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벼락 질주!’ 볼트 전설이 되다

입력 2012.08.12 (07:04)

수정 2012.08.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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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런던 하늘에 세 번의 ‘벼락’을 치고는 올림픽의 주인공이 됐다.



볼트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4번 주자로 나서 폭발적인 질주를 펼치며 36초84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남자 100m와 200m에서 가볍게 정상에 오른 볼트는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단거리 3관왕 2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했다.



1984년 LA 올림픽의 칼 루이스(미국) 등 세 명의 선수가 단거리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한 적이 있으나 이를 두 대회 연속으로 이룬 선수는 볼트뿐이다.



볼트는 또 올림픽에서 6번째 금메달을 획득해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칼 루이스(각각 9개)에 이어 역대 육상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가져간 선수가 됐다.



특히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경기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세계 신기록과 함께 가져가면서 베이징에 이어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올랐다.



올림픽의 주인공이 되는 데는 합쳐서 1분도 채 되지 않는 세 번의 ‘벼락 질주’로 충분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에게 거듭 승리를 내줘 의문 부호를 안은 채 런던에 들어온 볼트는 5일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63의 올림픽 기록으로 우승, 의혹의 시선을 일축했다.



스타트의 약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100m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전설’을 향한 거침없는 질주만이 남았다.



볼트는 9일 남자 200m 결승에서도 19초3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다시 한번 전 세계를 감전시켰다.



아무도 해내지 못한 2관왕 2연패를 이뤄 변치 않은 실력을 과시한 볼트가 팬들에게 남긴 한 가지 아쉬움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400m 계주를 위해 남겨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4번 주자로 나선 볼트는 3번 블레이크와 바통 터치가 원활하지 않아 미국의 라이언 베일리와 거의 비슷하게 직선 주로를 달려 나갔다.



그러나 미국의 희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성큼성큼 베일리를 앞지른 볼트는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고 결승선을 통과한 끝에 종전 기록(37초04)을 무려 0.2초나 줄인 36초84를 전광판에 찍고 포효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6년 묵은 남자 400m 계주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볼트는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와 이번 대회까지 4년 동안 세 차례나 신기록을 작성해 동료와 함께 달릴 때 더 강해지는 모습도 과시했다.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볼트는 "올림픽 3관왕 2연패를 달성해 ‘전설’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약속한 것을 이뤄내고 런던에서 전설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처럼 볼트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 내용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온 이들도 이날의 질주에는 아무런 토를 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라민 디악 회장은 경기를 앞두고 "볼트는 우리의 종목에서 많은 일을 이뤄낸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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