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가 작년에 국민은행에서 뛰었던 그 선수가 맞아?"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전 춘천 우리은행과 안산 신한은행의 경기가 열린 10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
경기 시작에 앞서 몸을 풀러 코트에 나온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사샤 굿렛(23·195㎝)을 보고 여러 관계자가 되물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난 시즌 청주 국민은행에서 대체 선수로 뛰었을 때와는 몰라보게 달라진 몸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굿렛은 올해 2월 국민은행의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국민은행에서 정규리그 4경기에 나와 평균 15.8점에 12.3리바운드로 준수한 성적을 내긴 했지만 그의 기량보다는 육중한 체구에서 간혹 나오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이 더 화제가 될 정도였다.
우리은행이 올해 2연패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바로 외국인 선수라는 전망이 많았던 것도 굿렛이 지난 시즌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우리은행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온 굿렛은 지난 시즌의 굿렛이 아니었다.
거의 '반쪽'이 되다시피한 체구로 등장한 굿렛은 신한은행의 최장신 센터 하은주(202㎝)를 상대로 과감한 골밑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선 끝에 20점, 7리바운드를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내 최다를 기록했고 어시스트 3개와 블록슛 2개도 곁들이는 만점 활약이었다.
굿렛은 경기를 마친 뒤 "지난번에 한국에 왔을 때 몸무게가 111㎏ 정도였는데 지금은 100㎏까지 뺐다"며 웃어 보였다.
하은주를 상대로 훅슛 등 여러 차례 어려운 득점에 성공한 그는 "하은주가 워낙 키가 크기 때문에 보통 레이업슛으로는 득점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방법으로 득점을 풀어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미국에 있을 때 어느 정도 감량을 하고 들어왔지만 선수단에 합류하고 나서도 우리 코치들이 훈련을 강하게 시켰다고 하더라"며 1차전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굿렛은 "내가 화려한 드리블이나 3점슛을 보여줄 순 없어도 골밑에서 힘있는 농구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개막전을 통해서는 신한은행 쉐키나 스트릭렌(23·188㎝)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스트릭렌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30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9개를 걷어내며 맹활약했다.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앞으로 다른 팀들의 '요주의 인물'로 떠오르기 충분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