 하고 받아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중요한 거는 제가 아까 IEEPA를 얘기했죠. 상호관세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호 관세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양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 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품목 관세, 특히 우리 자동차 수출의 50% 이상이 미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 품목 관세를 최소한 미국이나 EU가 한 거, 그 정도는 받아내야 된다, 이런 것들을 그래서 상호 관세보다는 품목 관세에 주의해야 된다. 그리고 우리는 FTA를 맺은 나라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를 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투자에 있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잘하는 것을 주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받아오면서 서로 윈윈이 되는 진정한 상호주의를 좀 추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제 8월 1일이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한이다 보니까 며칠 안 남았다. 그런데 정치권 언론도 그렇고요. 국민들도 좀 다급한 마음인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장기전을 언급하신 이유도 아직까지 뭐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 협상 이후에 어떤 추이를 좀 더 봐야 된다는 건가요? 왜 장기전을 언급하신 건지요?
▼김양희: 일단 예컨대 한국, EU, 일본이 15% 상호 관세를 OK, 수용을 해서 그렇게 갔다, 그러면 모두가 끝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15%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분석도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렇게 갔을 때 GDP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간다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봤을 때 나중에 설령 조금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과연 미국 안에서 이 관세 그대로 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현실적으로 EU나 미국이 타결을 한 상황에서 우리만 끝까지 버티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좀 더 길게 봤을 때는 이게 고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기로 봐야 되고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거는 좀 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한미 관계가 이렇게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미래의 한미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그런 차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은 아닌 미국에 대해서 군사적으로, 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자강을 이루어낼 것인가, 그 자강에 보탬이 되는 차원으로 어떻게 이번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판 도광양회를 우리는 이제 고민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관세 협상 관련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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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한-미 관세협상, ‘도광양회’의 자세로, 왜?
-
- 입력 2025-07-29 16:37:45
- 수정2025-07-29 17:43:42

■ 방송 시간 : 7월 29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양희 /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https://youtu.be/2dHzJessMtE
◎김용준: 관세 협상 시한이 사나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의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일본과 EU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만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과연 그럴지, 또 일본과 EU의 대규모 투자 약속을 받아낸 미국이 우리에게는 농축산물 개방까지 제시하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또 무엇을 얻어내야 하고 얻어낼 카드는 있는지, 있다면 무엇일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말씀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양희: 안녕하세요?
◎김용준: 안녕하십니까? 일단 우리보다 앞서 협상을 끝낸 국가들 상황을 좀 보면요. 지난주 미국과 일본에 이어서 EU도 15% 상호 관세에 합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아니면 진행 중인 게 또 앞으로 있을까요?
▼김양희: 아무도 모릅니다.
◎김용준: 아무도 모른다.
▼김양희: 제가 봤을 때는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게 거의 없다는 게 중요한 어떤 포인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직은 패권 강국이 맞다, 이렇게 팔 비틀어서 일본은 물론 EU 같은 큰 어떤 거대 경제권도 이렇게 쥐어짜내는 힘은 아직까지 갖고 있구나.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실제 뭔가 강압에 의해서 내놓긴 했는데 내놓은 걸 갖고 양쪽이 다 설왕설래 말이 많죠. 그 부분은 나름 미국 쪽에서 상당히 다급하게 서둘러서 뭔가 좀 큰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는 하고 있지만 실상 어떤지는 정확하지 않다는 그 부분은 우리가 좀 간과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지금 같은 맥락에서 EU의 경우에는 주요 외신들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완전한 무역 협정이라기보다는 합의를 위한 틀이다. 세부 사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거겠죠. 지금 6000억 달러 정도 투자를 EU가 한다고 하지만 사실 EU가 그럴 만한 어떤 자금력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인가, 또 강제할 수 있는 것인가, 어차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 보니까 이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마무리가 된 협상이 맞아? 이런 얘기가 나와요.
▼김양희: 일본과의 협상도 그렇고 EU와의 협상도 동상이몽, 아전인수, 엉망진창.
◎김용준: 엉망진창까지요.
