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섭·임찬규 "신인왕 양보 못해"
투수 4관왕 윤석민(KIA)과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이대호(롯데)를 누르고 홈런·타점 타이틀을 휩쓴 최형우(삼성)가 2011년 프로야구를 빛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놓고 열띤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올해 한국야구선수권대회 MVP 후보와 신인왕 후보를 일괄 발표했다.
KBO와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종합일간지, 스포츠 전문지, 방송사 간사로 구성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후보자 선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고 MVP 후보 4명과 최우수 신인선수 후보 2명을 확정했다.
MVP 후보는 최형우·오승환(삼성), 이대호(롯데), 윤석민(KIA)이며 배영섭(삼성)과 임찬규(LG)는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놓고 격돌한다.
MVP 투표에서는 ’몬스터 시즌’을 보낸 윤석민과 최형우, ’돌 직구’의 위력을 되찾아 당대 최고 마무리 투수로 화려하게 컴백한 오승환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에서 1위를 달린 KIA의 에이스 윤석민은 1991년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와 140㎞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뿌리며 데뷔 7년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타이틀 숫자로는 윤석민에 밀리나 오승환과 최형우는 삼성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다.
올해 54경기에 등판해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기고 삼성의 뒷문을 잠근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남기고 지난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면서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지난 2년간 어깨와 팔꿈치 부상 등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오승환은 타자들이 알고도 도저히 칠 수 없을 정도로 직구를 가다듬었고 독보적인 세이브 행진을 올리며 부활 찬가를 불렀다.
삼성을 제외한 7개 구단이 마무리 문제로 곤욕을 치르면서 오승환의 위상은 더욱 크게 보였고 삼성이 정상을 탈환하는데 결정적인 보루 노릇을 했다.
마운드에서 오승환이 삼성의 필승조를 이끌었다면 최형우는 ’국민 타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에 버금갈 정도의 정교함과 파괴력을 동시에 선사하며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타이틀을 가져갔다.
왼손 타자로서 항상 ’밀어치기’로 타격감각을 조율해 온 최형우는 5월에만 홈런 9방을 쏘아 올리며 홈런 경쟁을 진두지휘했고 삼성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던 8~9월에는 10방의 홈런을 몰아쳐 쐐기를 박았다.
특히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8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찬스에 강한 ’해결사’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MVP인 이대호는 타격(0.357)과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에서 1위를 지키고 홈런과 타점 등에서는 2위를 달리며 여전한 기량을 뽐냈지만 롯데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외형상 MVP 경쟁에서도 한 발 밀리는 모양새다.
한편 신인왕 부분에서는 ’중고신인’ 배영섭과 고졸 신인 임찬규가 제대로 붙었다.
지난 2009년 데뷔해 올해부터 1군 무대에 출전한 배영섭은 타율 0.294를 때리고 도루 33개를 수확하며 삼성의 톱타자를 꿰찼다.
9월 말 왼쪽 손등을 다쳐 한국시리즈 출장이 불투명했으나 일본 요코하마의 재활 병원에서 치료에 힘썼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천금 같은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남긴 임찬규는 새내기답지 않은 배짱을 앞세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LG 마운드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LG가 정규리그 6위에 머문 점이 신인왕 투표에서 임찬규에게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MVP와 신인왕은 11월 7일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프로야구 출입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