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장거리 제왕’ 파라 “다음은 마라톤”

입력 2013.08.17 (07:37)

수정 2013.08.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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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출신의 철각 모하메드 파라(30·영국)가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거리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

파라는 17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7일째 남자 5,000m 결승에서 13분26초98의 기록으로 하고스 게브르히웨트(에티오피아·13분27초26)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에게 밀려 아쉽게 5,000m 은메달에 그친 그는 2년 만에 한을 풀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10,000m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장거리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두 종목을 제패한 파라는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장거리 두 종목 금메달을 휩쓴 선수가 됐다.

파라에 앞서 이 업적을 이룬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연속 2관왕에 오른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 한 명뿐이다.

원래 남자 장거리는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건각들이 메달 구도를 양분해 온 종목이지만 파라의 등장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함께 달리며 파라를 견제하는 한편 페이스를 끌고나가려 했다.

이날 에티오피아와 케냐는 스타트 라인에 각각 세 명씩의 선수를 세웠다.

하지만 홀로 영국 국기를 달고 출전한 파라는 이런 불리한 조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켰다.

선두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를 잡고 호흡을 조절하며 상황을 살핀 그는 두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마지막 한 바퀴에서는 특유의 전력 질주를 펼치며 두 나라 선수들을 따돌렸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에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입에 손을 가져다대고는 양팔을 펼치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파라는 집중 견제를 따돌리고 2관왕의 금자탑을 세웠다는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케냐 선수들이 팀을 이뤄 나를 포위하고 고립시키려 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선두 쪽으로 나가 레이스를 컨트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거리에서 이룰 것을 모두 이룬 파라는 "내년에는 분명히 마라톤에 도전할 것"이라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스피드가 중요해진 현대 마라톤에서는 장거리 선수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파라가 마라톤에서도 케냐·에티오피아 철각들을 제치고 새 역사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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