▼김양희: 예컨대, 오늘 아침에 또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폴리티코에서 미국에 투자한다는 6000억 달러가 그거 유럽이 보장하는 거 아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미국이 EU에 수출할 때는 자동차 관세가 10%예요. 그런데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2.5%예요. 그래서 이런 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트럼프는 문제 삼아 왔어요. 우리는 2.5%밖에 안 부과하는데 너네는 10%나 부과하냐 했는데...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이번에 그와 관련해서 거의 아무 말이 없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만 재미있게도 EU는 오히려 10%를 2.5%로 깎았어요. 그리고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이전에 2.5%를 부과했으면 됐던 거를 15%로 올려놨어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쉬쉬하고 말을 잘 안 해요.
◎김용준: 그러게요.
▼김양희: 이런 부분이라든가 어느 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그걸 저는 좀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끝났다고 보면 안 된다, 이 부분을 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뭐 몇천억 달러가 이제 조달된다는 이런 발표 같은 것들이 트럼프 입장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보증을 할 수 없는 것을 지금 받아낸 거잖아요. 그리고 15% 관세 협상을 도출해냈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어떤 공허한 어떤 협상을 가지고 와서 마치 뭔가 해낸 것처럼 하려는 듯한 의도를 뭐라고 우리가 분석하면 될지 궁금해요.
▼김양희: 근본 원인은 미국 트럼프에 있는 거죠. 트럼프가 너무 강압적으로 무리하게 많은 요구를 하는데, 비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일단은 포장은 그럴싸하게 해 주는데 실상은 현실 속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들을 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자꾸 아전인수,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이 상당 기간 저는 갈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 좀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입장에서 지금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어떤 의도로 보고 있는지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좀 주목할 부분이, 이 관세의 용도에 대한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나가고 있습니다.
◎김용준: 관세의 용도가 바뀐다.
▼김양희: 관세를 어떻게 쓰려고 하는가. 처음에 미국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건 뭐였죠? 관세를 통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
◎김용준: 그랬었죠.
▼김양희: 라고 얘기를 했죠. 그거를 요구하면서 그 중요한 기반으로 얘기한 게 IEEPA라는 국제긴급수권법이라고 하는 것들을 토대로 했는데, 문제는 이 IEEPA라고 하는 것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동이 걸렸어요. 미국의 법원에서. 그리고 이게 자칫하면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트럼프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게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그 상호 관세 부과하는 그 법적 기반이 IEEPA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서 빨리 뭔가를 얻어내야 돼요. 그리고 바꿔 말하면 이것을 깎기 위해서 일본이나 EU나 한국도 마찬가지로 뭔가를 양보한다고 했을 때 그게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는 불필요한 양보를 하는 게 될 수도 있죠. 반대로 그것이 되지 않도록 빨리 이걸 기반으로 자꾸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면서 무리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도 좀 강조를 하고 싶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지금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좀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엡스타인 문제가 제기가 되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돼요?
◎김용준: 분산시켜야 되겠죠.
▼김양희: 다른 쪽으로 돌려야 됩니다. 그래서 자꾸 뭔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갖다가 펑펑 터트려야 돼서 그것에 조금 다분히 맞추다 보니까 이런 모양새에 누가 봐도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 만들어지는 건데,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힘든 부분이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동차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그래픽을 보면서 좀 설명을 드리면,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팔 경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취임 전에는 2.5%였던 것이 27.5%가 됐다가 이번 합의로 15%가 됐고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는 유럽에 수출할 때 기존 10%에 2.5%로 인하가 됐다는 것은 일단 유럽연합의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15%라는 수치가 결코 달가운 건 아니다라고 볼 수가 있을까요?
▼김양희: 그렇죠. 처음에 2.5%였어요. 그런데 이게 25%로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거죠. 그러다가 이거를 15%로 깎아주면 엄청나게 많이 깎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거죠.
◎김용준: 착시가 있는.
▼김양희: 그걸 유도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15% 그 자체가 과연 싸냐, 절대 아니라는 거죠. 애초에 2.5%라는 거죠. 이게 또 하나 뭐가 문제가 되냐면, 아직 명확하진 않은데 지금 자동차에 있어서는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수입해 오는 것에 대해서는 25%를 문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골치 아파지는 게, 아니, 30년 넘게 자유무역협정을 했던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려 25%를 내고 역외국인 EU에서 들여오는 건 10%밖에 안 낸다고 했을 때 캐나다나 멕시코에 나가 있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이걸 반길 리가 없죠. 또 하나는 미국 업체가 수입만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체가 수출도 하죠. 그런데 그 수출할 때 들어가는 자동차의 상당 부분은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합니다.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그 수입하는 부품의 15% 관세 부과된다고 했을 때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엉망진창으로 공급망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가 뭐 일본과 유럽연합의 협상 과정을 쭉 보면서 좀 큰 그림으로 보자면 현재 협상이 어떤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고 우리가 보면 될까요?
