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더 있었다면!’ 또 울어버린 핸드볼

입력 2012.08.12 (05:10)

수정 2012.08.1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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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경기는 정말 평생 못 잊습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에서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던 임영철(인천시체육회) 감독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3-4위전이 끝나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회 KBS 해설을 맡은 임영철 감독은 "내가 오죽하면 지금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은 다시 안 보겠느냐"며 아쉽게 패한 선수들의 가슴에 남을 상처를 걱정했다.



24-24로 팽팽히 맞선 후반 종료 4초 전 스페인의 베고나 페르난데스가 던진 슛이 한국 골키퍼 주희(대구시청)의 선방에 막혔고 한국은 곧바로 질풍 같은 속공을 이어갔다.



부상자가 많아 한 발짝 걸을 힘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이 한 골만 넣으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생각에 선수들은 앞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발 빠른 조효비(인천시체육회)가 상대 골문 앞에서 날아올라 던진 공은 그대로 스페인 골망을 갈랐고 강재원 감독은 이겼다는 생각에 펄쩍펄쩍 뛰었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은 노골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골이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1초만 더 있었더라면 그대로 경기를 마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을 터였다.



엔트리 14명 가운데 김온아(인천시체육회), 정유라(대구시청), 심해인(삼척시청)은 올림픽 도중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차연(일본 오므론), 유은희(인천시체육회)의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던 한국은 남은 선수들로 조별리그부터 8강, 4강을 거쳐 오느라 진이 빠질 대로 빠져 있었다.



전·후반 5분씩 10분을 뛰는 1차 연장은 악으로 버텼으나 2차 연장에 들어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래도 남은 힘을 쥐어짜내 7m 드로를 3개나 얻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임영철 감독은 "던질 힘이 있어야 던지죠"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덴마크와의 결승전을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당시 한국은 2차 연장까지 비기고 결국 승부던지기에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이번에는 그때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당시 ‘우생순 멤버’였던 우선희(삼척시청), 문경하(경남개발공사), 김차연, 최임정(대구시청)을 비롯한 후배 선수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 저항했으나 결과는 8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올림픽을 생각하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맬 수 있던 그때와는 달리 ‘우생순 멤버’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평소 같으면 힘든 경기를 치르고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기자들의 질문 하나하나 끝까지 친절하게 답해주던 우선희도 이날만큼은 믹스드존을 그냥 지나쳤다.



조효비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언니들이 있어 메달을 꼭 따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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