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젖먹이 때 헤어진 딸이 할머니가 돼서, 팔순의 아버지를 만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또다시 생이별을 앞둔 이산가족들, 일일이 가족들의 생일을 챙기고 사진도 찍어 나눠가지며 애틋한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안아봐요."
<녹취> "엉엉....."
젖먹이 때 헤어진 아버지를 다시 만난 딸.
<녹취> 남궁봉자(南/65살) : "아버지, 저 알아보시겠어요?"
아흔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차마 미안한 마음에 딸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딸은 이제 헤어지는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돼, 연신 음식을 대접하며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앞으로의 효도를 대신합니다.
가족끼리만 만나는 개별상봉에서는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
치약과 비누같은 생필품에, 초코파이는 기본, 내의와 오리털 점퍼까지 가방 한가득입니다.
<녹취> 홍명자(홍석순(80살/北)씨 여동생) : "북한이 춥다 그래서 추운데 언니 입으면 좋겠다고 해서 산 거죠."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가족 관계와 생일을 꼼꼼히 적는가 하면.
<녹취> "이거(사진) 가져가셔도 되니까."
사진을 찍어 나눠 갖으며, 짧은 2박 3일간의 만남, 그 긴 아쉬움을 가슴에 담습니다.
<녹취> "오빠야 이리오니라"
오빠가 들어서자 살갑게 달려드는 여동생,
이별을 앞둔 이들의 하나같은 바람은 또다시 떨어져 지내야할 가족의 건강 걱정입니다.
<인터뷰> 리선영(82살/北) 남한 가족 : "65년 만에 건강하신 모습 보니까 좋습니다. 건배하시죠. 오래오래 사세요"
혈육의 정을 확인하고' 가족애를 되찾는 감격의 시간이었지만, 60여 년 쌓인 한을 풀기엔 너무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