▼김양희: 저는 이제 지금 우리가 당장 며칠 후에 협상이 있다고 하니까 상당히 협상에서 무엇을 얻어내야 돼라는 부분들을 많이 좀 조바심을 내면서 볼 수 있겠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있는 게,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라고 하는 부분들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미국이 관세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저는 이 부분을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IEEPA에 기반한 상호 관세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래서 미국은 지금 뭐에다 공을 들이느냐, 상호 관세가 아니라 품목 관세를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거. 그다음에 사실 미국은 처음에 강조했던 게 제조업 부활이고 그다음에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는 거였어요.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지금까지 봤을 때 실제 최종적으로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명을 한 나라는 단 한 나라, 영국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지금 미국이 보이는 모습은 어떻게 보이냐면 오히려 자기네들이 잘 못 하는 제조업의 수입을 줄이겠다가 아니라 그건 줄이기 힘드니까 오히려 그거를 강한 무기로 써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에너지라든가 농산품, 무기를 상대국에 파는 것, 그리고 상대국이 만약에 관세가 높다 하면 그걸 제로로 만들면서 무혈입성을 한다든가 그 나라에 비관세 장벽이 많다고 얘기하면서 그 나라의 비관세 장벽을 많이 없애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서비스 수출하는 쪽으로,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을 때 우리도 그럼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우리는 어디에다가 초점을 맞춰야 되지? 하는 것들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다고 얘기가 있고 협상의 지렛대가 없다, 결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지금 앞서 저희가 소개해 드린 것처럼 그런 와중에 마스가라고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도 우리가 좀 얻을 건 얻고 취할 건 취할 수 있는 어떤 카드 중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양희: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한미 관계 자체가 변화해 왔다고 하는 것을, 한미 관계의 어떤 재구축 시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줄 게 없지 않아요. 우리가 줄 게 많아서 문제인 거예요. 우리가 줄 게 많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을 뺏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될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안 뺏길까도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이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부분도 좀 생각해야 돼요. 단적으로 마스가 좋습니다. 오케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조선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고 했을 때 그 반대급부로 미국이 정말 잘하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AI라든가 항공우주, 방산, 이런 쪽에서 어떻게 윈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좀 생각할 필요가 있죠.
◎김용준: 줄 건 주고 우리가 얻을 건 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하셨는데, 지금 일본의 경우를 보면요, 550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제시를 했는데, 이게 지금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이거는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이런 걸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궁금해요.
▼김양희: 일단 아까 EU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일본에서도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그걸 갖다가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뭐가 팩트인지 우리 잘 몰라요. 1 대 9라는 것도 다분히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보다는 오케이, 지금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얻어야 될 것이 무엇이냐,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려보면 일단 최소한 일본이나 EU가 받아낸 상호 관세 15%, 그것은 최소한으로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가져가야 된다. 단, 단, 사실은 우리가 거기에서 만족하면 안 되는 게, 우리는 일본과 EU와는 달리 한미 FTA를 맺었죠.
◎김용준: FTA가 맺어져 있긴 하죠.
▼김양희: 관세가 제로인 나라예요. 그런 나라가 관세가 제로가 아닌 나라, 물론 조금 낮기는 하지만 그런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양보를 받아내는 것은 아닌 거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는 최소한 USMCA, 캐나다나 멕시코가 받는 것과 어떤 동등한 수준을 요구를 해야 하고 받아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중요한 거는 제가 아까 IEEPA를 얘기했죠. 상호관세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호 관세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양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 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품목 관세, 특히 우리 자동차 수출의 50% 이상이 미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 품목 관세를 최소한 미국이나 EU가 한 거, 그 정도는 받아내야 된다, 이런 것들을 그래서 상호 관세보다는 품목 관세에 주의해야 된다. 그리고 우리는 FTA를 맺은 나라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를 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투자에 있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잘하는 것을 주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받아오면서 서로 윈윈이 되는 진정한 상호주의를 좀 추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제 8월 1일이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한이다 보니까 며칠 안 남았다. 그런데 정치권 언론도 그렇고요. 국민들도 좀 다급한 마음인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장기전을 언급하신 이유도 아직까지 뭐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 협상 이후에 어떤 추이를 좀 더 봐야 된다는 건가요? 왜 장기전을 언급하신 건지요?
