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총력전?’ 마운드 변칙 운용 대세

입력 2013.04.24 (10:36)

수정 2013.04.24 (11:13)

올 시즌 프로야구가 9구단 체제로 인해 중간 휴식일이 생기고 초반부터 연패에 빠지는 팀이 늘어남에 따라 마운드의 변칙 운용이 줄을 잇고 있다.

투타 동반 침체로 7연패에 빠졌다 간신히 탈출한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부진에 빠진 마무리 정대현을 2군으로 내리고 23일 우완 김수완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정대현은 올 시즌 7경기에 나서 세이브 없이 1승, 평균자책점 7.50에 머물렀다.

6이닝 동안 안타를 14개, 사사구를 4개나 내줬고 블론세이브를 2차례나 기록했다.

셋업맨 김사율도 이미 블론세이브를 2차례 기록하는 등 롯데 불펜진의 블론세이브는 9개 구단 중 최다인 5개다.

롯데는 올해 타선의 축이던 김주찬(KIA), 홍성흔(두산)이 각각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나 장타력 약화를 피할 수 없자 마운드의 힘으로 이를 상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뜻밖에 구원진마저 부진에 빠지자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롯데는 정대현을 내린 대신 김성배를 축으로 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10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지며 4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컨디션이 좋은 김성배를 임시 마무리로 삼고, 좌타자를 상대해야 할 때는 좌완 강영식을 원포인트로 올리는 등 상황에 따라 불펜진을 신축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정대현이 자기 공을 던질 수 있게 되면 1군으로 부를 예정이다.

올 시즌 변칙 마운드 운용의 대명사는 한화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미리 짜둔 선발진이 부진을 거듭해 개막 이래 최다인 13연패에 빠지자 마운드를 변칙적으로 운용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재 한화에서는 외국인 투수인 데니 바티스타와 다나 이브랜드 외에 고정적 역할을 하는 선발진이 없다.

김응용 감독은 김혁민, 유창식, 윤근영 등 토종 선발로 꼽은 투수들이 부진하자 17∼1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이들을 불펜으로 활용했다.

22일부터 시작될 휴식일을 앞두고 약체인 NC와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김응용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고, 한화는 NC와의 3연전을 휩쓸었다.

여기다 김응용 감독은 19일 두산과의 경기에 1군에서 한 차례도 선발로 마운드에 선 적이 없는 '미완의 대기' 김경태를 선발로 올렸다.

당시 김응용 감독은 "지금은 선발과 중간의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지금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2실점만 해도 잘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휴식일을 앞두고 어차피 오래 쉬어야 하는 선발 투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대신 매일 활용할 수 있는 야수나 불펜 투수를 올리는 일도 잦아졌다.

두산은 10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 비자책 투구를 펼친 토종 에이스 김선우를 1군 엔트리에서 빼는 대신 중간계투 홍상삼을 불러왔다.

LG가 14일 한화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올린 사이드암 우규민을 15일, 넥센이 19일 호투한 김병현을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변칙 운용의 결과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LG는 등판 일정이 밀리며 휴식이 길어진 선발 임찬규를 9일 NC전에 불펜으로 올렸다.

임찬규는 6-4로 앞서던 6회초 등판해 볼넷과 폭투 2개를 연달아 내주며 무사 3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6선발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시작한 삼성 또한 21일 롯데전에서 선발 요원인 차우찬을 7-4로 앞선 6회 불펜으로 투입했다.

차우찬은 첫 타자 장성호에게 2루타를 내준 후 폭투로 3루까지 보내더니 강민호에게도 볼넷을 내줘 무사 1, 3루의 위기를 맞은 뒤 곧바로 안지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9일 두산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깜짝' 선발 김경태는 1이닝 동안 3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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