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황경선 “베이징 때보다 좋아요”

입력 2012.08.11 (09:15)

수정 2012.08.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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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황경선(26·고양시청)의 소감 첫 마디는 "날아갈 것 같다요"였다.



황경선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67㎏급 결승에서 누르 타타르(터키)를 12-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같은 체급에서도 똑같은 색의 메달을 가져갔던 황경선은 "베이징 때보다 조금 더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황경선은 베이징올림픽 8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참고 뛰어 결국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4년 전에는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면서 "이번 대회는 부상 없이 끝나 제일 고맙다"고 말했다.



황경선은 루스 그바그비(코트디부아르)와의 이번 대회 첫 경기(16강전)를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비록 4-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먼저 점수를 내주는 등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가지 못했다.



그는 "내가 왜 그렇게 긴장했는지 바보스러울 정도였다"고 떠올리면서 "오히려 결승전이 가장 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세계랭킹 1위 세함 엘사왈리(이집트)와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 세라 스티븐슨(영국)이 첫 경기에서 패하고,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세리게리도 8강에서 주저앉는 등 우승 후보들이 초반에 탈락하는 이변이 이어졌다.



하지만 황경선은 자신이 생각했던 선수들은 다 올라왔다고 한다.



황경선은 결승 때 5-3으로 앞선 채 맞은 2라운드에서 왼발로 타타르의 얼굴을 가격했지만 점수가 올라가지 않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판독은 코치만이 요구할 수 있지만 황경선은 경고를 받을 각오까지 하고 먼저 손짓을 했다. 결국 3득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발에 느낌이 왔다. 확신이 있었다"면서 "내가 등지고 있어 코치석에는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경선은 또 "그때 점수를 인정받지 못했으면 경기 내용이 또 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경선은 태권도를 바라보는 주위의 공평하지 못한 시선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태권도의 금메달은 당연한 줄 안다. 다른 나라에서는 동메달만 따도 영웅이 되는데 우리는 은메달을 따도 역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전날 은메달을 딴 이대훈(용인대)의 경기를 보면서 많이 긴장도 하고 걱정도 했다"고 밝혔다.



황경선은 소속팀 고양시청과 올해 재계약을 하면서 계약기간을 2년 연장했다.



하지만 4회 연속 올림픽에 도전해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해 보고 싶지 않으냐는 물음에 그는 "온몸의 뼈가 아프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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