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섭·임찬규 신인왕 구도 '팽팽'
올해 프로야구를 빛낸 최고의 별을 뽑는 2011 한국야구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 신인선수 투표가 7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다.
프로야구 기자단이 선정한 MVP 후보는 윤석민(KIA)과 오승환·최형우(삼성), 이대호(롯데) 등 4명이고 배영섭(삼성)과 임찬규(LG)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놓고 경쟁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MVP 투표에는 변수가 생겼다.
정규리그에서 1승47세이브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남기고 한국시리즈에서 3세이브를 올리며 시리즈 MVP를 수상한 오승환이 "팀 후배 최형우를 밀어달라"고 후보 자진 하차 의사를 밝힌 것이다.
오승환의 사퇴 의사로 말미암아 사실상 MVP 투표가 윤석민·최형우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 표심이 어떻게 갈릴지 관심이 쏠린다.
오승환의 지지를 얻은 최형우가 오승환의 표까지 쓸어담을지, 객관적인 성적에서 앞서는 윤석민이 여유 있게 생애 첫 MVP를 수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KIA의 에이스인 윤석민은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에서 1위에 올라 선동열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KIA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가을 잔치에서 더 던지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윤석민은 지난달 8일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이닝 동안 단 3안타만 맞고 1점으로 SK 타선을 틀어막고 완투승을 따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승환의 사퇴 의사로 선의의 경쟁 구도가 깨지자 윤석민은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지난 2005년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만큼 MVP 수상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 두 왼손 투수가 부진한 가운데 윤석민은 홀로 승승장구, 한국을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맹활약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받을 요인이 많다.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 1위, 타격(0.340)과 최다안타(163개)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를 달린 최형우도 MVP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성적을 수확했다.
지난해 타격 7관왕 이대호가 타격(0.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타이틀을 가져가며 여전히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른 상황에서 홈런과 타점 알짜 타이틀을 빼앗아오면서 최형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해 2004년을 끝으로 방출당한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타격에 새롭게 눈을 떠 삼성에 재입단했고 이후 절치부심 칼을 갈아 라이온즈의 4번 타자까지 꿰찬 극적인 이력이 더해지면서 기자단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배영섭과 임찬규는 저마다 장점을 내세워 신인왕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있다.
박한이를 밀어내고 삼성의 톱타자 자리를 꿰찬 배영섭은 지난 2009년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
데뷔 첫해 어깨를 다쳐 지난해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한 배영섭은 올해 1군에서 타율 0.294를 때리고 홈런 2방에 도루 33개(도루 3위)를 기록하며 삼성의 기동력 야구를 이끌었다.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2타점 중전 결승타를 때리는 등 삼성이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지난 8월과 9월 각각 새끼손가락과 왼쪽 손등을 다쳐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아쉽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게 옥에 티다.
LG가 정규리그 6위에 그치면서 신인왕 다툼에서 손해를 본 임찬규는 고졸 신인 투수로서 올해 한 번도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고 1군을 지켰다는 점을 큰 위안으로 삼고 있다.
뒷문이 불안한 팀 사정상 마무리로 나서기도 했던 임찬규는 새내기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과감한 정면 승부를 펼쳐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남겼다.
10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임찬규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