▼김양희: 일단 예컨대 한국, EU, 일본이 15% 상호 관세를 OK, 수용을 해서 그렇게 갔다, 그러면 모두가 끝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15%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분석도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렇게 갔을 때 GDP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간다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봤을 때 나중에 설령 조금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과연 미국 안에서 이 관세 그대로 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현실적으로 EU나 미국이 타결을 한 상황에서 우리만 끝까지 버티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좀 더 길게 봤을 때는 이게 고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기로 봐야 되고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거는 좀 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한미 관계가 이렇게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미래의 한미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그런 차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은 아닌 미국에 대해서 군사적으로, 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자강을 이루어낼 것인가, 그 자강에 보탬이 되는 차원으로 어떻게 이번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판 도광양회를 우리는 이제 고민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관세 협상 관련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양희 /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https://youtu.be/2dHzJessMtE
◎김용준: 관세 협상 시한이 사나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의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일본과 EU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만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과연 그럴지, 또 일본과 EU의 대규모 투자 약속을 받아낸 미국이 우리에게는 농축산물 개방까지 제시하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또 무엇을 얻어내야 하고 얻어낼 카드는 있는지, 있다면 무엇일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말씀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양희: 안녕하세요?
◎김용준: 안녕하십니까? 일단 우리보다 앞서 협상을 끝낸 국가들 상황을 좀 보면요. 지난주 미국과 일본에 이어서 EU도 15% 상호 관세에 합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아니면 진행 중인 게 또 앞으로 있을까요?
▼김양희: 아무도 모릅니다.
◎김용준: 아무도 모른다.
▼김양희: 제가 봤을 때는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게 거의 없다는 게 중요한 어떤 포인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직은 패권 강국이 맞다, 이렇게 팔 비틀어서 일본은 물론 EU 같은 큰 어떤 거대 경제권도 이렇게 쥐어짜내는 힘은 아직까지 갖고 있구나.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실제 뭔가 강압에 의해서 내놓긴 했는데 내놓은 걸 갖고 양쪽이 다 설왕설래 말이 많죠. 그 부분은 나름 미국 쪽에서 상당히 다급하게 서둘러서 뭔가 좀 큰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는 하고 있지만 실상 어떤지는 정확하지 않다는 그 부분은 우리가 좀 간과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지금 같은 맥락에서 EU의 경우에는 주요 외신들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완전한 무역 협정이라기보다는 합의를 위한 틀이다. 세부 사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거겠죠. 지금 6000억 달러 정도 투자를 EU가 한다고 하지만 사실 EU가 그럴 만한 어떤 자금력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인가, 또 강제할 수 있는 것인가, 어차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 보니까 이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마무리가 된 협상이 맞아? 이런 얘기가 나와요.
▼김양희: 일본과의 협상도 그렇고 EU와의 협상도 동상이몽, 아전인수, 엉망진창.
◎김용준: 엉망진창까지요.
▼김양희: 예컨대, 오늘 아침에 또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폴리티코에서 미국에 투자한다는 6000억 달러가 그거 유럽이 보장하는 거 아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미국이 EU에 수출할 때는 자동차 관세가 10%예요. 그런데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2.5%예요. 그래서 이런 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트럼프는 문제 삼아 왔어요. 우리는 2.5%밖에 안 부과하는데 너네는 10%나 부과하냐 했는데...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이번에 그와 관련해서 거의 아무 말이 없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만 재미있게도 EU는 오히려 10%를 2.5%로 깎았어요. 그리고 EU가 미국에 수출할 때는 이전에 2.5%를 부과했으면 됐던 거를 15%로 올려놨어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쉬쉬하고 말을 잘 안 해요.
◎김용준: 그러게요.
▼김양희: 이런 부분이라든가 어느 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그걸 저는 좀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끝났다고 보면 안 된다, 이 부분을 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뭐 몇천억 달러가 이제 조달된다는 이런 발표 같은 것들이 트럼프 입장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보증을 할 수 없는 것을 지금 받아낸 거잖아요. 그리고 15% 관세 협상을 도출해냈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어떤 공허한 어떤 협상을 가지고 와서 마치 뭔가 해낸 것처럼 하려는 듯한 의도를 뭐라고 우리가 분석하면 될지 궁금해요.
