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영광, 소치에서 다시 한 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 종합 5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한국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소치 대회에서 3회 연속 '톱10'에 도전한다.
전통적인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물론, 밴쿠버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친 스피드스케이팅, 김연아(23)가 버틴 피겨스케이팅까지 '밴쿠버 영웅'의 활약이 소치에서도 기대된다.
한국은 밴쿠버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상화(서울시청)가 남녀 500m를 석권했고, 남자 10,000m에서 이승훈(대한항공)이 '깜짝 우승'하는 등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 '스피드 코리아'의 시대를 열었다.
쇼트트랙에서는 5연패의 신화에 도전한 여자 3,000m 계주팀이 실격되는 등 악재 속에 이정수(고양시청)가 남자 1,500m와 1,000m를 석권해 '메달밭'의 자존심을 지켰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그야말로 '무결점 연기'로 여자 싱글 최고점을 기록,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쇼트트랙에 치우쳤던 메달 지형도가 바뀌면서 소치에서는 이를 유지함과 동시에 2018년 평창 대회를 앞두고 차기 개최지로서 '동계종목 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목표다.
대한체육회가 잡은 1차 목표는 금메달 4개 이상, 7위권의 성적이다.
밴쿠버에서 돌풍을 일으킨 '빙속 3인방'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은 이후에도 각종 대회에서 입지를 재확인하며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빙속 여제' 이상화는 올해 1월 월드컵에서 500m를 36초80에 주파해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기량이 절정에 달했다.
지난주 열린 국내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는 국내 링크 최초로 37초대 기록을 남기는 등 500m 2연패 도전에 파란불을 밝혔다.
빙속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모태범은 지난 시즌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3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와 500m 동반 2연패를 달성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장거리의 간판 이정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바꾼 스케이트에 적응하면서 최근 국내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신기록을 써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쇼트트랙에서도 '차세대 스타'가 등장, 명예회복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심석희(세화여고)는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 순식간에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김아랑(전주제일고)이 심석희를 제치고 1,500m 우승을 차지하는 등 경쟁자로 나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는 이들을 필두로 '신구 조화'가 이뤄진 반면, 남자부에서는 주축 선수가 급격히 바뀌면서 신다운(서울시청) 등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이 경험 부족을 이겨내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단연 '여왕' 김연아의 2연패 달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소치를 끝으로 선수 생활 마감을 선언한 김연아는 2연패에 성공하면 약 30년 만에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는 소냐 헤니(노르웨이·1928년 생모리츠∼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카타리나 비트(독일·1984 사라예보, 1988 캘거리) 외에는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이 대회를 위해 김연아는 심혈을 기울여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연아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출전해 이 프로그램을 점검할 계획이었으나 발등 부상으로 출전이 무산돼 회복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