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16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이 "가슴이 벅차다"며 금의환향한 소감을 밝혔다.
선 감독은 21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희생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강조했다.
최고참 이종범을 포함한 KIA 1·2군 선수들과 14년 만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순철 수석코치 등 코치진은 1루 더그아웃에 모여 새로 타이거즈 사령탑에 앉은 선 감독을 환영했다.
선 감독은 "여러분과 같이 야구를 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웃음 띈 얼굴로 말을 시작했다.
이어 "KIA는 개인의 팀이 아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선수가 한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절대 개인적으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팀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야구 용어 중 가장 좋은 말이 희생번트다. 내가 희생해 주자를 한 베이스 보내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 아닌가"라며 개인을 떠나 타이거즈의 한 식구로 팀을 이끌어가자고 독려했다.
선 감독은 또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해 팀을 이끌어 준다면 자동으로 후배들이 따라줄 것"이라면서 고참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프로 선수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남한테 피해 끼치지 않도록 행동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말 삼성 라이온즈 감독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뒤 1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선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나서 "다시 한번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꿈만 같고 열심히 해보자. 지고 이기고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선 감독은 양복 정장보다는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싶다며 전날 광주에 내려왔다.
등번호 90번이 박힌 유니폼을 받은 선 감독은 추억이 서린 빨간 색 유니폼을 모처럼 입고 파안대소했다.
상견례가 끝난 뒤 선수들과 모여 기념사진을 찍을 때 선 감독은 "파이팅을 외치는 목소리가 작다"며 크게 외칠 것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새 감독의 요청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