▼김양희: 근본 원인은 미국 트럼프에 있는 거죠. 트럼프가 너무 강압적으로 무리하게 많은 요구를 하는데, 비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일단은 포장은 그럴싸하게 해 주는데 실상은 현실 속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들을 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자꾸 아전인수,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이 상당 기간 저는 갈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 좀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입장에서 지금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어떤 의도로 보고 있는지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좀 주목할 부분이, 이 관세의 용도에 대한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나가고 있습니다.
◎김용준: 관세의 용도가 바뀐다.
▼김양희: 관세를 어떻게 쓰려고 하는가. 처음에 미국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건 뭐였죠? 관세를 통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
◎김용준: 그랬었죠.
▼김양희: 라고 얘기를 했죠. 그거를 요구하면서 그 중요한 기반으로 얘기한 게 IEEPA라는 국제긴급수권법이라고 하는 것들을 토대로 했는데, 문제는 이 IEEPA라고 하는 것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동이 걸렸어요. 미국의 법원에서. 그리고 이게 자칫하면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트럼프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게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그 상호 관세 부과하는 그 법적 기반이 IEEPA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서 빨리 뭔가를 얻어내야 돼요. 그리고 바꿔 말하면 이것을 깎기 위해서 일본이나 EU나 한국도 마찬가지로 뭔가를 양보한다고 했을 때 그게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는 불필요한 양보를 하는 게 될 수도 있죠. 반대로 그것이 되지 않도록 빨리 이걸 기반으로 자꾸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면서 무리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도 좀 강조를 하고 싶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지금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좀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엡스타인 문제가 제기가 되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돼요?
◎김용준: 분산시켜야 되겠죠.
▼김양희: 다른 쪽으로 돌려야 됩니다. 그래서 자꾸 뭔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갖다가 펑펑 터트려야 돼서 그것에 조금 다분히 맞추다 보니까 이런 모양새에 누가 봐도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 만들어지는 건데,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힘든 부분이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동차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그래픽을 보면서 좀 설명을 드리면,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팔 경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취임 전에는 2.5%였던 것이 27.5%가 됐다가 이번 합의로 15%가 됐고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는 유럽에 수출할 때 기존 10%에 2.5%로 인하가 됐다는 것은 일단 유럽연합의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15%라는 수치가 결코 달가운 건 아니다라고 볼 수가 있을까요?
▼김양희: 그렇죠. 처음에 2.5%였어요. 그런데 이게 25%로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거죠. 그러다가 이거를 15%로 깎아주면 엄청나게 많이 깎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거죠.
◎김용준: 착시가 있는.
▼김양희: 그걸 유도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15% 그 자체가 과연 싸냐, 절대 아니라는 거죠. 애초에 2.5%라는 거죠. 이게 또 하나 뭐가 문제가 되냐면, 아직 명확하진 않은데 지금 자동차에 있어서는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수입해 오는 것에 대해서는 25%를 문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골치 아파지는 게, 아니, 30년 넘게 자유무역협정을 했던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려 25%를 내고 역외국인 EU에서 들여오는 건 10%밖에 안 낸다고 했을 때 캐나다나 멕시코에 나가 있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이걸 반길 리가 없죠. 또 하나는 미국 업체가 수입만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체가 수출도 하죠. 그런데 그 수출할 때 들어가는 자동차의 상당 부분은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합니다.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그 수입하는 부품의 15% 관세 부과된다고 했을 때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엉망진창으로 공급망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가 뭐 일본과 유럽연합의 협상 과정을 쭉 보면서 좀 큰 그림으로 보자면 현재 협상이 어떤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고 우리가 보면 될까요?
