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대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집착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볼 점유율을 양보하는 다른 방식의 축구를 지향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슈틸리케호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점유율이 낮았으나 둔탁하고 굵은 수비 축구로 호주를 꺾어 지향점과 다른 방향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에서 불거진 현상으로 승리에도 달갑지 않았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설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차례 호주전이 있었었는데 첫 번째는 볼 점유율에서 우리가 36%로 뒤졌으나 이겼고 두 번째는 점유율이 대등했으나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경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결승전을 고르겠다"며 "졌지만 조별리그 대결 때보다 내용이 나았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공수에 걸쳐 한국 축구에 근본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볼을 오래 갖고 있으면 자신의 공격 기회가 많아지고 상대의 공격 기회가 줄어든다는 명쾌하고 직설적인 생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단순 논리로만 봐도 점유율이 높은 팀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하고 경기를 지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점유율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모를 자주 보였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의 큰 문제점은 점유율을 높이더라도 위협적인 장면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스가 앞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으로 향하는 때가 잦고 마지막 패스가 정교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경기라고 하더라도 내용을 볼 때 상대를 크게 위협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31일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허용한 선제골의 근본 원인도 볼 점유의 실패로 해석했다.
그는 "호주가 선제골을 터뜨리기 정확히 42초전에 차두리가 스로인을 했고 손흥민의 컨트롤 실수로 볼이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며 "호주의 스로인을 다시 따냈으나 센터백 곽태휘가 이를 골키퍼 김진현에게 줬고 김진현이 다시 찬 볼은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의 이어진 공격 때 기성용의 수비 가담이 조금 늦었으나 그런 전술적 부분을 논하기 전에 실수로 공을 잃어버린 점, 골키퍼를 향한 백패스 등을 실점의 더 근본적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주의하게 자주 공을 잃어버리는 점,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발기술이 떨어지는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점 등을 두고두고 고질로 지적했다.
그는 높은 점유율이 달성되더라도 마지막 패스, 크로스의 정교함이 동반돼야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며 선수들이 매일 각성하고 연마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