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송 탈북 청소년 9명이 라오스에서 붙잡힌 직후 촬영된 동영상을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타고 가던 버스에서 끌려내려와 공안당국으로 호송되기 직전 선교사 주 모 씨가 촬영한 영상인데 KBS는 이들의 구명을 위해 이름을 공개합니다.
이중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두색 옷을 맞춰 입은 아이들이 허름한 대합소에 풀이 죽은 채 앉아있습니다.
최근 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이 라오스 당국에 붙잡힌 직후 촬영된 화면입니다.
한국대사관이 있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불심검문에 걸린 것입니다.
이들을 인도하던 선교사 주 모 씨가 라오스 공안당국의 호송 차량을 기다리면서 촬영했습니다.
<인터뷰> 박선영(전 국회의원/주 선교사 대리인) : "잡히고 나서 이 버스에서 끌려내려와가지고 애들이 풀이 죽어가지고 앉이있는, 그러나 한국대사관으로 목사님이 계속 전화를 하시니까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는.."
이 사진은 라오스 경찰에게 붙잡히기 두 시간 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앞의 동영상과 달리 곧 한국대사관에 도착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16살 장국화, 단체 관광객으로 가장하기 위해 준비한 연두색 단체복에 음료수를 쏟아 혼자서만 주황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주씨 부부가 일행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고 밝힌 15살 로정연,
그리고 가장 나이가 많은 23살 문철과 류광혁, 류철용, 박광혁, 백영원, 이광혁, 정광영.
한국으로 오기 위해 3천 킬로미터가 넘는 긴 여행길에 올랐던 꿈 많은 9명의 청소년들,
한껏 부풀어 올랐던 희망이 꺾힌 채 지금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