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이 맞대결을 통해 각자 성과를 확인했다.
한국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축구대회에서 북한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석패했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로 세계무대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강호로 평가된다.
그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패배의 안타까움을 달래는 위안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전반에 선제골을 뽑았을 뿐만 아니라 후반에 경기를 지배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2015년 캐나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번 대회의 목표도 세계적 강호인 북한과 일본에 한 수를 배우겠다는 것으로 설정됐다.
윤 감독은 "북한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일본의 기본기, 탄탄한 볼 점유를 배우면 미국과 같은 강호를 대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월드컵 지역 예선을 겸해 내년 5월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경쟁국에 일격을 가하기 위한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다.
북한은 세대교체 시험에서 적지 않은 힘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북한의 평균연령은 21세에 불과하다.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빼고 신예들로 선수단을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5년 월드컵 출전이 좌절돼 그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2011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선수 5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 판정을 받아 FIFA의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전력약화가 예상됐으나 신예들의 저돌적인 플레이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기에 충분했다.
노련미는 없었으나 전통적 강점인 끈질긴 체력, 기동력, 과감한 슈팅, 몸싸움 등이 기존 베테랑들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북한은 작년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뒤 프랑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과거에 북한의 황금세대로 불리던 베테랑들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세대가 튼실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알리는 대회였다.
북한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과도기 전력을 시험하고 있다.
그 첫 관문으로 인식되던 한국과의 일전에서 승리해 전력을 회복하는 과정에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