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찾아내지 못하는 것인지, 원래 수준이 떨어져 선수가 없는지 모르겠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마친 뒤 스트라이커 부재를 말하던 중 이같이 고민을 토로했다.
이정협(상주 상무)의 체력이 고갈돼 센터백 곽태휘(알힐랄)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린 조치를 설명하다가 쏟아낸 아쉬움이었다.
한국 축구의 선수층과 관련한 그의 믿음은 일단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존재하지만 발굴되지 못하고 있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표팀의 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제2의 이정협이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현장 답사에서 발굴한 스트라이커로서 아시안컵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활약상을 펼쳤다.
그의 갑작스러운 발탁은 모두를 놀라게 했으나 슈틸리케 감독의 모험은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플레이에 대체로 만족감을 보이며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 가운데 한명으로로 꼽히던 박주영 대신 선발한 이유를 보여줬다고까지 말했다.
제 2, 3의 이정협을 찾아내기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 달 평가전에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작년 12월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3명 정도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제주 전지훈련에서는 국내, 중국, 일본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 28명이 집결해 실력을 시험받았다.
이들 가운데 다수가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했으나 그렇지 않고 가능성만 확인한 선수들도 꽤 있었다.
공격수 강수일,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임창우(대전 시티즌) 등 아직 한 차례도 A매치를 치르지 못한 선수도 가능성에 주목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눈여겨보는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신예를 발굴하기 위해 K리그 클래식뿐만 아니라 2부 리그인 챌린지, 대학리그 등을 가능한 한 많이 지켜보는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그는 독일 프로구단 스카우트가 K리그를 보지 않고 대학 선수들을 보러 다녔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앞으로 이어질 자신의 광폭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