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텔이 지난해 대회에서 기권한 뒤 의연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서 올해 우승을 더 벼르고 있답니다."
새로운 'F1 황제' 자리를 굳힌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의 개인 매니저 브리타 뢰스케는 지난 15일 올해 대회에 임하는 페텔의 각오를 이렇게 표현했다.
페텔은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 열린 포뮬러 원(F1) 그랑프리에서 예선 1위를 차지한 뒤 결선에서도 전체 55바퀴 가운데 46바퀴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엔진 이상 탓에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
페텔은 1년 만에 다시 한국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지난 9일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시즌 우승을 확정 짓고 현지 가라오케에서 축승회까지 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정신력이 다소 풀어지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인지 연습 주행과 예선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선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시즌 10승째를 거뒀다.
마치 지난해의 아쉬움을 한꺼번에 털어내겠다는 듯이 레이스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했다.
페텔은 이로써 미하엘 슈마허(독일·메르세데스)가 2004년 세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13승 도전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남은 세 차례 대회에서 전승을 기록하면 슈마허의 기록과 같아진다.
또 한 시즌 최다 입상(3위 이상)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역시 슈마허가 2002년 17차례 레이스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시상대에 섰던 것이 지금까지의 최다 입상 기록이다.
페텔은 이날 우승을 차지하면서 15번째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 16라운드 가운데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3위 이내 성적을 낸 것이다.
따라서 남은 3개 대회에서 모두 시상대에 오르면 이 부문 새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 2위에 그쳤지만 남은 경주에서 예선 1위를 모두 차지하면 한 시즌 최다 예선 1위 기록도 세운다.
최고 기록은 1992년 나이젤 만셀(영국)이 세운 14회다.
페텔은 이번 시즌 12차례 예선 1위를 차지했다.
페텔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1위, 팀 동료인 마크 웨버(호주)가 3위에 오르면서 컨스트럭터(팀) 부문 우승도 확정했다.
그는 "지난주에는 드라이버 부문, 오늘은 팀 부문 우승이 확정돼 의미가 크다"며 "도와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