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밀어준 국민과 지구촌의 시민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양원찬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이하 범국민위) 사무총장(59ㆍ정형외과 전문의)은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오르자 감격에 겨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1년 넘게 의사직을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개인재산을 털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한 제주도를 알리는 일에 그 누구보다도 앞장섰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정형외과 전문의원인 YD클리닉을 운영하는 양 총장이 이 일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서울을 찾은 우근민 제주지사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다.
우 지사가 양 총장에게 "김만덕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등 여러 가지 일을 해본 경험을 살려 범국민위 사무총장을 맡아달라"고 했던 것. 양 총장은 이에 1개월 정도를 고민하다 고향을 위해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양 총장은 우선 범국민위를 출범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해 우 지사와 함께 지난해 11월 말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찾아가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기어코 승낙을 받아냈다. 이로써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 명단에 올리기 위한 범국민추진위가 12월 13일 출범해 전 국민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민간 차원의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논현동의 8층짜리 건물 가운데 4층 사무실 160여㎡를 범국민위에 무상으로 선뜻 제공했다. 국제변호사와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기획위원과 자원봉사자 등도 끌어모았다.
평소 다진 인맥으로 제주 출신인 탤런트 고두심씨를 범국민추진위원회 홍보대사단장으로 앉힌 것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떠오른 축구선수 박지성, 가수 윤도현ㆍJYJ, 재일동포 음악인 양방언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맡았을 때 중국 탁구 국가대표인 자오즈민씨와 한국 국가대표인 안재형씨의 백년가약을 성사시킨 인연으로 자오즈민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하는 등 다수의 유명 인사를 제주도 홍보대사로 추대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그는 범국민위 사무총장을 맡아 그동안 종교단체와 사회단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닥치는 대로 만나 홍보활동을 하느라 정형외과 일은 완전히 남의 일이었다. 웬만한 일은 자비로 충당했지만 때론 홍보 전단을 만들 비용조차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올려놓기 위해 전도사 역할을 한 그에게 가장 힘든 일은 의혹의 눈초리였다.
그는 "일부에서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이벤트에 너무 나서는 게 아니냐, 국제 사기극에 놀아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할 때 가장 힘들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오해가 다 풀렸고 오히려 격려를 받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으로 제주 자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게 돼 관광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을 가져오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회성 행사인 올림픽과 월드컵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는 훌륭한 자연유산을 잘 보전하라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자연을 파괴하며 난개발을 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리더십과 책임감이 큰일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에 선정된 세계 7대 자연경관 지역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체를 만들고 사무국을 제주도에 유치하는 등 발전적인 일에 정 위원장이 끝까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양 총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제일고, 한양대 의대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