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연패 황경선 “엄마 빨리 보고파!”

입력 2012.08.11 (08:36)

수정 2012.08.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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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올림픽 태권도에서 여자 67㎏급 2연패를 이룬 황경선(26·고양시청)은 2010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스포츠어코드 컴뱃 게임스'에 참가했다가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니 조순자(52) 씨가 갑자기 쓰러져 중환자실로 실려갔다는 소식이었다. 당뇨합병증 때문이었다.



황경선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이전부터 갑자기 살은 빠지는데 배가 나와 주위에서도 병원에 가 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병원에 가 봤더니 아무 이상 없다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황경선은 "그때 엄마가 거짓말을 하신 듯하다"며 "아마 10년 가까이 병을 키우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병원에서는 당 수치가 너무 높아 치료를 포기했을 정도로 어머니는 위독했다.



어머니는 입원한 지 일주만에 깨어났다. 다행히 많이 좋아졌지만 현재 한쪽 눈은 거의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상했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어머니가 직접 중국까지 와서 황경선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에서 TV를 보면 응원하겠다고 했다.



10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여자 67㎏급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황경선은 태극기를 바라보다가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엄마, 아빠가 생각났다"고 이유를 댔다.



황경선의 아버지 황도구(52) 씨는 딸이 런던으로 떠나올 때 "갔다 오면 외식이나 한번 하자"고 했다.



돌이켜보니 제대로 가족끼리 외식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황경선은 "아직 귀국한 뒤의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부모님 모시고 제주도 여행이나 다녀오고 싶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엄마가 빨리 보고 싶다. 고생을 많이 하셔서 더 많이 보답 해 드려야 한다"며 4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져가는 올림픽 금메달을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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