▼김양희: 저는 이제 지금 우리가 당장 며칠 후에 협상이 있다고 하니까 상당히 협상에서 무엇을 얻어내야 돼라는 부분들을 많이 좀 조바심을 내면서 볼 수 있겠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있는 게,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라고 하는 부분들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미국이 관세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저는 이 부분을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IEEPA에 기반한 상호 관세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래서 미국은 지금 뭐에다 공을 들이느냐, 상호 관세가 아니라 품목 관세를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거. 그다음에 사실 미국은 처음에 강조했던 게 제조업 부활이고 그다음에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는 거였어요.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양희: 그런데 지금까지 봤을 때 실제 최종적으로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명을 한 나라는 단 한 나라, 영국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지금 미국이 보이는 모습은 어떻게 보이냐면 오히려 자기네들이 잘 못 하는 제조업의 수입을 줄이겠다가 아니라 그건 줄이기 힘드니까 오히려 그거를 강한 무기로 써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에너지라든가 농산품, 무기를 상대국에 파는 것, 그리고 상대국이 만약에 관세가 높다 하면 그걸 제로로 만들면서 무혈입성을 한다든가 그 나라에 비관세 장벽이 많다고 얘기하면서 그 나라의 비관세 장벽을 많이 없애서 자기네들이 잘하는 서비스 수출하는 쪽으로,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을 때 우리도 그럼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우리는 어디에다가 초점을 맞춰야 되지? 하는 것들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김용준: 지금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다고 얘기가 있고 협상의 지렛대가 없다, 결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지금 앞서 저희가 소개해 드린 것처럼 그런 와중에 마스가라고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도 우리가 좀 얻을 건 얻고 취할 건 취할 수 있는 어떤 카드 중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양희: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한미 관계 자체가 변화해 왔다고 하는 것을, 한미 관계의 어떤 재구축 시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줄 게 없지 않아요. 우리가 줄 게 많아서 문제인 거예요. 우리가 줄 게 많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을 뺏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될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안 뺏길까도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이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부분도 좀 생각해야 돼요. 단적으로 마스가 좋습니다. 오케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조선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고 했을 때 그 반대급부로 미국이 정말 잘하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AI라든가 항공우주, 방산, 이런 쪽에서 어떻게 윈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좀 생각할 필요가 있죠.
◎김용준: 줄 건 주고 우리가 얻을 건 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하셨는데, 지금 일본의 경우를 보면요, 550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제시를 했는데, 이게 지금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이거는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이런 걸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궁금해요.
▼김양희: 일단 아까 EU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일본에서도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그걸 갖다가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뭐가 팩트인지 우리 잘 몰라요. 1 대 9라는 것도 다분히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보다는 오케이, 지금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얻어야 될 것이 무엇이냐,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려보면 일단 최소한 일본이나 EU가 받아낸 상호 관세 15%, 그것은 최소한으로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가져가야 된다. 단, 단, 사실은 우리가 거기에서 만족하면 안 되는 게, 우리는 일본과 EU와는 달리 한미 FTA를 맺었죠.
◎김용준: FTA가 맺어져 있긴 하죠.
▼김양희: 관세가 제로인 나라예요. 그런 나라가 관세가 제로가 아닌 나라, 물론 조금 낮기는 하지만 그런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양보를 받아내는 것은 아닌 거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는 최소한 USMCA, 캐나다나 멕시코가 받는 것과 어떤 동등한 수준을 요구를 해야 하고 받아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중요한 거는 제가 아까 IEEPA를 얘기했죠. 상호관세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호 관세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양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 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품목 관세, 특히 우리 자동차 수출의 50% 이상이 미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 품목 관세를 최소한 미국이나 EU가 한 거, 그 정도는 받아내야 된다, 이런 것들을 그래서 상호 관세보다는 품목 관세에 주의해야 된다. 그리고 우리는 FTA를 맺은 나라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를 해야 된다라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투자에 있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잘하는 것을 주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받아오면서 서로 윈윈이 되는 진정한 상호주의를 좀 추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제 8월 1일이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한이다 보니까 며칠 안 남았다. 그런데 정치권 언론도 그렇고요. 국민들도 좀 다급한 마음인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장기전을 언급하신 이유도 아직까지 뭐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 협상 이후에 어떤 추이를 좀 더 봐야 된다는 건가요? 왜 장기전을 언급하신 건지요?
▼김양희: 일단 예컨대 한국, EU, 일본이 15% 상호 관세를 OK, 수용을 해서 그렇게 갔다, 그러면 모두가 끝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15%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분석도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렇게 갔을 때 GDP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간다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봤을 때 나중에 설령 조금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과연 미국 안에서 이 관세 그대로 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현실적으로 EU나 미국이 타결을 한 상황에서 우리만 끝까지 버티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좀 더 길게 봤을 때는 이게 고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기로 봐야 되고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거는 좀 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한미 관계가 이렇게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미래의 한미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그런 차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은 아닌 미국에 대해서 군사적으로, 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자강을 이루어낼 것인가, 그 자강에 보탬이 되는 차원으로 어떻게 이번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판 도광양회를 우리는 이제 고민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용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김양희 교수와 관세 협상 관련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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