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고향 광주로 돌아온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이 21일 광주광역시 KIA 자동차 광주공장 강당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제7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삼웅 KIA 타이거즈 구단주 대행 겸 대표이사가 선 감독에게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김조호 KIA 단장과 선수단 주장 김상훈이 꽃다발을 건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 감독은 앞서 KIA와 3년간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8천만 원 등 총 16억 4천만 원에 계약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16년 만에 고향 유니폼 입게 해 준 KIA 구단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면서 "광주와 타이거즈는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야구공을 잡은 이래 지역민 여러분들의 성원과 사랑 덕분에 타이거즈 감독으로 올 수 있었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나와 이순철 수석코치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상대팀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기술적인 측면이 뛰어났다기보다 이기고자 하는 근성이 표출된 덕분"이라면서 정신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타이거즈 감독으로 있는 동안 그런 타이거즈의 정신이 선수단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구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정신력과 근성에서 다른 팀을 압도할 수 있도록 팀을 바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멀리 있지 않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 충실히 준비한다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상 탈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1985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해 1995년까지 11년을 뛴 선 감독은 해태를 6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당대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았다.
다승 1위 4차례, 평균자책점 1위와 탈삼진 1위 각각 5차례 등 숱한 기록을 세웠던 선 감독은 해태에서 통산 146승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기고 1996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옮겼다.
주니치에서 1999년 은퇴한 선 감독은 2000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 한국에 돌아왔고 2004년 삼성 라이온즈의 수석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데뷔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의 지휘봉을 잡고 6년간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다섯 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지도자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강력한 불펜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로 삼성을 명문구단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한편 KIA 구단은 애초 선 감독에게 현역 시절 배번인 18번을 주는 것을 고려했지만 자신의 등번호가 KIA의 영구결번이 된 상황에서 계속 취지를 지켜가는 게 좋겠다고 선 감독이 밝히면서 90번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